여기는 러시아, 꽉 막힌 도로 옆 한가한 인도로 자동차가 들어선다. 좀 더 빨리 지나가려고 꼼수 부리는 운전자 앞에 젊은이들이 나타나 몸으로 막는다. 미안해하며 물러서는 운전자도 있지만 대부분 앞으로 밀어붙이며 험악한 말이 오가고 긴장감이 감돈다. 때론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한동안 실랑이가 오갈 즈음 안 되겠다 싶었는지 한 젊은이가 자동차 앞유리에 대형 스티커를 붙여버린다. 러시아어로 "남들은 신경 안 쓴다, 내가 원하는 곳에 주차한다"(Мне плевать на всех, паркуюсь где хочу)라고 쓰여있다.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스티커를 떼며 욕설까지 퍼붓지만 결국 차를 뒤로 빼고 물러난다.
운전자의 거친 욕설과 얼굴은 모두 고스란히 녹화되어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간다. 러시아의 '얼간이 짓을 멈춰라'(Stop a Douchebag)라는 단체다. 지난 2010년 모스크바에서 시작된 청년 운동으로 도로의 무법자들에 대항해 러시아에서 교통법규를 지키라는 활동을 한다.
도로의 불법 행위를 촬영해 인터넷에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 이들의 주요 전략이다. 2011년 9월 개설된 이들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23만 명을 넘었고 누적 조회수도 3200만에 다다른다. 이들의 공격적인 활동에 러시아는 물론 전 세계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