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영삼 전 대통령이 2007년 5월 22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추모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2007년 5월 22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추모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 강성관

관련사진보기


5.18민주화운동(아래 5.18)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5.18 단체들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23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김 전 대통령은 5.18특별법을 결단하고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는 등 5.18과 관련해 상당한 기여를 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후식 5.18부상자회 회장도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김 전 대통령은 5.18을 위해 많은 일을 한 큰 인물"이라며 "사실 5.18특별법 제정 20주년을 맞아 다음달 3일(1995년 12월 3일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안양교도소에 수감된 날) 감사패를 전달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감사패와 관련해 김양래 상임이사는 "돌아가신 분에게 감사패를 드리는 것보다 공로패를 드리는 게 맞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와 앞으로 논의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는 이날 오후 3시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 사무실에서 모여 애도문 내용, 조문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태춘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5월 단체들은 지난 2007년 김 전 대통령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등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오늘 재단 및 다른 단체와의 논의를 통해 공식 애도문을 발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1983년, 단식으로 맺어진 5.18과의 인연

2007년 5월 22일, 5.18 27주년 기념식을 맞아 김영삼 전 대통령이 5.18기념재단 및 5월 3단체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고 있다. 이홍길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과 김 전 대통령이 감사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07년 5월 22일, 5.18 27주년 기념식을 맞아 김영삼 전 대통령이 5.18기념재단 및 5월 3단체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고 있다. 이홍길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과 김 전 대통령이 감사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임문철

관련사진보기


김 전 대통령과 5.18의 인연은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5.18 3주년을 맞아 민주인사 석방 등을 요구하며 23일 동안 단식 투쟁을 벌인 김 전 대통령은 10년 후인 대통령 취임 첫 해(1993년) 5월 13일 ▲ 5.18 기념일 제정과 민주묘지 조성 ▲ 전남도청 이전 및 기념공원 조성 ▲ 유죄판결 시민 전과기록 말소 계획 등을 담은 '5.18 특별담화'를 발표했다.

이때 김 전 대통령은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하며, 이전까지 '폭동', '사태' 등으로 불리며 짓밟혔던 5.18의 명예를 제자리로 돌려놨다. 2년 후인 1995년 11월 24일 김 전 대통령은 5.18특별법 제정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12월 21일 국회에서 통과돼 김 전 대통령의 발표 한 달 만에 제정, 공포됐다.

5.18특별법은 신군부 세력의 핵심이자 5.18 유혈진압의 책임자인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웠다. 1996년 3월부터 시작된 공판에서 1심은 반란죄, 내란죄, 수뢰죄 등을 적용해 두 전직 대통령에게 각각 사형(전두환), 징역 22년 6개월(노태우)을 선고한다. 이후 대법원은 전두환 무기징역, 노태우 징역 17년을 판결했다.

당시 대법원은 두 전직 대통령 및 5.18 관련 다른 피의자들에게 "반란수괴, 반란모의참여, 반란중요임무종사, 불법진퇴, 지휘관 계엄지역 수소이탈, 상관살해, 상관살해미수, 초병살해, 내란수괴, 내란모의참여, 내란중요임무종사, 내란목적살인,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의 범죄를 적용했다.

이후 김 전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1997년 5.18 기념일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됐고, 이때 조성된 신묘역(현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처음으로 정부 주관 5.18 기념식이 열렸다.

하지만 생전에 김 전 대통령은 마음 편히 광주를 찾지 못했다. 김양래 상임이사는 "5월 단체와 광주 지역 학생, 시민사회단체의 동의를 얻지 못해 한동안 묘역을 찾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신군부 세력의 민정당과 손 잡은 '3당 합당'이 주된 까닭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2007년 5.18 27주년 기념식을 맞아 5.18기념재단 및 5월 3단체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김 전 대통령은 당시 <광주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많은 반대에 부딪혀 힘들었으나, 5.18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만큼 적임자가 없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20년 만에 찾은 국립5.18민주묘지를 둘러보면서 "가슴이 너무 아프고 목이 메어 얘기하기가 힘들다"며 "감사패를 받아 나의 진심이 이제야 제대로 전해졌다는 생각에 큰 감회를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 편집ㅣ이준호 기자



태그:#김영삼, #서거, #5.18
댓글2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