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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이헌조 전 LG전자 부회장
고 이헌조 전 LG전자 부회장 ⓒ LG전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금성사 가전제품들이 등장한다. 금성사는 LG전자의 전신으로 당시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과 함께 국내 가전제품 시장을 이끌었다. 고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은 당시 금성사를 오늘날 글로벌 기업 LG전자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이다.

LG전자는 7일 이 전 부회장이 이날 오전 0시 10분쯤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83세다.

이 전 부회장은 1932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1957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했다가 1958년 금성사 창립멤버로 옮겼다. 이후 1984년 럭키금성상사 사장 등을 거쳐 1989년 금성사 사장을 맡았고 1995년 LG전자로 이름을 바꾸면서 회장 자리까지 오르는 등 30년 동안 LG 계열사 CEO를 지냈다.

마케팅 전문가인 홍성태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서 <보이지 않는 뿌리>(박영사)에서 1994년 당시 <비즈니스위크>를 인용해 이 전 회장을 이렇게 회상했다.

"금성사 변신의 주역인 이헌조 회장은 철학과 출신답게 경영 방식에 있어서도 철학적 깊이를 보여준다."

이헌조 전 회장이 1989년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금성사는 노사 갈등이 심각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은 노조 지도자를 적대적으로 대하지 않고 오히려 기업 재무정보를 되도록 많이 제공하는 등 노사 소통에 적극 나섰다고 한다.

LG전자는 이날 "이 전 회장은 LG전자만의 고유용어인 '노경 관계'를 창시했다"면서 "'노사(勞使)'라는 말이 갖는 대립적이고 수직적인 의미가 아닌,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노(勞)와 경(經)이 화합과 상생의 가치를 함께 창출해야 한다고 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회장 시절 금성사는 한국형 김치냉장고, 걸레질 겸한 진공청소기 등을 개발해 히트를 쳤고, 북미, 동남아 등 해외 수출에도 적극 나섰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998년 은퇴한 뒤 2004년 "빈대를 잡기 위해서라면 초가삼간이라도 태운다"는 품질 우선 경영 철학 등을 담은 <붉은 신호면 선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또 이 전 부회장은 지난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사재 80여억 원을 한국 실학 연구 단체인 '실시학사'에 기부한 데 이어 지난 2014년에는 경상대학교에 '경상우도 전통문화 연구기금' 5억 원을 기부했다. 당시 이 전 부회장은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았지만 출연증서 전달식을 계기로 한 달 만에 기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기도 했다.(관련기사: 이헌조 LG전자 전 회장, 경상대 5억원 쾌척)

이 전 부회장 유족으로는 부인 권병현씨가 있고, 장례식은 LG전자 회사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이고,  오는 9일 오전 7시에 영결식 후 경기도 광주시 시안가족추모공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연락처: 02–2072–2091, 2092)


#이헌조#금성사#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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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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