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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원유 유출사고가 올해로 꼭 8주기를 맞았다. 검은 기름덩어리는 걷어냈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피해배보상 등으로 인해 '검은 재앙'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 태안원유유출사고 당시 만리포해수욕장 태안 원유 유출사고가 올해로 꼭 8주기를 맞았다. 검은 기름덩어리는 걷어냈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피해배보상 등으로 인해 '검은 재앙'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 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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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꼭 8년 전인 2007년 12월 7일. 평화롭던 청정 태안반도에는 예기치 않은 검은 악몽이 들이닥쳤다. 바닷물은 온통 검은 원유 덩이로 뒤덮였고, 파도에 밀려온 원유는 태안반도 산하를 검은 그림자와 매캐한 냄새로 물들였다. 그야말로 대재앙이 닥친 것이다.

특히 바다를 생업으로 살아가던 어민들은 곧바로 터전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바다는 생물이 살 수 없는 지옥으로 변해있었다.

주민 모두 망연자실했다. 앞으로의 생계도 막막했다. 한 집안의 가장이자 아버지이자 우리의 이웃이었던 네 명의 주민이 막막한 생계를 비관해 생을 달리하면서 당시 태안반도는 절망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이후 희망의 손길이 태안으로 몰려들었다. 마치 한 줄기 희망이 비친 셈이었다. 태안반도를 덮친 검은 악몽을 벗겨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국내외에서 무려 123만에 이르는 자원봉사자들이 생계를 뒤로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 후로 8년. 이제 태안반도는 완전히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주민들도 대부분 사고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했다. 비록 기름 유출 사고 이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관광객 수가 점차 회복세에 있어 태안의 희망은 점점 커지고 있다.

피해 배·보상 막바지, 전체 2만5735건 중 2만4210건 1심 종결

기름 유출 사고 8년. 겉모습은 제 모습을 되찾았지만 아직도 태안은 검은 재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제모습 되찾은 만리포 해수욕장 기름 유출 사고 8년. 겉모습은 제 모습을 되찾았지만 아직도 태안은 검은 재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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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배·보상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유류 사고로 인한 피해 극복과 정당한 배·보상금을 위해 2013년 1월 16일 법원의 사정재판이 결정됐다. 태안군은 이후 피해민의 이의소송 제기 지원과 인과관계 및 인정률 제고를 위해 손해인정 근거 자료를 제공하는 한편 사망자 소송승계, 답변서 제출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민사소송 1심 판결 금액은 피해민이 신고한 금액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전체 채권신고 총 2만5735건 중 2만4210건, 금액으로는 1,477억4100만 원이 1심 종결됐으며, 나머지 3619건(1심 1525건, 2심 2094건)이 현재 진행 중이다.

태안군 유류 피해대책지원과 관계자는 "특별법에 의거해 재판 기간이 단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청구 건수, 피해입증 자료부족, 법원 관계자 인사이동 등으로 상당 기간 소송이 지연되어 1심은 내년 2월 말, 2심은 내년 말, 3심은 2017년 말에 각각 종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보상받지 못한 자'에 대한 지원도 4차 보완용역을 추진 중에 있어 내년 하반기에는 피해민들에게 추가로 보상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최종 법원 판결에서 손해와 사고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받으면 국무총리 주재 유류 오염사고 특별대책위원회에서 지원기준이 결정될 전망"이라고 보상받지 못한 자의 보상에 대한 전망도 전했다.

123만 자원봉사자들의 숭고한 재난극복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추진되는 유류 피해 극복기념관의 모습. 유류 오염사고 10주년이 되는 2017년에는 개관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베일 벗은 유류 피해 극복기념관 123만 자원봉사자들의 숭고한 재난극복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추진되는 유류 피해 극복기념관의 모습. 유류 오염사고 10주년이 되는 2017년에는 개관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충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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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만 자원봉사자들의 숭고한 재난극복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유류 피해 극복 기념관도 소원면 만리포 해수욕장 일원에 건립될 예정이다. 기념관은 현재 건축·전시설계 중에 있어 유류 오염사고 극복 10주년이 되는 2017년에는 개관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수협중앙회에 잠들어 뜨거운 감자가 된 2900억 원의 삼성 출연금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부와 피해민 대표, 전문가 등이 6차례에 걸쳐 출연금 수탁과 배분 협의를 가졌다. 하지만 피해민 단체에서 출연금 배분과 운용을 두고 기본적인 기준도 마련되지 못한 상태라서 현재 피해민 단체 주도의 수탁 및 운영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태안군은 해양수산부, 충청남도 등과 함께 유류 오염사고 10년을 맞는 2017년 가칭 '유류 오염사고 10년, 다시 태어난 태안'을 주제로 한 이벤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에서는 태안의 기적을 일군 123만 자원봉사자들를 위한 감사와 보은의 자리도 마련할 구상안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태안군의회, 축제 겨냥한 행정조사특위 '엇갈린 행보'

한편, 유류 오염사고 피해 지역의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되는 이미지 개선사업이 지난 7일까지 모항항 수산물(해삼)축제 단 1개밖에 선정되지 않았다. 이에 유류 피해민단체 등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6개 사업에 4억 원이 지원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직 오는 10일까지 해양수산부 주최로 2차 심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추가 사업이 선정될지는 미지수다.

태안군은 2차 해수부 심사에 1차 충남도 심사에서 제외된 거리 축제와 복불복 축제를 비롯해 신규사업인 영목항 수산물 축제, 문화예술거리 축제, 서해독살문화 축제 등 5건의 이미지 개선사업을 심의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군 유류 피해대책지원과 관계자는 "올해 이미지 개선사업 6개는 충남도에서 선정했는데, 말이 많아서 반은 시·도에서 선정하고 나머지는 해수부에서 선정하는 것으로 선정방식을 바꿨다"면서 "1차 도 심사에서는 모항항 수산물 축제만 선정됐고, 10일 2차 해수부 심사가 있는데 1차 심사에서 제외된 2건과 신규 3건의 사업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기름 유출 사고의 직접 피해 지역은 계속해서 이미지 개선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이미지 개선사업은 유류 피해 지역 활성화 차원인데 성과 평가는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축제 중심의 이미지 개선사업의 잇따른 탈락으로 유류 피해민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그 가운데 태안군의회는 지난 2일부터 개회된 '제230회 태안군의회 제2차 정례회'를 통해 이미지 개선사업을 포함해 태안군 축제를 겨냥한 '행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특별감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태안 대표축제 용역도 마무된 상황에서 특위가 그동안 군의회에서 본인들이 지적한 문제점을 해결할만한 뾰족한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위의 범위는 오는 22일 태안군의회 제2차 정례회 폐회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위위원장은 공교롭게도 김진권 의원이 맡게 됐다. 김 의원은 과거 유류 피해민의 아픔을 대변한다며 유류 피해극복 해결사를 자처하면서 군의회에 입성하여 전 태안 유류 피해민 대책위연합회장을 지낸  바 있다. 또한 김 의원은 이번 행정조사 특위 구성에 대해 대표 발의한 의원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태안 원유 유출 사고 8주기, #이미지 개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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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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