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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오후 충북 진천군 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참 행정 실천대회에서 연구주제 발표자들이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 10일 오후 충북 진천군 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참 행정 실천대회에서 연구주제 발표자들이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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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로부터 1억 원을 받기 위해 144억 원을 포기하면 되겠습니까."

공무원노조가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여 국민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자고 마련한 연구주제 발표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아래 충북본부)는 10일 충북 진천군 장애인복지관에서 1층 다목적실에서 '희망의 길을 찾다"라는 슬로건으로 참 행정 실천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충북도내 9개 시군에서 공무원 70여 명이 참석했다.

지헌성 청주지부장이 연구해 발표한 '조기 집행이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반향을 불러 시군의회, 시민단체 등과 힘을 모아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 연구과제는 충북본부의 사업으로 채택됐다.

지 지부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주시의 경우 조기집행하기 전인 2008년 170억 정도였던 예금이자 수입이 2010년 26억 원 정도로 144억이 급감했다. 충북도청은 2007년 140억 원 가량이던 예금이자 수입이 2010년 50억 5000만 원으로 90억 원 가량이 줄었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자치단체에는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하지만 청주시가 2010년 지방재정 조기집행을 잘했다고 정부로부터 받은 인센티브는 고작 1억 원이 전부다. 당시 금리 등을 종합해 따져봐야 할 문제지만 결국 1억 원을 벌기 위해 144억 원을 포기한 결과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지 지부장은 이날 지방재정 조기집행 관련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11월 17일부터 12월 4일까지 18일 동안 진행했으며 공무원 781명, 건설업체 관계자 19명이 설문에 응답했다고 밝혔다.

재정 조기집행 찬반을 묻는 설문에서 공무원 응답자 중 586명(75.1%)이 반대했고, 41명(5.2%)이 찬성, 154명(19.7%)이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13명(68.4%)이 반대, 찬성은 없었으며 6명(31.6%)이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정 조기집행 반대 이유로는 경제 활성화 효과 없음(45%)이 1위를 차지했고 업무과중, 행정력 낭비(27%), 부실공사(15%), 이자수입 감소(9%) 등이 뒤를 이었다.

'지방재정 조기집행'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추진한 정책으로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현 정부 들어 '지방재정 균형집행'이란 이름으로 옷만 갈아입은 채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내수경기를 활성화 시키겠다며 중앙과 지방 정부의 예산을 상반기에 몰아 쓰도록 하고 있다.

정부가 이 정책을 강하게 밀어 붙이자 각종 문제가 나타났다. "아침 두 끼 먹었다고 저녁은 안 먹어도 되느냐"는 불만이 쏟아졌고 사업이 상반기에 몰리면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중장비 사용료와 인건비, 자재 값이 뛰었고 공사기간이 당겨지면서 부실공사도 나타났다. 자치단체 이자수입은 급감했고 공무원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야 했다.

국민의 공무원으로 '희망의 길을 찾다'

 ▲10일 오후 충북 진천군 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참 행정 실천대회에서 지헌성 청주지부장이 연구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10일 오후 충북 진천군 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참 행정 실천대회에서 지헌성 청주지부장이 연구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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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본부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공무원이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만족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할까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2012년에 시작한 행사는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노정섭 충북본부장은 인사말에서 "우리의 연구와 고민이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이제 자신감이 생겼다는 의미에서 올해 슬로건을 '희망의 길을 찾다'로 정했다"며 "공무원노조 14년 역사를 통해 엄청난 변화를 가져 왔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지만, 국민들은 공무원노조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더 많은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본부장은 이어 "중앙정부가 예산을 무기로 무늬만 지방자치를 하고 있어 공무원노사가 힘을 합쳐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해 국민의 행복지수를 끌어 올려야 한다"며 "참 행정 실천대회에서 나온 과제를 얼마만큼 현장에 접목시키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만큼 최선을 다해 행정에 녹아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연구주제는 6가지로 ▲우리아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시간제 탁아시설 연구 ▲부서간 칸막이를 없애다. 지역간 경계를 허물다 ▲주민참여 예산제 이렇게 운영 ▲군민이 참여하는 사업 발굴 프로젝트 ▲조기 집행이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 ▲국민의 공무원들 세상을 품다 등이다.

이번 대회에서 최우수로 선정된 연구주제는 '부서간 칸막이를 없애다. 지역간 경계를 허물다'로 최상규 증평군지부 정책기획부장이 수상했다. 기획부서와 현업부서 간 역할분담과 소통으로 정부의 각종 공모사업에 선정돼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 결과가 높은 점수를 받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충북본부는 이날 발표된 연구주제 중 유익한 내용들은 자치단체와 협의해 추진키로 했다. 또 공무원노조 각 시군지부 마다 참 행정 동아리 등 모임을 만들어 참신한 아이디어 발굴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참행정 실천대회#전국공무원노조#충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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