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앙숙' 파키스탄을 깜짝 방문했다.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각) 모디 총리는 아프가니스탄 방문을 마치고 귀국 도중 파키스탄을 방문했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직접 공항에 나와 모디 총리를 반갑게 영접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모디 총리가 이날 샤리프 총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전화를 하면서 갑자기 결정됐다. 모디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샤리프 총리를 만나러 간다"라며 파키스탄 방문을 알렸다.
인도 총리의 파키스탄 방문은 2004년 이후 처음정상회담이 양국의 철저하고 복잡한 사전 준비와 협의로 진행되는 외교 관례를 고려할 때 모디 총리의 파키스탄 방문은 파격적이다. 더구나 인도와 파키스탄은 3차례나 전쟁을 치른 앙숙 관계다.
인도 총리가 파키스탄을 방문한 것은 2004년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가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회의 참석차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한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두 정상은 헬기를 타고 샤리프 총리의 사택으로 이동해 정상회담을 했고, 이후 모디 총리가 공항으로 돌아와 인도로 돌아갈 때도 샤리프 총리가 공항에 나와 배웅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끝났다.
아이자즈 초우드리 파키스탄 외교차관은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포괄적 대화가 시작됐다"라며 "모디 총리의 방문을 우호의 제스처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양국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모디 총리의 파키스탄 방문을 놓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은 "파키스탄과의 관계 개선은 인도를 넘어 지역 평화와 이익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제1야당 국민회의당(INC)의 아조이 쿠마르 하원의원은 "인도는 총리가 다른 국가에 갔다가 잠깐 들를 수 있을 정도로 파키스탄과 관계가 좋지 않다"라며 "총리의 파키스탄 방문을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됐다는 것이 불행하다"라고 비판했다.
양국은 이슬람교와 힌두교 간의 종교적 대립과 카슈미르 영유권 등을 놓고 1960년대 이후 3차례 전쟁을 치렀고, 평화협정을 맺었으나 최근에도 국경 지역에서 소규모 교전을 벌이며 유혈 충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