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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수원대에 크고 작은 일이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학교 총장의 비리 사실을 고발한 교수님들이 학교에서 해교행위자로 몰려 추방 당했습니다. 이에 반발해 시위를 하던 한 교수님은 교직원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형식적인 사과조차 안했습니다. 이런 상식 밖의 일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수원대에 많았습니다.

2015년 올해 초 학교가 개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작년 총학생회장의 비리 의혹이 기사화됐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총학생회장은 학생회비 8000만 원을 개인 돈으로 사용했고 올해 총학생회장 후보에게 접대비를 요구했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학교의 행태를 비판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총학생회장에게 많은 실망감과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수원대 학생들은 본인들이 낸 등록금이 학생들에게 쓰이지 않아 환불해달라는 소송을 진행했고 승소를 했다.
 수원대 학생들은 본인들이 낸 등록금이 학생들에게 쓰이지 않아 환불해달라는 소송을 진행했고 승소를 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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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희망적인 일도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등록금 반환 소송'에서 수원대 학생들이 승소한 것입니다. 수원대가 즉각 항소했지만 이 소송은 대학사회에 많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 제대로 된 곳에 쓰이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그 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도 있다는 판결은 한국의 대학생들에게는 굉장히 고무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번 승소는 대학생들의 등록금이 당연히 학생들에게 올바르게 투자돼야 하지만 지금까지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보여줬으며, 학생들이 등록금을 낸 주체로서 권리를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녔습니다.

기쁨도 잠시 2학기 개강 즈음 수원대는 충격에 빠집니다. 수원대가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수원대는 5개의 등급 중 4번째 순위인 d등급(d-)을 받았습니다. d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내년에 수원대에 들어올 신입생들은 대출 제한, 국가장학금 같은 부분에서 큰 불이익을 받게됩니다.

평상시 수원대는 적립금이 전국 4등이며 20위권 대학을 노린다고 포부를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수원대의 현실은 d등급이었습니다. 수원대 관계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신입생 정원을 16%나 줄이는 등 노력했는데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라는 식의 발언을 해 학생들을 질색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이번 d등급 사태에도 총장과 고위 관계자들은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수원대는 이번 여름에 재정지원 제한대학 d등급이 되며 학교 이미지는 실추하고 말았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사과는 커녕 별 걱정이 없다라는 식의 입장만 보여주고 있다.
 수원대는 이번 여름에 재정지원 제한대학 d등급이 되며 학교 이미지는 실추하고 말았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사과는 커녕 별 걱정이 없다라는 식의 입장만 보여주고 있다.
ⓒ 수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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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여러 해에 걸쳐 수원대에 문제가 있어서 국회는 국감을 통해 이인수 총장을 소환하려고 했으나 올해에도 소환에 실패했습니다. 이인수 총장은 2013년에는 여야합의로 증인채택이 됐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압력으로 증인에서 제외됐다는 의혹을 참여연대가 제기한 바 있으며 작년에는 아예 새누리당의 반대로 증인채택에 실패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지난 3년 동안 수원대의 비리문제를 들추며 투쟁하던 6분의 교협교수님들이 '올해의 투명사회상'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6분의 교수님 중 한 분인 이원영 교수는 "사학 비리를 바로잡는 것은 나라의 기둥을 바로잡는 것과 같다. 비리 바로잡기에 모든 분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사학비리 재단과 싸워온 이재익, 이원영, 배재흠, 장경욱, 이상훈, 손병돈(왼쪽부터) 수원대 교수가 한국투명성기구가 수여하는 올해의 투명사회상를 수상했다
 사학비리 재단과 싸워온 이재익, 이원영, 배재흠, 장경욱, 이상훈, 손병돈(왼쪽부터) 수원대 교수가 한국투명성기구가 수여하는 올해의 투명사회상를 수상했다
ⓒ 수원대학교 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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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학생으로서 2015년에 있었던 일들을 돌아봤습니다. 분명 수원대의 봄은 아직 안 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학생들이 더욱 더 수원대 문제에 관심을 갖고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분명히 우리에게도 새로운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태그:#수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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