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National Public Radio)은 1월 4일(현지 시각) '코리아에서의 인권 문제, 그러나 당신이 생각하는 코리아가 아닌(Civil Rights At Issue In Korea, But Not The Korea You'd Expect)'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뉴스에서, 최근 박근혜 정부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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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코리아'는 남북한을 다 이르는 단어이므로 인권문제가 있다고 하면 으레 북한 (North Korea)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비꼰 기사 제목이다. 미국 NPR 방송은 미국인들에게 뉴스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영향력이 큰 공영 라디오 방송이어서 그 파장이 클 전망이다.
이 뉴스는 지난 2015년 말 민중총궐기의 배경과 진행상황에 대해 상세히 전하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공권력을 동원한 대응과 입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의 아시아 지역 사무차장인 필 로버슨의 말을 빌어 서울 도심에 6만 여명이 모인 작년 말의 시위는 "평화적인 집회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를 제기하는 시위였다"라고 보도했다.
이 시위는 최근 한국 정부가 노동조합을 파괴하는 노동법의 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반정부 시위와 집회를 금지하며, 언론인을 구금하고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냉전시기의 유산인 국가보안법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해온 것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시위대가 거리에서 이러한 이슈들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을 때 박근혜 정부는 국가 공권력을 동원해 최루탄과 물대포로 맞섰고, 물대포에 맞은 한 사람은 생명이 위험한 정도의 타격을 받았다는 소식도 보도했다.
정부여당 측의 반론도 같이 실었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남한은 여전히 북한과 대치 중이다. 우리는 여전히 냉전시기에 살고 있다"며 "남한은 집회 결사의 자유가 보장된다. 그러나 국가안보를 해치는 행동은 국가보안법으로 대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한은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전혜란 청와대 외신 대변인은 "기존 국사교과서는 남한의 자랑스런 성과들을 평가절하하고 북한을 미화하는, 이념적으로 편향된 저자들이 쓴 책이다"라며 "국정 교과서는 어린 학생들에게 잘못된 견해를 심어줄 수 있는 (현 교과서의) 문제를 수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에 대해 휴먼라이트 워치의 로버슨 사무차장은 이렇게 반박한다.
"남한이 (북한이라는) 열악한 인권국가와 이웃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이 통제되어도 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언론자유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 통제는 있어서는 안 된다. (박근혜 정부와) 다른 의견을 허락하지 않고, 오직 (정부가 만든) 하나의 교과서만을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정책에 대해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또한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쿠마 국제부장의 인터뷰도 실었다.
"경찰은 적절한 정도의 대응을 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인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적정 수준 이상의 공권력을 사용하면서 민주주의를 역행하게 되면, 현 정권은 반드시 실패하게 될 것이다."박근혜 대통령이 60대 이상의 노인층에게는 75%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반면, 30세 이하의 젊은 층에게서는 겨우 16%의 지지를 얻은 최근 갤럽 조사를 인용하면서 한국의 정치와 사회가 세대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상도 보도했다.
현재까지는 한국 정부에 대한 신랄한 비판은 한국 내부에서만 나오고 있으나 여러 국제단체들은 박근혜 정부의 문제들에 대해 미국 등 한국의 우방국가들이 목소리를 높여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뉴스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마무리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그의 아버지와 종종 비교된다. 그의 아버지 박정희는 한국을 20년 가까이 철권 통치한 군사독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