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approved questions for today's press conference with South Korean president Park Geun-hye(박근혜 대통령의 오늘 기자회견에서 미리 승인된 질문들).'몇몇 외신 기자들이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제임스 피어슨 <로이터> 통신 한국 특파원은 위의 말과 함께 기자회견 전 유출돼 인터넷에 퍼진 이번 기자회견 질문 순서 및 요지가 정리된 타인의 트윗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기자회견을 미리 짜놓은 각본에 의해 진행되는 행사로 인식한 것이다. 그는 박 대통령이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나누다 "내가 머리가 좋으니까 기억을 다 하지"라고 한 말을 인용하며 "ㅋㅋㅋ아휴"라고 한국말로 한탄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내 머리가 좋아서 질문 기억" 대통령 기자회견, 또 '연출' 의심).
그의 게시글엔 "외부자가 봐도 답답하죠? 내부자가 보면 미치고 팔딱 뛰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 되면 느끼게 되실지도 (**진)" 등 기자의 답답함에 공감하는 한국인의 댓글도 뒤따랐다.
외신 기자들, "연극 같은 기자회견, 볼 기회도 적다" 불만 토로
"Once Don Kirk asked a spontaneous question to Roh Moo-hyun - like a real journalist at a real press conference. Magic.(도널드 커크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자연스러운 질문을 할 수 있었다. 진짜 기자회견에서의 진짜 기자처럼 말이다. 그건 마법 같은 일이다)."안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박근혜 대통령식 기자 회견이 외신 기자에 공지조차 안된 일을 성토했다. 그는 또 "Can you explain why I was excluded from @GH_PARK's press conference today? Don't you care about @washingtonpost readers?(왜 박근혜 대통령의 오늘 기자회견에 제가 제외됐는지 설명해주지 않나, 워싱턴포스트 독자들은 신경쓰지 않는 건가)"라며 청와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직접 항의성 질문을 남겼다.
피어슨 기자는 그의 이같은 질문에 이렇게 되물었다.
"Had you been included, would you have been comfortable asking a pre-approved question that prompted a scripted answer(당신이 그 기자회견에 있었다면 승인 받은 질문을 던지고, 보고 읽는 대답에 만족할 수 있었을까)?"제임스 피어슨 기자의 리트윗 아래 안나 파이필드 기자의 답이 다시 달렸다. 이 두 기자는 트위터에서 문답을 주고받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을 대하는 태도와 일부 방식에 불만을 토로했다. 아래는 그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안나 파이필드] "Of course not. That's not the point. these events are rare and I would've liked the opportunity to attend - and I'm even in Seoul (물론 아니지. 그건 중요한 지점이 아니다. 이런 행사들은 굉장히 흔하지 않고, 난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은 거다. 심지어 나는 서울에 있다).""How many opportunities does the press get to see @GH_Park in action? Very few. The foreign press even fewer.(박근혜 대통령이 행동하는 걸 목격할 수 있는 언론이 얼마나 되겠나. 굉장히 적다. 외신은 더 희박하고)."[제임스 피어슨] "Indeed - and every time it is a carefully scripted and staged event, sadly(맞다. 슬프게도 매번 매우 신중하게 짜인, 연출된 이벤트다)."[안나 파이필드] "The point isn't that it's theater (though it is) but that I wasn't given the chance to see the theater(중요한 건 그게 연극이라는 게 아니다(사실 그렇긴 하지만). 연극을 볼 기회가 적다는 게 진짜 문제다)."청와대 기자단은 질문순서를 청와대에 전달하긴 했지만 질문 요지를 전달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청와대가 질문요지까지 미리 확보해 답안을 미리 작성했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하지만 주요 외신기자들의 눈에 한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현장에 갈 필요가 없는 연출된 행사' 혹은 '참석 기회조차 적은 행사'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