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18일 오후 2시 48분]
알립니다 |
김희철 전 의원은 무소속이 아닌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소속입니다. 이에 내용을 바로잡습니다. |
I. 중진 재배치, 그러나 바뀐 정국각각 서울 종로와 부산 해운대에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이 김무성 대표와 지도부의 험지 출마 권유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서울과 수도권 야권 강세, 혹은 스윙보팅 지역구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전승할 것이라고 예상될 만큼 서울-수도권 판세가 좋지 않았으나, 더불어민주당 분당사태 이후 야권분열로 승리 가능성이 관측되자 태도를 바꾼 것이다.
새누리당 역시 박원순-문재인 지지율이 크게 높은 서울 지역에서 향후 대권과 지방선거에서의 승부까지 고려하여 서울 지역구 중진이 필요했기에 위와 같은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거론되는 지역구는 강서, 광진, 구로이다. 김한길, 추미애, 이인영, 박영선 등 야권의 굵직한 정치인들이 포진하고 있는 지역구들이다. 그러나 현재의 선거 정국은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일부 표만 가지고 와도 흔들릴 수 있는 정국까지 와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 흥행과 김종인 선대위원장 카드의 성공, 문재인 대표의 적절한 2선 후퇴까지 더불어민주당의 행보가 긍정평가를 받는 정국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오세훈과 안대희의 입장이 난처해진 것이 사실이다.
각기 종로와 해운대를 고수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나, 험지 출마를 고려해보겠다고 밝힌 뒤, 자세를 고쳐잡기에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것 역시 전략적으로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총선 때마다 심심치 않게 등장한 카드가 '후보 재배치 전략'이기에 이미지에 극심한 피해를 끼치지는 않겠지만, 최근 일어났던 재배치 전략의 대실패를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기에 두 정치인 모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II. 전략적 재배치의 위험성
2014년 7.30 재보선에서 당시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하고, 선거사무실까지 열었던 기동민 당시 정무부시장(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략적으로 서울 동작을에 재배치 되었다. 시작부터 많은 비판이 있었지만, 앞서 밝혔듯이 전략적 재배치가 있었으며 재보궐 선거의 경우 더 잦았기 때문에 논란은 있을지언정 소란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같은 86정치인으로 분류되는 당시 새정치민주엽합 동작을 지역위원장 허동준 예비후보가 기동민 후보의 전략공천에 반대하여 기자회견장에 난입하는 등, '전략적 재배치'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힌 셈이 됐다.
또한 당시 선거와 이후 재보궐 선거에서 지역 밀착형 후보가 손학규, 김두관 등 정치 거물을 꺾으면서 향후 당 중진들의 전략적 재배치의 명분과 후폭풍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번 오세훈과 안대희의 전략적 재배치 역시 위의 사건이 아직 기억 속에 남아있는 서울 유권자들에게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선택일 수도 있는 것이다.
III. 불가피한 더불어민주당-정의당의 후보 재배치
위와 같은 중진의 전략적 재배치가 가지는 위험성을 모두 인지하고 있음에도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후보 재배치가 불가피한 것으로 예측된다. 최재성(경기 남양주갑) 박기춘(경기 남양주을), 신기남(서울 강서갑), 신학용(인천 계양갑), 김성곤(전남 여수갑) 등은 불출마 선언, 비리혐의, 구설수 등으로 불출마가 예상된다. 김성곤 현 전략공천 위원장을 제외하면 모두 서울-수도권이기에 이번 선거에서도 박빙의 승부가 예측된다.
정의당 역시 마찬가지이다. 19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 지역구 당선을 거머쥔 노회찬 전 의원이 그 사례이다. 삼성 비리 폭로 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고 그는 2014년 7.30 재보궐 선거에서 위에도 언급했듯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던 동작을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선거에 임했지만 약 1천 표 차이로 석패했다. 노회찬 전 의원 역시 현재 당 차원에서 경남 창원성산으로 출마를 요청받았으며,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중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기사:
노회찬 '지역구 이동' 가능성에 창원 야권 '반대' 목소리)
결과적으로 지역구 공석 상태가 된 지역구가 많은 더불어민주당과, 당내 주요 정치인의 생환이 절실한 정의당 모두 전략적 재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임종석 전 의원이 은평을에서, 이강래 전 의원이 서대문을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각각 강병원, 김영호 예비후보가 지역기반을 다져놓은 상태이기에 경선 승리를 낙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 복잡한 지역구인 서울 관악을 지역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은 정태호 전 대변인이 출마를 준비 중이고, 국민의당 소속으로는 김희철 전 의원과 박왕규 '더불어 사는 행복한 관악' 이사장이 지역 기반을 다져 놓았기에 경선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이들 외에도 전국적으로 많은 중진급 정치인들이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 차원에는 이번 20대 총선은 생환율을 높여야 하는 절박한 처지이다. 결국 전략적 재배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의당과의 전략적 연대 차원에서도 위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치계에서 지역구 이동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다. '철새', '낙하산' 등 부정적으로 널리 유통되는 정치인 비하 용어가 그 좋은 사례이다. 그러나 정치적 명분과 맞는 전략적 재배치는 정당 차원에서 1석 확보로 끝냈을 선거를 2석 확보로 만들 수 있으며, 이에 응한 후보에게 정치적 재기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을 때는 1석은 차치하고, 더 많은 의석을 잃을 수도 있다. 후보자의 전략적 재배치는 고위험, 고배당이라는 아주 치명적 매력을 갖는 상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