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 얼마 안 된 새누리당 문대성(부산 사하 갑) 국회의원이 선거구를 바꿔 인천 남동구에 출마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문대성 의원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서 세계적 체육 엘리트 지도자"라고 발언했다. 김 대표는 이어 "체육 발전에 더 큰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문 의원의 고향인 인천에서 출마할 것을 권유했고, (출마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논문표절 의혹⟶탈당→복당→불출마→인천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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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원은 과거 논문 표절에 따른 도덕성 시비로 당선 열흘 만에 탈당한 바 있다. 이후 2014년 2월 복당했다가 지난해 12월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리고 다음달인 지난 21일에 뜬금없이 '고향'을 이유로 인천 남동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문 의원이 지난해 12월 22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체육 스타'의 정치 도전기도  끝나는 듯했다.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지냈다.

지난 19대 총선 출마 선언부터 화제였지만, 문 의원은 긍정적 이슈의 주인공은 되지 못했다. 당시 그는 선거운동 초반에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으로 도덕성 시비에 휘말렸다. '표절 수준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도 여당 강세 지역인 부산 사하 갑에서 2380표 차로 당선됐다. 하지만 시비는 계속됐고, 당선 열흘 만에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2년 동안 무소속으로 지내다가 2014년 2월 복당했다.

그의 복당 직후 모교인 국민대에서 최종적으로 '논문표절' 결론이 나왔다. IOC 선수위원에서도 제명될 위기에 처했다. 문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순수한 열정과 한국 정치에 대한 새로운 희망으로 정치에 입문했지만, 열정만으로 부딪치기에는 정치의 현실이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4년 동안 직접 목도한 현실정치는 거짓과 비겁함, 개인의 영달만이 난무하는 곳"이라며 "저 또한 변화시키지 못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랬던 문 의원이 두 달도 채 안 돼 선거구를 바꿔 인천에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19대 총선 때도 인천 출마를 권유받았으나, 모교인 동아대가 있는 부산에서 출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 출마 지역구에 새누리 예비후보만 6명

문 의원의 출마 선거구는 인천 '남동 갑'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동 갑'은 박남춘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 의원의 지역구다. 또한 해당 지역에 현재 새누리당 소속 예비 후보자만 6명에 달한다.

이윤성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전화통화에서 "정말 의외다. 누가 시켰을 것이다. 설 명절 후 바로 경선이라, 준비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예비후보는 "남동구 유권자와 당원들 자존심이 그것을 허락하겠느냐"며 반발했다. 그는 이어 "당심보다 민심을 따르겠다. 의연하게 대처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남춘 더민주 의원은 "부산을 지역구로 두며 논문표절 논란 등으로 불출마 선언까지 했던 문대성 의원이 제 지역구로 온다는 소식이네요. 여러 사정이 있겠지요. 문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가 된다면 남동 발전을 위해 멋진 경쟁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