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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관악을 재보궐선거에 국민모임 소속으로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정동영 후보는 "더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을 재보궐선거에 국민모임 소속으로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정동영 후보는 "더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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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경 기자 = 정동영 전 의원이 오는 4월 총선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이나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에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 연대 등을 통해 호남에서 독자세력화에 나서는 쪽으로 일단 가닥을 잡은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지난해 4·29 관악을 보궐선거 패배 후 전북 순창에서 지내온 정 전 의원은 '정치적 고향'인 전주 덕진 출마 결심을 사실상 굳혔으며, 곧 '칩거'를 끝내고 다음주 중으로 무소속 출마 선언과 함께 정치활동 재개에 나설 예정이다.

야권의 텃밭인 호남이 더민주와 국민의당 세력으로 양분된 가운데 정 전 의원이 전북을 거점으로 무소속 연대 방식의 '제3의 길'로 독자노선을 취하며 일정한 세를 과시할 경우 야권 지형 재편과 맞물려 호남내 세력간 주도권 경쟁구도가 보다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정 전 의원측 핵심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독자성을 갖고 준비한다는 원칙을 견지해 왔으며, 이를 토대로 문을 닫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왔다"면서 "현재로선 독자적 행보를 한다는 입장"이라고 무소속 출마에 무게를 뒀다.

이어 "호남에서 무소속연대를 포함한 독자세력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번 총선 이후 초라한 야당이 될 가능성이 높고, 안 의원도, 문재인 전 대표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고민 속에서 독자 행보를 모색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로선 독자신당 창당 방식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이 조만간 '하산'해 공식적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다음주 중에는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문재인 당시 대표가 순창으로 직접 내려가 합류를 요청하는 등 더민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으며, 국민의당 일부에서도 영입 주장이 제기돼 그의 최종 선택지가 주목을 받아왔다.

과거 정풍운동을 함께 주도하던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동지인 천 의원의 창당 움직임과 맞물려 호남 기반의 '천-정 연대' 구축 가능성도 거론돼 왔지만, 천 의원이 안 의원과 먼저 손을 잡으면서 국면 자체가 바뀐 상황이다.

전주 덕진의 경우 더민주에는 현역인 김성주 의원이, 국민의당에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정 전 의원 입장에선 현실적 딜레마에 처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또한 정 전 의원이 지난해 1월 탈당 후 '선명한 진보'를 표방한 '국민모임' 소속으로 활동한 것과 관련, 국민의당 일부에선 이념적 거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 전 의원이 전주 덕진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선거구도는 더민주-국민의당-무소속 등 3자 구도로 재편된다.

다만 정 전 의원이 일단 독자적 행보를 유지하되 일정한 시점에 어느 한 세력과 전략적 연대를 취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어 보인다.

정 전 의원은 1996년 15대 총선으로 정계 입문하면서 전주 덕진에 출마, 전국 최다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으며, 이 곳에서 16대 까지 재선을 지냈다. 이후 2009년 4·29 재보선 당시에는 당 지도부의 공천 배제 방침에 반발, 탈당해 무소속으로 이 곳에 출마해 당시 당 후보였던 김근식 교수를 꺾고 당선됐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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