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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 국회의원,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대한 만을 할 때 목소리가 커졌다.
 김현 국회의원,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대한 만을 할 때 목소리가 커졌다.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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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제 귀에 들렸어요. 그만큼 초긴장 상태였는데, 그런 경험 처음 이었습니다."

김현 의원(더민주, 비례, 51세)이 무죄 판결 받을 당시를 회상한 말이다. 김현 의원은 대리기사 폭행 등의 혐의로 지난해 12월 검찰로부터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지난 15일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를 받았어도 그는 마음 놓고 기뻐할 수 없었다.

"그때(판결 직후) 제가 기자님한테 '착잡하다'라고 말했는데, 아직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 문제(진상규명 등)를 생각하니 그 말밖에 떠오르는 게 없었어요. 또 저와 함께 재판을 받은 세월호 유가족 3명은 유죄를 받았고, 그중 두 명은 실형에 버금가는 중형(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기 때문에 더욱 그랬고요. 그동안 갖은 억측과 허위사실로 마음고생 한 게 주마등처럼 떠오르기도 했어요."

[관련 기사] 대리기사 폭행 혐의 김현 의원 무죄, 세월호 유족 3명은 유죄

"세월호 진상규명과 아픔 치유, 국회의원의 당연한 책무"

 김현 의원
 김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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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세월호 참사 최대 피해 지역인 안산 단원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세월호와 관련한 활동을 한 게 안산에 출마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항간의 소문을 "그런 값싼 정치 행위는 어떤 선배 정치인에게도 배운 적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당내 세월호 상황실장을 시작으로 세월호 국정조사위원, 세월호 관련 5분 발언, 대정부 질문 등 진상규명과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모든 활동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한 책무다. 이런 활동을 출마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오후 안산시 모처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15일 무죄 판결을 받을 당시보다 한결 편안하고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판결 이후 무엇이 달라졌느냐고 묻자 그는 "저를 보는 시민들 눈빛이 달라졌다. 고생했다, 축하한다, 승리할 거다, 잘해 달라, 변치 말라, 세월호 진상 꼭 규명해 달라는 메시지를 많이 보낸다"라고 답했다.

다음은 김현 의원과의 일문일답.

-안산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때가 되면 지역구를 선택하는 게 비례대표 숙명인데, 안산 4개 지역구에 여성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 또 단원갑 현역 의원이 새누리당이니 저로서는 그만큼 부담이 없는 지역구다. 그래서 2013년부터 이 지역을 점찍어 두고 있었다. 한양대 캠퍼스가 이곳에 있다는 것도 큰 이유다. (김 의원은 한양대 서울 캠퍼스를 나왔다.)

-안산을 위해 무엇을 할 계획인가?
"안산은 세월호 참사 아픔이 아직 아물지 않은 도시라 안전과 안심,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돈이 많다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교육, 복지, (경제, 주거 등)환경 개선에 힘쓸 생각이다. 안전을 위해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 녹색어머니회 같은 민간과 관 조직 간의 유기적인 협력체를 만들고, 교육 복지를 위해 이재정 교육감 협조를 얻어 혁신학교 지정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안산을 청년 경제의 중심지, 대한민국의 실리콘 밸리로 만드는 기틀을 세울 계획이다."

"누리과정, 경솔한 약속 사과해야... 3대 무상복지 방해는 몽니"

 김현 더민주 비례대표 국회의운, 안산 단원갑에 출마한 이유를 묻자...
 김현 더민주 비례대표 국회의운, 안산 단원갑에 출마한 이유를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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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리기사 폭행사건 무죄 판결 받은 김현 국회의원
 대리기사 폭행사건 무죄 판결 받은 김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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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복지 이루려면 정부와 갈등 겪고 있는 '누리과정 문제' 해결이 급선무인데?
"이거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다. 대선 공약집에도 나와 있다. 그런데 돈이 없다는 핑계로 교육감들에게 대신 내라고 하는 건데, 현재 누리과정 지원 거부하는 교육감들을 검찰 조사와 감사원 감사로 압박하고 있다. 국가가 책임지라고 하는 야당에 연일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국민에게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

약속했으면 지키는 게 정치인을 떠나 사람의 도리다. 지키지 못하면 자신의 경솔한 약속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또 함께 대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게 정상적인 절차다. 누리과정은 정부와 여당의 인간적 도리를 찾는 노력이 선행돼야 해결이 가능한 일이다."

-이재명 성남 시장의 3대 무상복지도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데?
"누리과정은 교육청에 떠넘기면서 성남시가 자체적으로 하는 청년 배당, 무상 교복, 무상 공공산후조리를 막는 건 이율배반적인 행위다. 부산이나 대구에서 한다고 해도 과연 반대했을까? 이재명이니까, 야당이 하니까 안 된다는 몽니라고 본다. 이번 총선 후보들 여야를 떠나 다들 3대 무상복지 하겠다고 선전하고 있다. 국민에게 좋은 정책이라는 증거다. 이를 막는 것은 지방자치제도를 역행하는 후진적 행태다. 3대 무상복지는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하는 중요한 정책이다. 안산에서도 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치계) 배치와 개성공단 폐쇄 문제로 뒤숭숭하다. 견해는?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다. 중국 일각에서 사드 배치하면 한국과 전면전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을 정도다. 무역 제1 파트너를 대하는 박근혜 정부의 태도가 사드 배치로 여실히 드러났는데, 중국을 자극하면서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우리의 경제 위기를 탈출할 것인지 정부 여당에 정말 묻고 싶다.

개성공단 폐쇄도 마찬가지, 이 두 가지는 동북아시아 패권싸움을 초래할 중대한 문제인데, 이런 문제를 법 절차도 무시하고 대통령 의지만으로 관철한 것이다. 개성공단은 남과 북이 협력하는 유일한 공간이었는데, 이곳을 폐쇄함으로써 남·북 관계는 이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 여당이 안보위기를 이용해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선거 때마다 불어온 북풍에서 이런 노림수가 여실히 드러나지 않았나!"

"당에서 믿어주지 않았다면, 무죄 판결 없었다면..."

 김현 의원, 선거 운동중 주민들과
 김현 의원, 선거 운동중 주민들과
ⓒ 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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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 의원
 김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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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 폭행 사건으로 마음고생 심했을 것 같은데?
"일부 종편의 마녀 사냥식 매도, 정치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9월 사건 발생 직후부터 약 1개월 15일 동안 관련 기사가 3천 6백여 건이고, 그해 12월 까지 나온 기사는 1만여 건에 이른다. 기사 중에는 평론가를 동원한 인신공격도 있었다.

이거 생각하면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게 기적이다. 사실 당에서 믿어주지 않았다면, 세월호 아픔 함께했다는 공로와 억울하게 당했다는 것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면, 또한 무죄 판결 없었으면 불출마 선언 등 제 거취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했을 것이다. 무죄 판결 뒤 동료 의원들로부터 '고생했다, 사필귀정'이라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을 것 같다, 어떻게 견뎠나?
"무죄 판결 난 뒤 고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힘든 시간도 그분을 생각하며 견뎠다. 노무현 대통령, 먼저 가시면서 정치하지 말라고 하셨다. 이렇게 고통스럽게 먼저 가신 분도 있는데, 저는 살아 있으니 당연히 견뎌야 한다, 견딜 수 있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또 자식을 앞세운 분들(세월호 유가족)이 제 옆에 있으니, 힘들어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제가 힘들어하면 그분들이 더 힘들 것 같아서."

김현 의원 고향은 강원도 강릉이다. 지난 1984년 한양대 사학과에 진학하면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1988년 재야인사와 함께 평민당에 학생 대표로 입당하면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 2000년 더민주 전신인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실 행정실 부장을, 2002년에 대변인실 부국장을 역임했다.

이어 2005년 참여정부에서 역대 최초 청와대 춘추관장직을 수행했고, 2008년에 민주당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2012년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해서 수석 부대변인을 거쳐 대변인에 임명되어 당의 정책 홍보 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어릴 적 꿈이 정치인은 아니었다. 교수나 언론인이었다. 그는 "정치 인생 절반을 공보 업무를 맡았으니, 언론인의 꿈을 절반 정도는 이룬 셈"이라고 말했다. "춘추관장 시절, 공보 업무를 당당하게 수행해 춘추관 퇴임할 때 춘추관 출입 기자들에게 '엄마라고 불릴 수 있는 마지막 대변인'이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을 받았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더민주는 오는 3월 10일에서 15일 사이에 경선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성실하고 절실하고 진실한 자세로 경선과 본선에 임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춘추관장 시절)노 대통령 모시고 55개국을 다녀왔고, 국내는 3바퀴를 돌았다"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안산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라는 각오도 밝혔다.


#김현 국회의원#대리기사 폭행 사건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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