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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2월 24일 오전 울산 남구 신정동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내부 모습. 총선을 앞두고 기대를 모았던 석패울제가 사실상 불발되자 당직자들이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2016년 2월 24일 오전 울산 남구 신정동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내부 모습. 총선을 앞두고 기대를 모았던 석패울제가 사실상 불발되자 당직자들이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 박석철

지난 23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기준을 합의한 후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과 총선 예비후보들이 격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울산에서 이처럼 더불어민주당 당직자와 당원, 예비후보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이번 합의에는 석패율제 도입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선거일이 50일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합의로 사실상 석패율 제도가 물 건너가자 그동안 선거운동에 전념하던 후보들조차 허탈감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석패율제 물 건너가자 허탈감 보여

더민주 서봉만 정책실장은 24일 "지난 2개월간 후보자 본인은 물론 당을 알리는데 주력했던 예비후보들이 허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석패율제를 기대하며 예비후보들을 독려해왔던 당직자들도 허탈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동안 더민주는 울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최근 들어 달라진 분위기를 보였다. 특히 석패율제 도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낙선해도 후보들 중 득표율이 가장 높으면 국회로 진출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최근까지 중앙당에서 "울산에서는 적어도 1석은 석패율제로 의석이 돌아갈 수 있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8년 전인 2008년 18대 총선에서 6개 지역구 중 더민주당 후보는 중구 임동호 후보 1명밖에 없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6개 지역구 중 중구 송철호 후보와 남구갑 심규명 후보 2명 뿐었지만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6개 지역구에서 7명의 예비후보가 나서는 등 후보가 넘쳤다.

그동안 더민주는 울산에서 진보진영과 새누리당 틈새에 끼여 제 2야당으로 전락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총선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거나 진보진영에 양보(?)하는 지역구도 속출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지난 2014년 진보당 해산 사태와 이어진 더민주 입당 당원의 증가로 울산에서 제1야당으로 부상한 더민주당은 급기야 20대 총선을 앞두고 일부 지역구는 예비후보 중 경선을 해야 할 정도로 당세가 팽창한 것.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더민주 당 대표 경선 때 울산에 온 대표 후보들이 너나 없이 석패율제 도입을 약속하면서 울산 당심을 흔들은 것에 기인한다. 이에 일부 예비후보는 총선을 앞두고 진보정당을 탈당해서, 수백 명의 당원을 영입하여 더민주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모두 석패율 제도로 낙선하더라도 국회에 입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강했기 때문이다.

더민주의 한 울산 예비후보는 "울산은 보수성향이 강하고 진보세력도 만만찮아 우리로서는 힘겨운 싸움이 예상됐지만 이번 총선은 달랐다"며 "예비후보 등록 후 더민주당 후보들 간에도 더 높은 득표율을 얻으려는 경쟁이 치열했던 이유가 석패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쟁은 더민주에도 큰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석패율제가 물 건너 간 마당에 예비후보들의 맥이 빠져 버렸다. 이제 어쩔 것인가"고 되물었다.

더민주 울산시당 한 당직자는 "석패율제 도입이 빠진 이번 선거구 획정 합의를 보면서 '호남에서도 울산 등 영남권과 반대로 석패율제 혜택을 볼 수 있었던' 새누리당의 이기심에 화가 난다"며 "하지만 협상력을 발휘 못 한 더민주 지도부도 비난의 화살을 피하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더민주 울산시당 측은 석패율제가 사실상 성사되지 않으면서, 예비후보들이 지금껏 해오던 것과는 달리 선거운동에 매진하지 않을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더민주당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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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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