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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이명박을 내세워 온갖 부정선거로 당선인 행세" 등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던 스님(불교)이 명예훼손 혐의로 2년여만에 다시 재판을 받게 되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9단독(이광우 판사)은 오는 3월 17일 서울서부지법 304호 법정에서 무송 스님을 상대로 공판을 열기로 하고, 최근 공판변경기일을 통보했다.

경남 통영 소재 한 사찰 소속인 무송 스님은 2014년 5월 검찰에 의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다. 서울서부지법은 당시 공판을 열다가 연기했고, 이번에 재개하기로 했다.

무송 스님은 2013년 11~12월 사이 8차례에 걸쳐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했다. 정부가 시국미사에서 "제18대 대통령 선거 때 국가정보원 등 정부기관이 개입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던 박창신 신부(천주교)의 강론을 문제 삼았을 때, 무송 스님은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통영 충불사 무송 스님은 17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억준표 구속'과 '무상급식 계속 실시'를 적은 몸벽보를 하고 기도와 삼보일배를 했다.
 통영 충불사 무송 스님은 17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억준표 구속'과 '무상급식 계속 실시'를 적은 몸벽보를 하고 기도와 삼보일배를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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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송 스님은 "더 이상 공직자 행세를 못하게 속임수로 차지한 공직에서 물러나게 해야 하고 참회시켜야 한다 …", "… 두 XX이 개인자격으로 무슨 짓을 하더라도 나는 상관치 않겠으나 대한민국을, 국민을 속이고 공직을 강탈하여 공직자 행세를 하면서 공직을 이용한 두 XX의 개인적 업적은 용납하지 않겠다" 등이라 썼다.

이에 검찰은 "마치 피해자가 부정선거를 저질러 당선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라거나 "마치 피해자가 부정선거를 은폐․조작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 "마치 피해자에게 자식이 있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 "마치 피해자가 전(前 )대통령과 함께 부정선거를 저지른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 "피해자가 마치 국민을 속이고 공직을 강탈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라 했다.

검찰은 "허위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를 비방학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기소했다.

이 사건은 서울 마포경찰서가 수사를 맡았다가 무송 스님의 거처가 있는 통영경찰서로 이첩했고, 당시 무송 스님은 통영경찰서에 소환되어 4시간 가량 조사를 받기도 했다.

무송 스님의 변론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가 맡았다. 2014년 첫 재판 때 변호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판 기록과 김종필 전 총리의 발언 내용을 보도한 언론 자료 등을 요청하거나 제시하기도 했다.

다시 법정에 서게 된 무송 스님은 24일 전화통화에서 "지난 18대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말하는 게 허위사실이라 하니 억울하다. 분명히 국정원 댓글이 있었고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는 "신부의 강론에 대해서도 정부가 간섭했다. 목사의 설교나 스님의 법문에 대해서도 정부가 간섭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것이 부당하다고 말했던 것"이라며 "그동안 아무 연락이 없길래 끝난 줄 알았는데, 2년여 만에 갑자기 공판기일이 잡혔다"고  말했다.

무송 스님의 변호사는 "지난 대선의 부정선거 의혹은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부정선거를 지적한 스님의 글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위법하지 않다고 변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무송 스님은 2012년 11월 12일 '장준하 선생 암살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서울 조계사에서 서울시청 앞까지 3보1배를 하기도 했다.

또 무송 스님은 무상급식이 중단되고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전 회장한테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을 때 '무상급식 회복'과 '억준표 구속' 등을 요구하며 2015년 4~6월 사이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1인시위와 3보1배를 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무송 스님#서울서부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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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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