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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시민단체 기자회견
 성남 시민단체 기자회견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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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의 싹을 자른 개성공단 중단과 미·일을 위한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

성남 시민단체가 사드 배치 계획을 포기하고 한반도 평화를 보장할 평화협정을 추진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또한, 개성공단 사업을 재개하라고 남·북한 정부 모두에게 촉구했다. "6자회담을 포기하고 북한 고립정책을 계속한 결과가 핵 개발과 군사적 압박"이라며 "6자회담을 속히 재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 민주주의 국민 행동, 공공의료 성남시민 행동, 성남 민예총 등 18개 단체는 25일 오전 성남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성공단 중단과 사드 배치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에 각 단체 대표와 간사 등 약 15명이 참여했다.

성명 발표에 앞서 장건 세월호 성남대책위 위원장은 "남북통일을 만드는 유일한 통로인 개성공단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중단됐고, 이로 인해 남북 긴장이 고조됐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정신을 짓밟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장 위원장은 "미국 오바마 정부가 물밑으로 북한과 평화협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고, 중국 외교부장도 미국에 가서 평화 협정 체결을 제안했는데, 남북 지도자만 오히려 (평화를) 외면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개성공단 경협(경제협력)을 원위치시키고 중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킬 사드 배치 계획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위원장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서덕석 목사(열린교회)는 "사드는 북한 미사일을 잡기 위한 게 아니라 중국의 중·장거리 미사일을 탐지, 추적해서 미국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라며 "사드를 배치하면 반드시 중국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실(사드가 북한 미사일을 잡는 게 아니라는)은 사드를 배치한다고 하는데도 북한이 화를 내지 않고 중국만 화를 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 목사는 또한 "(이 때문에)중국이 만약 미국을 공격할 일이 발생하면 아마도 사드가 배치된 우리나라부터 공격할 게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부자가 된 이유는 미국 본토가 아닌, 한국이나 이라크 등에서만 전쟁을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정 교과서 때문에 친 천막, 사드·개성공단 때문에 못 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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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역사연대는 야탑역 광장에 천막을 치고 시민들에게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사드 배치 계획을 철회'해야 하는 이유가 담긴 유인물을 나누어 주는 등 대시만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성명 발표를 계기로 이 활동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서 목사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기 위해 천막을 쳤는데 개성공단, 사드 배치 문제가 터져 지금까지 걷지 못하고 있다. 이거 언제 걷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그곳에서 앞으로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 남부 평통사를 책임지고 있는 장창원 목사가 이날 기자회견에 직접 참여했다. 장 목사는 "3월 10일부터 경기 남부를 순회하며 사드를 배치하면 안 되는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며 "성남 시민단체가 이에 적극적으로 결합해 달라"고 당부했다. 평통사는 지난 1994년 문규현 신부와 홍근수 목사가 함께 만든 통일운동 단체다. 현재 문 신부가 상임 대표직을 맡고 있다.

다음은 성남 시민단체가 발표한 성명을 요약한 내용이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하자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개성공단에서 우리 기업과 노동자들의 전면 철수를 들고 나왔고 북한은 개성공단의 설비 일체에 대한 몰수와 공단지역의 군사기지화를 선언하고 말았다.

우리는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기술 습득이 6자 회담이 중단된 2008년 이후 급속도로 이루어져 온 것을 기억한다. 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을 길이 불투명해 짐으로써 생존을 위해 핵 개발을 계속한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대화의 창을 열지 않고 내버려둬 온 6자회담 당사국들은 일정 부분 공동 책임을 느껴야 한다.

개성 공단에 투입된 북한 노동자들이 받은 임금(숙련공도 20만 원 미만)의 70%가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비용으로 전용되었다는 정부 주장은 증거가 불충분하다. 단지 심정적 판단만으로 십수 년 간 지속하여 온 남북한 경제협력 사업을 포기하고 대신 휴전선에서의 긴장과 분단 위험을 확대 재생산시키는 것은 엄청난 실책이 아닐 수 없다.

'사드'는 대기권 위로 높게 쏘아 올린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정점 고도에 도달한 후 탄두가 목표물을 향해 하강할 때 고도 40~150km의 종말 단계에서 요격하는 무기여서 남북의 축이 짧은 한반도에서는 쓸모가 거의 없다. 비효율적인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려는 것은 유효 탐지거리가 2000~ 5000Km에 이르는 'x-밴드 레이더'로 중국의 내륙 깊숙이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이를 통해 미·일 '미사일방어망(MD)'을 구성하려는 의도로 엿보인다.

만약 사드 배치가 이루어지면 중국이 공언하는 대로 사드기지 일대가 중국의 공격목표가 되고 한·미·일의 대중, 대북 포위망에 대응하여 북·중·러가 군사적으로 맞서게 되면 동아시아와 한반도는 작은 국지적 충돌이 전면전을 촉발할 화약고가 되고 말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 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상태에서 중국의 경제 보복을 당하면 하강 국면의 우리 경제는 재기하기 힘들 정도로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한반도를 강대국의 군사적 이익 다툼의 장으로 내어 주게 될 '사드' 배치는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 될 금단의 열매이다.

개성공단의 일방 중지, 철수와 '사드' 배치가 우리의 안보에 아무런 도움이 못되고 오히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높여 평화통일을 멀어지게 할 것이 분명하다. 개성공단 중단이 북한의 핵 개발을 포기시킬 수 없고 오직 대화와 협력을 통한 상호 공존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태그:#사드, #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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