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을 "국면 전환용"이라며 "비겁한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3일 오후 4시 부산여성회관에서 열린 정책콘서트에 앞서 정리해온 입장을 읽어내려 갔다.
먼저 그는 더민주의 야권통합 제안과 관련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식으로 정권이 바뀌었나"라고 되물으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고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는 만년 2등만 하겠다는 야당을 바꾸는 선거"라며 "단일화, 통합 이야기 밖에 하지 못하는 무책임한 야당으로는 정권교체 희망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 대표는 더민주의 야권통합 제안 배경을 "필리버스터 중단에 따른 국면 전환용"이라 분석하며 "진정성 있는 제안이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지역구인 광주서을에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전략공천한 더민주의 선거 전략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 당 천 대표를 떨어트리기 위해 영입인사를 '자객공천'한 게 불과 사흘 전"이라며 "영입인사를 새누리당과 대결하는데 투입하지 않고 오히려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민주의 통합제안과 '자객공천'을 "한 손으로 회유하고 다른 한 손으로 협박한다. 따라서 이는 제안이 아니라 국민의당에 대한 비겁한 정치적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야권통합을 제안한 김종인 대표도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김 대표가 "임시 사장"이라며 "총선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패권주의, 배타주의의 만년 야당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거대 양당 체제 깨는 것이 총선 가장 중요한 목표"안 대표는 "(거대 양당 체제가) 대한민국을 위기의 벼랑 끝으로 몰고가고 있다"면서 "이런 거대 양당 체제를 깨는 것이 이번 총선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특히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국민을 무시하고, 인권침해 걱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테러방지법을 밀어붙인 새누리당은 정말 오만하고 무책임하다"면서 "경제라도 잘하겠지 기대하고 여당에 표를 줬는데 (여당) 경제는 정말로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새누리당이) 헬조선을 만든 장본인"이라며 "이번 선거는 무능하고도 결과에 책임도 지지 않는 정부·여당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다만 안 대표는 자신의 입장이 사전에 조율이 된 것은 아님을 밝혔다. 그는 정책콘서트가 끝난 뒤 "당 지도부와 사전 상의가 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미 밝혔던 생각이고, 세부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내부 구성원들과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또 천정배 공동대표가 '새누리당의 압승, 즉 과반의석을 저지해야 한다'며 야권통합 제안에 찬성하는듯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 "같은 일도 다른 관점을 갖고 보면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면서 "총선 과정이 시작된 만큼 전체 전략에 대해서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