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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보가 보이는 상류 200m 지점, 50cm 크기의 대형 잉어가 죽어서 썩어갑니다.
 공주보가 보이는 상류 200m 지점, 50cm 크기의 대형 잉어가 죽어서 썩어갑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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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날씨처럼 금강이 포근합니다. 오랜만에 발목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고 물가를 따라 걷었습니다. 너구리와 고라니 이름 모를 새들까지 다녀간 흔적을 남겨 놓았습니다.

손바닥 만 한 붕어부터 머리가 핸드폰 크기의 죽은 물고기가 보입니다(아래 슬라이드 사진). 고라니가 찍힌 곳에 붉은 생명체가 꿈틀거립니다. 환경부 수생태 4급수 오염 지표종 붉은깔따구와 지렁이입니다.

4일 공주시 백제큰다리 인근부터 공주보를 향해 걷었습니다. 물가에 죽어서 흐느적거리는 물고기 사체가 하나 둘 눈에 들어왔습니다. 공주보 상류 300m 지점, 수상공연장에 도착했습니다. 물가에서 중국산 줄무늬거북이 10여 마리가 보입니다. 허연 배를 드리우고 죽은 녀석도 있습니다.

이곳은 지난 2월 28일 중국산 줄무늬거북이 방생 되었던 장소입니다. <오마이뉴스> 기사가 나가고 국토부, 수자원공사, 환경부가 현장에서 15마리를 거둬들였던 곳입니다. 당시 수자원공사는 거둬가지 못한 녀석들은 모니터링을 통해 전량 수거를 약속했었습니다. 그런데 말뿐이었던 것 같습니다(관련 기사: 방생을 통한 생명존중? 오히려 생명 죽인다).

죽은 물고기와 거북, 오싹하게 변한 강가

ⓒ 김종술

공주보에 다가갈수록 강물엔 부유물이 가득합니다. 지난해 수온이 떨어지면서 가라앉았던 조류 사체가 기온이 오르면서 떠올라 둥둥 떠다니기 때문입니다(관련 기사 : 녹조 얼음에 조류 사체... 금강은 '아수라장'). 순간 썩은 냄새가 확 풍겨옵니다. 50cm가 넘은 잉어가 죽어서 썩어가고 있습니다. 기자를 의식했는지 공주호 마크가 선명한 수자원공사 배가 물가를 휘젓고 다닙니다

공주보 우안 상류 쌍신공원 인근을 찾았습니다. 펄이 깊게 쌓여서 발목까지 빠지고 걸음을 옮기기가 어렵습니다. 휴대전화 두 개 크기의 대형 붕어가 죽어서 솜털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부들 수초 사이에서 펄떡이는 물고기도 보입니다. 10여 마리를 물속에 놓아주었습니다. 그러나 절반은 숨이 끊어진 듯이 움직임이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몇 발짝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펄이 갈수록 수렁처럼 발목을 붙잡습니다. 호박만 한 대형 물고기 머리가 들어옵니다. 몸의 살점은 다 사라지고 머리와 뼈만 앙상하게 남은 물고기는 대형 잉어의 사체로 추정됩니다. 죽은 붕어가 물속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중국산 붉은귀거북도 죽어서 썩어갑니다.

누군가 제를 지냈는지 과일과 떡, 사탕이 물가에 놓여 있습니다. 비닐에 싸인 국화도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화장한 사체를 담는 나무 유골함과 보자기, 옷가지까지... 지난밤 누군가 이곳에 화장한 유골을 뿌리고 제를 지낸 것으로 보입니다.

상류 버드나무 군락지는 지난 2012년 4대강 준공과 동시에 물속 나무들이 다 죽어버렸습니다.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와 죽은 물고기가 뒤섞여 지금은 괴기영화를 찍기 딱 어울릴 것만 같은 장소로 변했습니다. 말조개 사체만 가득한 곳에 비까지 보슬보슬 내리면서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붉은 깔따구'는 환경부가 수질등급별 수생생물 수질등급 판정 기준표에 4급수로 지정한 종입니다. 환경부는 깔따구, 실지렁이, 나방애벌레, 거머리가 서식하는 곳은 '공업용수 2급, 농업용수로 사용이 가능하며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이라고 표기해 놓았습니다.
 '붉은 깔따구'는 환경부가 수질등급별 수생생물 수질등급 판정 기준표에 4급수로 지정한 종입니다. 환경부는 깔따구, 실지렁이, 나방애벌레, 거머리가 서식하는 곳은 '공업용수 2급, 농업용수로 사용이 가능하며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이라고 표기해 놓았습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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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을 되돌리기 위해 물가에 찍힌 고라니 발자국을 따라 걷었습니다. 한걸음 옮기기가 어려울 정도로 강바닥에 쌓인 토사가 자꾸만 발목을 잡습니다. 발자국이 찍혀 푹 파인 펄 속에서 생명체가 꿈틀거립니다. 붉은 깔따구 유충과 실지렁이입니다. 한두 마리가 아닙니다. 발자국이 찍힌 곳마다 서너 마리 이상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붉은 깔따구 유충은 환경부가 수질등급별 수생생물 수질등급 판정 기준표에 4급수로 지정한 종입니다. 환경부는 깔따구, 실지렁이, 나방애벌레, 거머리가 서식하는 곳은 '공업용수 2급, 농업용수로 사용이 가능하며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이라고 기준표에 표기해 놓았습니다. 

 환경부의 수질등급별 수생생물 기준표에 따르면 4급수에 서식하는 종으로 깔따구, 실지렁이, 나방애벌레, 거머리를 표기해 놓았다. 4급수는 공업용수 2급, 농업용수로 사용 가능하며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이다.
 환경부의 수질등급별 수생생물 기준표에 따르면 4급수에 서식하는 종으로 깔따구, 실지렁이, 나방애벌레, 거머리를 표기해 놓았다. 4급수는 공업용수 2급, 농업용수로 사용 가능하며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이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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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향기 맞으며 기분전환을 위해 나섰던 금강길이 악몽 길로 변했습니다. 죽고, 썩어가는 사체만 가득한 금강에 언제쯤 봄이 올까요?


#4대강 사업#공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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