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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루이스 미국 코넬대 평화분쟁연구소 방문 학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반도 배치가 추진되고 있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수단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조지 루이스 박사 조지 루이스 미국 코넬대 평화분쟁연구소 방문 학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반도 배치가 추진되고 있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수단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루이스 박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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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www.mnd.go.kr)에 '사드 바로알기'란 제목으로 게시한 자료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는 이미 11차례 실시한 실사격에서 100% 성공을 기록함으로써 높은 명중률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핵실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정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방침을 공언한 이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드 실효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국방부는 자료에서 "주한미군의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남한지역의 2분의 1에서 3분의 2 범위에 대한 탄도미사일 방어가 가능하다"면서 "사드는 이미 11차례 실사격을 100% 성공시켜 높은 명중률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국방부의 주장은 얼마나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이야기일까?

사실 사드는 아직까지 실전에서 한 번도 검증되지 않은 무기체계다. 국방부가 주장하는 "100% 요격 성공"도 표적 정보가 사전에 제공되는 등 조건이 완벽히 갖추어진 상태에서 실험이 이루어졌다는 한계가 있다.

미 국방부 안에서조차 회의적 분위기가 존재한다. 지난해 3월 마이클 길모어 미 국방부 미사일 운용시험평가국장은 상원 군사위원회 전략분과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지금까지 비행실험과 신뢰성 실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사드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은 지속적이고 꾸준한 신뢰성 향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시인한 바 있다.

또 기본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하는 용도로 개발된 사드 체계가 유사시 한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은 북한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방어효과가 있는지도 검증 되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사드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은 종심이 짧은 한반도 지형을 고려한 400km 범위 내 상황에서의 요격 실험은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한·미 양국 정부가 내세우듯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강력한 방어수단이라는 주장에 대해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지난 20여 년 동안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를 연구해 온 조지 루이스 박사는 코넬대학교 평화·분쟁연구소의 방문 학자다. 루이스 박사는 미사일 방어체제의 기술, 체제, 함의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지난해 시어도어 포스톨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와 공동으로 사드 요격 성능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루이스 박사는 최근 <오마이뉴스>와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사드의 분명한 한계는 고도 40km 이하로 날아오는 물체는 요격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면서 "사드가 잡아낼 수 없는 저고도 미사일을 북한은 다량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치 유사시 한국을 공격할 북한의 미사일을 다 막아낼 수 있는 것처럼 사드의 성능을 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루이스 박사는 북한이 다량 보유한 스커드 B(사거리 300km 추정), 스커드 C(사거리 600km 추정) 미사일의 경우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한 후 목표물을 향해 떨어지는 단계에서 빙글빙글 돌거나 나선형 궤적을 보이는 등 불규칙한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사드 체계가 이를 정확히 조준해서 명중시키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사거리 1000km로 추정되는 노동 미사일의 경우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사드 시스템이 불규칙한 움직임 외에 진짜 탄두와 기만탄을 구별하지 못하는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작 유사시 한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미사일들에 대해 사드가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얘기다.

다음은 루이스 박사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 미국 미사일방어청(MAD)은 사드 성능과 관련해, 지금까지의 요격실험에서 모두 성공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박사께서는 사드의 요격 성능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의 맥락에서 사드의 가장 중요한 한계는 사드가 고도 40km 아래로 날아오는 물체는 요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사드는 적외선 탐지기를 사용해서 목표를 추적하기 때문인데, 낮은 고도의 대기압 열은 적외선탐지기를 무용지물로 만들기 때문이다. 사드가 잡아낼 수 없는, 서울을 공격할 수 있는 저고도 미사일을 북한은 다량 보유하고 있다."

- 지난해 사드 요격 성능 분석을 통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떨어지는 단계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낙하하거나, 불규칙하게 나선형으로 낙하하는 현상을 보여 현재의 사드 체계로는 이를 제대로 요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미사일이 대기권에 다시 진입하면 불규칙하고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높은 고도에서는 미사일 자체가 공중회전을 하거나 낮은 고도에서는 공기의 압력 때문에 불규칙하게 나선형으로 낙하하는 현상인데, 이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때는 사드 시스템이 조준하기가 어렵다. 사드의 요격 체계는 그렇게 빨리 대응할 수가 없다."

- 지난해 현재의 사드 체계가 진짜 탄두와 기만탄을 식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 근거에 대해 설명해 달라.
"대기권 밖에서 상당 시간을 비행하는 장거리 미사일인 경우, 그 경중(輕重)에 관계없이, 탄도 궤적이 동일해진다. 레이더는 물체의 외적 특징만 잡아내기 때문에, 탄두와 기만탄을 구별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탄두를 위장하기 위한 장치가 있다면 이는 더욱 어려워진다. 사드의 요격장치는 초고층 대기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 따라서, 요격이 가능한 최저점에 이르기 전에, X밴드 레이더가 대기저항을 분석해서 탄두를 구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이 성공하려면, 레이더가 탄두를 구별해내기 전에 발사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 북한이 사드 체계를 기만할 수 있는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고 보는가.
"북한은 물론 사드의 요격을 어렵게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예컨대, 다단계 로켓추진체 중 마지막 추진체를 파편으로 폭파할 수 도 있다. 최근 우주 로켓발사에서도 추진체를 파편으로 만든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하면, 거짓 목표가 생기는 것이다. 북한이 과연 이런 조치를 취할지 혹은 이미 취했는지, 또 그런 조치가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 직후 한국 정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개발 중인 ICBM 이외에 스커드 B와 스커드 C, 노동미사일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만약 북한이 이런 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려고 한다면, 사드 체계는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위에서 언급한대로,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북한이 미국으로 발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한국으로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 다만, 사드가 스커드 C 미사일과 같은 중거리 미사일을 요격할 가능성은 있다. 사드는 실제 전투에서는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또한 북한이 사드 체계를 무력화할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앞의 질문과 연장선상에서, 북한이 보유한 각종 미사일에 대해 사드의 요격 성공률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해 줄 수는 없는가.
"사드는 최근 요격 시험에서 완벽한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실험결과가 좋다고 실전 상황에서 무기체계가 잘 작동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과거 미국의 패트리엇 요격 시험도 만점이었다. 하지만 1991년, 걸프전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은 이라크가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완전 실패했다. 이라크의 미사일은 요격실험 때 사용한 미사일과는 상당히 다른 종류였던 것이다. 사드가 북한 미사일 방어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단정할 수 있는 방법이 기본적으로 없다."



태그:#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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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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