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광야의 뜻을 모르는 것 같다."'다시민주주의포럼(야권연대 촉구 재야 원로모임)'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한완상 전 부총리가 야권연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안 대표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8일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한 전 부총리는 "(대권 등) 야심들을 다 훌훌 털어내는 힘이 광야의 힘"이라며 최근 "광야에서 죽겠다"고 말한 안 대표의 발언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야는 정말 목숨을 내걸고 다른 사람이 못하는 소리를 외롭게 지르는 곳"이라며 "그분(안 대표)는 광야에 살지 않고 넉넉한 가정에 살아 (이를) 잘 모를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대중도 1987년 단일화 못한 것 가장 후회"한 전 부총리는 3년 전 안 대표와 만난 일을 떠올리며 "(당시 안 대표에게) '당신의 빛은 스스로 발하는 발광체가 아니고 반사체다. 국민의 여망을 반사하는 동안은 빛날 것이다. 그러니 발광체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야권연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87년 (대선) 후보 단일화를 하지 못한 일을 일생 가운데 가장 부끄러웠던 일로 꼽았다"고 말한 한 전 부총리는 "(안 대표는) 왜 이런 이야기를 참고하지 않고 자기가 나와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이건 정말 생각이 짧은 사람의 판단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역사를 알고, 김 전 대통령의 회한을 이해하는 (국민의당의) 천정배 공동대표나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 같은 사람은 (안 대표의 생각과) 다르잖나"라며 "(이대로 간다면) 안 대표 개인의 실수를 넘어 역사의 후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부총리는 안 대표가 강조하는 '3정당 구도'을 두고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한 전 부총리는 "(안 대표는)타킷을 잘못 잡았다"며 "지금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양당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영구집권을 꾀하는 집권당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국민의당은 창조적 선명 야당의 역할을 하고 싶지 않고 더 여당다운, 더 집권당다운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전 부총리는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뿐만 아니라, 국회선진화법이 날아감은 물론, 의회 독재가 가능해질 것이다"라며 "그들(새누리당)이 늘 부러워했던 일본 자민당식 영구집권의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한편 지난 4일 출범한 다시민주주의포럼은 한 전 부총리를 비롯해,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지선 스님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외에도 함세웅 신부, 황석영 소설가, 최종원 전 의원, 이해동 목사, 김윤수 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등이 포럼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권연대 협의를 위한 '비상정치협상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여다야 구도로 치러지는 총선은 '오만한 집권 여당의 압승'과 '야권의 필패'라는 정치적 재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야권의 제 정당들은 총선 승리와 2017년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절박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여야 1대1 구도'로 총선이 치러지도록 연대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일까지 정치협상 실무대표를 선정해 비상정치협상회의를 구성하고 수도권 후보 단일화 우선 협상, 정당 대표자 회동 추진 등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