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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에게 2연패를 당한 이세돌 9단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알파고에게 2연패를 당한 이세돌 9단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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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완승이다. 알파고가 완벽한 대국을 펼쳤다."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연거푸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이세돌 9단은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에 211수만에 백 불계패(기권패)했다. 전날 열린 제1국에서도 이 9단은 186수만에 흑 불계패했다.

2연패 당한 이세돌 "알파고가 완벽한 대국 펼쳐"

이 9단과 알파고는 이날 각자에게 주어진 2시간을 모두 쓰고 1분 초읽기에 들어갈 정도로 신중한 대결을 펼쳤다. 알파고가 초반 변칙적인 수를 뒀지만, 이 9단이 잘 막아내면서 대국은 중반까지 팽팽하게 전개됐다. 하지만 중반부 들어 알파고가 중앙에 있는 백 '대마'를 공격하자 이세돌이 '바꿔치기'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하면서 형세는 알파고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이 9단이 오후 5시 20분쯤 마지막 1분 초읽기를 남겨두고 돌을 던지면서 4시간 20여 분에 걸친 대국은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6시쯤 진행된 기자간담회장 나타난 이세돌 9단은 전날보다 표정이 어두웠다. 이 9단은 "대국을 하면서 한 번도 앞선 적이 없었다"면서 "알파고의 완승이고, 알파고가 완벽한 대국을 펼쳤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알파고의 약점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이 9단은 "약점을 못 찾아 두 번 다 진 것 같다"고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구글 딥마인드 CEO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굉장히 훌륭한 대국이었고 끝내기까지 긴장감이 팽팽히 감도는 대국이었다"면서 "이세돌 9단의 뛰어난 기력 탓이지만 알파고도 예측 못할 변칙수를 둬 흥미진진한 대국이 됐다"고 평가했다.

알파고 스스로 승리를 확신했느냐는 질문에 하사비스는 "알파고는 바둑 경기를 진행하면서 스스로 승산을 추정하는데 중반부까지는 동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부 들어 끝내기로 가면서 점점 더 확신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제는 이세돌이 한 번이라도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느냐의 문제"

10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두번째 대국에서 아마 6단인 아자 황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왼쪽)가 알파고 대신 흑돌을 놓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두번째 대국에서 아마 6단인 아자 황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왼쪽)가 알파고 대신 흑돌을 놓고 있다.
ⓒ 구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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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해설위원으로 참여한 마이클 레이먼드 9단은 "알파고가 흑을 잡아 포석이 궁금했는데 지난해 10월과 달리 대국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혁신적이고 모범적이고 때론 위험한 수를 둬가며 앞서갔는데, 중반부에서 큰 실력을 느꼈고 바둑 기풍이 아름답다고까지 생각했다"고 알파고를 극찬했다.

유창혁 9단도 "어제와 달리 이세돌 9단이 너무 안전하게 행마한 것 같다"면서 "알파고는 어제 끝내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너무 잘했다"고 평가했다.

다음 대국 전망을 묻자, 이세돌 9단은 "2대 0이고 쉽지 않을 것 같다, 최소한 한 판은 이기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면서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어렵다, 그전에 승부를 거는 쪽으로 가야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나름 전략을 밝혔다. 5대 0 완승 내지 1패 정도를 예상했던 며칠 전 분위기와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이날 바둑전문채널 <바둑TV>에서 대국을 중계한 김성룡 9단도 이세돌 9단이 먼저 초읽기에 몰리며 형세가 기울자 "우리 전문가들이 오판한 것 같다, 처음에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한 번이라도 이기겠냐고 봤는데, 이제 보니 거꾸로 이세돌이 한 번이라도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고 한탄했다.

다만 김 9단은 "(이 9단에게) 패착도 찾기 어렵다, 팽팽하게 가다 알파고가 인간이라면 두기 힘든 특이한 수를 뒀다"면서 "이세돌 9단이 지더라도 승부수를 날려야 했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아쉽게 졌다"고 평가했다.

이제 이세돌 9단은 남은 세 차례 대국을 모두 이겨야 최종 승리할 수 있다. 제3국은 오는 12일 오후 1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 13일과 15일 각각 제4국과 제5국이 진행될 예정이다.


태그:#이세돌, #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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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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