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2일 4차 공천심사 발표에서 울산 울주군 3선 중진인 강길부 의원을 비롯해 김문찬·이종직 예비후보를 탈락 시키고 강정호·김두겸 예비후보를 경선 대상자로 지정했다. 이어 15일 브리핑에서 "김두겸 예비후보가 울산 울주군 경선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김두겸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른 강정호 예비후보(변호사)가 16일 여론조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김두겸 예비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앞서 공천 배제된 강길부 의원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무성 죽여버려' 할 정도로 위세를 떨치는 친박 실세 윤상현 의원이 김두겸 후보를 지지하여 경선에 개입한 것은 계파사천이라 할 것"이라고 비난하며 무소속 출마 뜻을 밝힌 바 있다.
함께 공천 배제된 김문찬 후보도 "친박 두 명만 여론조사를 했다"는 말이 나오자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친박 핵심으로 알려진 타 지역 의원이 울주의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동영상이 SNS로 유포됐다. 이런 상황에서 경선에서 탈락하면 공천심사의 이중적 잣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무소속 출마 뜻을 비치기도 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의 울산 울주군 공천을 두고 탈락한 후보들이 잇따라 이의를 제기하면서 새누리당은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강정호 변호사 "여론조사에 후보들 관여도 못해, 참관인 없어"강정호 변호사는 16일 오전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15일) 제가 공천에서 탈락한 것은 그 동안 울주군민들이 제게 보여준 관심과 사랑으로 비춰볼 때 언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각 후보 측에서 여론조사기관 선정에도 전혀 관여하지 못했고, 참관인도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론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되지도 않았다"며 "이에 대해 자체조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공천이 확정된 김두겸 예비후보 측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두겸 후보의 출생지가 울산광역시 남구 두왕동으로 알고 있었는데 자신의 밴드에 '김두겸의 문안편지'라는 글에 '저는 울주군 온양읍 대운산 자락에서 태어났다'라고 올렸다"며 "공천을 받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는 있지만 유권자를 속여서 자신의 뜻을 이루려는 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두겸 예비후보 측은 "김 후보가 울주군 청량에서 태어난 건 명확한 사실이다.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되는 과정에서 지금은 행정구역 상 남구 두왕동으로 편입된 상태라 그렇다. 김 후보가 청량초등학교를 졸업한 것만 봐도 울주군 출신이라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가 대운산 자락에서 자랐다는 부분은, 김 후보의 본가가 거기고 부친 주소는 지금도 그 쪽이다. 실제로 김 후보도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몇 년간 보냈다. 밴드글은 지지자가 올린 것으로 선관위에도 소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강정호 변호사는 "저는 '온양읍 대운산에서 태어났다'고 한 것을 문제 삼는데 청량면이 나오는 것은 동문서답이다"면서 "선관위에서도 확인했다. 현행법에 출생지를 속이면 5년 이하의 징역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의 경선이라고 하면 후보들이 관여하고 참관인이 목격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패배했다는 결과만 통지하는데 어떻게 믿을 수 있나"며 "공관위에 이의 신청을 하고 법원에 증거보전신청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새누리당 울주군 공천을 둘러싼 파문은 새누리당이 자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경선 대상 등이 확정되기도 전인 이달 초 울주군 주민들에게 윤상현 의원이 김두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는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논란이 인 것이다.
특히 윤상현 의원이 지난 2월 27일 누군가와 통화하면서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다 죽여"라고 말하는 녹취록이 지난 8일 언론에 공개되면서 새누리당 울주군 후보들 사이에서는 불공전 경선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국 윤상현 의원 뜻대로 김두겸 후보가 공천되면서 논란은 더 가중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