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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아들과 50대 아버지가 함께 쓰는 글쓰기, 이른바 섞어쓰기다
 20대 아들과 50대 아버지가 함께 쓰는 글쓰기, 이른바 섞어쓰기다
ⓒ 정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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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거나, 기억나지 않거나. <고딩아빠잡설>이란 제목으로 지역 신문에 일주일에 한 편씩 고딩들의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4년 전 시작해 재작년 여름에 연재를 매듭지었다. 잡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던 '고딩놈'은 지난 3월 초 대학에서 첫 강의를 들었다. 시간표를 보니 '창작이란 무엇인가'라는 전공과목을 비롯해 '고전으로 읽는 정치' '앎과 삶' 등 교양과목이 눈에 들어왔다.

<고딩아빠잡설>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청소년들의 고된 삶을 어른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취지에서였다. 2016년 새봄, <그렇거나, 그렇지 않거나>를 생각한 이유는 20대 청년의 고민과 50대 중년의 생각을 나눠보기 위해서다. 10을 기준으로 했을 때 2는 청년이 쓰고 8은 내가 쓸 참이다. 시간이 지나면 7 대 3, 6 대 4로 바뀔지 모를 일이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대학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학생이 계속 줄어들는 추세라고 한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대학 도서관 409곳에서 재학생 1명당 평균 7.4권을 빌리는 데 그쳤다. 학생 42%는 1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도를 보고 '먹고 대학생'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니 먹고 살기 위해 취업에 매달리는 도서관 풍경이 떠올랐다. 문과대생이나 공대생이나 똑같은 수험서를 보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 할 것인지, 깊은 한숨이 나오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이대팔 섞어쓰기 같은 고민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20대 아들과 50대 아버지의 글쓰기, 시작합니다

이대팔 섞어쓰기에서 2를 담당하는 청춘은 입학 후 채 일주일이 되기도 전에 동기들과 첫 술잔을 나눴다. 얼마 전에는 낮술의 맛을 느끼기도 했다.

"아빠, 술 마시고 나와 보니 아직도 대낮이었어. 참 신기하던데."

술과 대학생활을 뗄 수 없는 관계다. 전적으로 내 경험에서는 말이다. 술 마시기, 연애하기, 책읽기, 방황하기, 여행하기, 우정 나누기 등 '이대팔 섞어쓰기'의 소재는 무제한이다. 누가 초안을 쓸지, 누가 마무리를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함께 글을 써보자는 나의 제안에 2를 담당할 청춘은 재미있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떤 형태의 글이 나올지는 아직 짐작하기 어렵다. 우선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마음>을 같이 읽기로 했다. 100여 년 전에 나온 소설이지만 관계, 불신, 불안, 외로움의 감정들이 지금도 생생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주인공 '나'의 신분이 대학생이란 점도 이 책을 선택하는데 한 몫을 했다. "이대팔 섞어쓰기" <그렇거나, 그렇지 않거나> 첫 시작은 3월 25일이다.


#글쓰기#아버지 #중년#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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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글쓰고 영상기획하고, 주로 대전 충남에서 지내고, 어쩌다 가끔 거시기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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