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부산 연제구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예비 후보가 21일 오후 연산동의 한 공원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94세의 구두미화원,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20대 취업준비생...

부산 연제구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예비후보의 선거대책위원들이다. 소위 말하는 '명망가'는 없다. 국회의원에 도전하겠노라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이 너도나도 거물 정치인이나 지역의 유력 인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신경을 쓴 선대위 구성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누구보다 이번 선대위 구성에 고심을 기울였다고 했다. 오히려 정치인들을 '모셔올 때'보다 품도 더 들었다. 정치에는 관심 없다며 손사래 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품을 들인 건 멀리 있는 '힘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닌 주변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21일 오후 열린 선대위 발족식도 주민들이 오가는 동네의 작은 공원을 택했다. 정치인들을 병풍처럼 세워놓고 세를 과시하는 선대위 출범식은 없었다. 김 후보는 이것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더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이날 선대위 출범식에서 그는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조용히 이야기해나갔다. 불우했던 가정 형편과 방황 끝에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말한 그는 지금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다수의 사람에게는 희망조차 사치인 시대"라며 "사회의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대변하고자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박' 국회의원에 맞서는 정치 신인 "고인 물은 썩기 마련"

큰사진보기
▲  부산 연제구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예비 후보가 21일 오후 연산동의 한 공원에서 열린 선대위원회 발족식을 열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런 모양새로 상대 후보를 이길 수 있겠느냐고 물어왔다. 더군다나 상대는 이른바 '진박'으로 불리는 박근혜 정부 전직 장관 출신이다.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에 도전하는 젊은 정치 신인에 대한 시선은 걱정이 크다. 

그는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며 "모든 분야는 경쟁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고 답한다. "새누리당 25년 일당 독점 속에서 경기 침체는 끝이 없고, 청년들은 부산을 떠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인다.

김 후보는 국회의원이 되면 만들겠다는 2가지 법안을 미리 정해놓았다. 과세 표준 30억 원을 초과하는 상속과 증여에 대한 세율을 인상해 마련한 재원을 초고령자와 영유아 의료지원에 사용하겠다는 게 첫 번째 목표 법안이다.

비정규직 차별금지법을 통해 동일 노동·동일 임금을 실현하고, 부당 해고될 때는 기본적 생활을 가능하게 하면서 재취업의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돕는 법안도 제정하려 한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꿈을 말하며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기 위해 당 지도부의 눈치를 보는 정치인이 아닌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한 길을 가겠다는 소신을 직접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