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신촌의 한 모텔촌을 찾았다. 대낮에 웬 모텔이냐고 의아해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곳은 곧 청년창업의 메카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2016일자리대장정을 펼치고 있는 서울시는 대학 밀집지역인 신촌역-홍대입구역-합정역 주변, 일명 '신홍합 지역'에 창업 인프라를 그물망처럼 촘촘히 조성해 청년창업 열기를 북돋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현재 강남, 용산 2곳에 운영중인 청년창업센터를 아울러 내년 4월 청년창업 컨트롤타워인 '서울창업허브'를 마포구에 열기로 했다.
청년들이 누구나 부담없이 회의실과 사무기기를 이용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서울창업카페'도 작년 12월 문을 연 숭실대입구역점에 이어 2호점을 신촌에 열기위해 공사중이다.
마포구 ANT빌딩에는 구글캠퍼스, 무중력지대와 같은 '청년창업 네트워크 공간'이 마련돼 지난 18일 개관했다.
박 시장이 오늘 방문한 창업모텔(가칭)은 예비 창업가들의 베이스캠프로 제공하기 위해 시가 지난달 매입했다. 올 1월말까지도 실제 영업을 했던 곳으로 리모델링을 거쳐 내년 상반기 개관할 방침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에 17개의 방으로 이뤄진 이 건물은 향후 민·관 전문가 자문단이 공간조성 및 관리운영방안을 마련해 실제 운영은 민간에 위탁한다.
박 시장은 '왜 모텔에 자리를 잡았냐'는 질문에 "이곳저곳 찾다가 마땅한 곳이 없어 할 수 없이 모텔 건물을 매입했는데, 정해놓고 보니 주변에 시설협력이 가능한 교회와 동사무소가 있어 오히려 좋은 조건이 된 듯하다"며 "도시 재생의 상징적인 패러다임이 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건물 리모델링을 맡은 현승헌 선랩건축사사무소 소장은 "모텔은 주거와 가장 유사한 용도의 시설"이라며 "기존의 자원을 초대한 절약하면서 리모델링을 통해 도시재생을 어떻게 이뤄내는지 지켜봐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이화여대를 방문, 서강대, 연세대, 이대, 홍익대 총장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청년일자리 창출과 신홍합지역 활성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이어 상권 쇠퇴로 빈 점포공간을 대학이 직접 빌려 창업 희망 학생들에게 제공한 '이화 스타트업 52번가'를 방문해 학생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