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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하는 기자들을 피해 지하상가 계단을 이용해 당사를 나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하는 기자들을 피해 지하상가 계단을 이용해 당사를 나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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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 투쟁'은 결국 25시간 15분 만에 끝이 났다.

새누리당은 4월 총선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25일 오후 최고위원회를 열고 공천이 보류돼 있던 6곳 가운데 3곳에 공천을 의결했다. 전날 김 대표가 무공천을 선언한 5곳 가운데 2곳도 포함됐다. 비록 논란의 핵심 지역이었던 유승민,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 무공천은 관철 시켰지만 또 한번 타협하면서 여전히 '30시간의 법칙'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됐다.

서울-부산-서울, 김무성의 25시간 15분

김 대표는 지난 24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이 보류된 5곳을 의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며 서울 은평을 유재길, 송파을 유영하, 대구 동구갑 정종섭, 동구을 이재만, 달성군 추경호 후보 등의 공천을 거부했다. 5개 지역 모두 청와대의 무리한 '공천 개입'이라는 논란이 있었던 곳으로 김 대표가 공천장에 직인을 찍지 않는 '옥새 투쟁'을 자신의 마지막 카드로 꺼내 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김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로 향했다. 공천 의결을 위한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지역에 도착한 김 대표는 영도다리 위에서 서서 바다를 바라보며 고뇌에 찬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그동안 지역구에 한 번도 오지 못해 내려 온 것"이라며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오직 국민만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사이 서울 새누리당 당사에서는 김 대표의 '반란'으로 큰 소란이 일었다. 원유철 원내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 인사들은 긴급하게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당 대표가 '사고' 상태가 되면 직무대행을 세울 수 있다는 당헌을 들고 어떻게든 최고위원회를 열겠다며 김 대표를 압박했다. 이후 원 원내대표 등이 부산으로 내려가 김 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은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만나 회와 소주를 마셨다.

그러나 두 사람의 회동에서는 이렇다 할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김 대표는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 서울로 올라가 정상적으로 당무를 수행할 것임을 내비치면서 일말의 타협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태도가 '당 대표 사고 상태'라는 해석을 원천 봉쇄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열지 않기로 했던 최고위원회를 소집하면서 또 다시 타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김 대표는 상경해 25일 오전 11시 38분 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 이 회의는 한 차례 정회를 거쳐 15시 45분까지 이어졌다. 가장 먼저 회의장을 나온 안대희 최고위원은 "3명을 공천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무공천 방침을 선언 한 지 25시간 15분, 후보 등록 마감을 3시간 45분을 남긴 시각이었다. 이 회의에서 김 대표는 대구 동구갑 정종섭, 수성구을 이인선, 달성군 추경호 후보의 공천장에 도장을 찍었다.

이 가운데 이인선 수성구을 후보는 새누리당을 탈당한 주호영 의원의 공천 효력 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공천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에 새누리당은 후보공모 절차를 다시 하면 공천 할 수 있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받아 이날 오전 9시부터 오전 10시까지 한 시간 추가 공모를 하고 이 후보를 재차 단수공천했다. 결과적으로 대구에서는 유승민 의원 지역구에 출마했던 이재만 후보만 공천장을 받지 못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내가 왜 진박이 됐는지 나도 모른다. 그게 다 언론이 그렇게 만들어가버렸다"라며 "'내 자신이 어떻게 해서 진박이 됐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나는 진박이라는 테두리 안에 (들어)온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자신이 '진박'으로 분류되는 것을 부정한 것이다. 이 후보는 그동안 대구의 다른 후보들과 함께 '진박 6인방'으로 불려왔다.


태그:#김무성, #30시간의 법칙, #원유철, #이재만,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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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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