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바람이 서울에 상륙했다. 8일 발표된 한국갤럽조사에서 호남의 국민의당 지지상승세가 서울 유권자 민심을 녹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그간 이번 총선의 향배를 알고자 하는 유권자와 전문가들은 호남 녹색바람의 서울 상륙시기는 언제일 것인가 따져온 것이 사실이다. 투표일을 코 앞에 둔 시점에 그 시기에 따라 결과 예측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진보·중도, 블루칼라·학생층 지지 몰려
호남발 녹색바람은 태풍이 되어 서울로 상륙했다. 중도층 뿐 아니라 보수층과 진보층까지도 흔드는 양상이다. 정당지지도와 비례지지도의 차이 또한 눈여겨 볼 만하다. 국민의당 정당지지도에 비해 비례지지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비례대표는 3번'이라는 안철수 대표의 발언이 먹히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비례지지율 상승으로만 그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야권 단일화가 무산된 마당에 더민주로부터의 이탈현상 조짐도 심상치 않다. 계층별로는 블루칼라와 학생층의 지지율 상승이 두드러진다. 특히, 이번에 관측된 호남발 태풍이 호남 출신의 국민의당 서울 지역구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호남의 국민의당 지지상승율, 한 달 새 2배 넘어
호남 민심 변화가 서울 상륙에 걸린 시간은 얼마나 될까. 갤럽조사에 따르면, 3월 3째 주 17%, 4째 주 22%, 5째 주 30%로 급등했던 호남의 국민의당 정당지지도는, 4월 1째 주에 37%로 발표됐다. 한 달 간의 변화율이 2배가 넘는다. 7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호남의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은 50.8%를 기록했고, 6일 발표된 동아일보와 시대정신연구소 조사에서도 49.5%를 기록했다. 여러 조사에서 국민의당이 일으키고 있는 호남의 녹색바람이 결코 작지 않다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한편, 이번 갤럽조사에서 서울의 국민의당 정당지지도는 17%로 지난 주 대비 5%p 수직 상승한 반면, 더민주는 20%로 1%p 하락했다.
호남과 서울의 국민의당 지지세는 상승동조 현상
비례대표 지지도 추이를 살펴보면 국민의당 녹색바람은 뚜렷하게 확인된다. 서울의 국민의당 비례대표 지지율은 23%로 전주 대비 8%p나 급상승했다. 호남에서도 동 지지율은 38%로 7%p나 급상승했으니 상승율 수치로만 보면 이전에 없던 '상승동조 현상'이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더민주 흔들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새누리와 함께 더민주가 벌였던 '공천파동'과 '읍소식 선거운동' 등에 대한 실망감으로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야권단일화'가 무산될 확률이 높아짐에 따라 호남발 국민의당 지지상승세가 서울의 더민주 지지층을 흔들고 있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보수·중도·진보 다 흔들어
또 갤럽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층은 보수와 진보, 중도층 등 정치성향 전반에 고르게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정당 지지층 보다는 비례투표 지지도에 있어서 국민의당의 구심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이번 총선의 막판 변수로서 어떤 파급력을 끼칠 것인가를 궁금케 하는 부분이다. 4월 1째 주 국민의당 '정당지지층'의 보수:중도:진보 구성비는 11:21:16으로 전 주 대비 각각 3p:6p:2p가 상승한 수치다. '비례지지층' 구성비의 경우엔 그 지지도 상승 추세가 뚜렷한데, 13:21:22로 보수층 차이는 2%p인데 반해 진보층에서 6%p 차이로 더민주 지지층 이탈동조현상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1·2번에 대한 실망감, 남은 기간 어디까지
7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이다. 이른바 '깜깜이 기간'이다. 이 기간을 돌입한 즈음에 발표된 갤럽조사 내용은 총선 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번 갤럽조사 발표는, 인물투표와 정당투표로 분할하는 투표행태를 일컫는 '스플릿Split 투표' 현상을 입증하기도 했지만, 막판 선거 변수로 인해 일부 선거구에서는 인물투표에까지 수렴될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