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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이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4년의 국정을 운영할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날이자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 가장 대접받을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헌법 1조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표상적인 말일 뿐, 대의민주주의에서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권력이 직접 행사되는 일을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선거만큼은 간접적으로나마 그 권력이 실현될 수 있는 장이 된다.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나의 역할과 힘을 실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이제 갓 어른이 된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의미가 깊다. 자신이 사회의 구성원임을 인정받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과 올해는 어느 때보다 청년 담론이 큰 화두로 떠올랐다.

'금수저', '흙수저'로 청년 세대 안에서 서로를 규정하는 계급론이 대두되었고, 박근혜 대통령은 청년희망펀드를 제안하기도 했다. 청년 실업률은 12.5%를 찍으며 역대 최고치로 치솟기도 했다.

이 시국을 마주한 20대 총선에는 '흙수저'를 외치는 정당이 나오거나 자신이 이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임을 표방하며 출마한 후보도 있다. 이번 임팩트(IMFACT)의 20대가 바라보는 20대 총선 프로젝트에서는 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이 시대의 청년들을 만나 투표와 선거 참여에 대해 물어보았다.

- 이번 20대 총선 투표 하실 건가요?
정00(취업준비생, 25) : "네, 당연히 투표 합니다. 기다리고 있어요. 투표권이 생긴 이래로 모두 참여했습니다."
구00(휴학생, 24) : "네. 투표권이 생긴 후 다 참여했어요. 대선, 총선 참여했었죠."
고00(대학생, 22) : "네 저도 할 것 같습니다."
전00(대학생, 20) : "전 투표 안 할 것 같아요." 

- 왜 투표를 안 할 건가요?
"아직 20년밖에 안 살긴 했지만 주변에서 하는 얘기들을 들어보고 또 실제로 체감상 진보당이 되든 보수당이 되든 바뀌는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차악이라도 투표하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다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19대 국회의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사한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3명 중 약 2명(65.6%)이 당시 총선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반드시 투표하겠다 답한 층은 56.9%였다.

반면, 투표할 생각이 없는 이유에는 '투표를 해도 바뀌는 것이 없어서'가 52.8%로 1위였고 그 다음으로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25.2%, '후보자에 대해 잘 몰라서' 11.9%로 뒤를 이었다. 우리 프로젝트에서 실제 인터뷰를 할 때 가장 많이 들은 것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수식어로,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19대 총선에서의 2030 투표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30 세대 투표율이 18대 총선에 비해 19대 때 상승했다
19대 총선에서의 2030 투표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30 세대 투표율이 18대 총선에 비해 19대 때 상승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투표를 하신다고 한 분들은 자신만의 투표 기준이 있으신가요?
정 : "저는 정당을 보고 투표를 합니다.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는 어떠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의사를 모으고 표출하는 데에 있다고 봅니다. 정당에 소속되어 출마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러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정당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투표할 거예요."

오 : "저도 정당 보고 뽑을 겁니다. 아직 몇 번을 뽑겠다는 확실한 결심은 안 했어요. 별로 선호하는 정당이 없어서 내가 싫어하는 정당이 뽑히지 않도록 최대한 유리한 쪽을 뽑겠다는 측면으로 뽑으려고요. 정당 투표는 정책보고 마음에 드는 곳으로 투표할 예정이고요."

구 : "솔직히 인물, 개인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출마한 당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당을 보고 뽑아주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당이 벌여온 활동들, 지향하는 가치 등 모든 것들이 축약되어서 그 후보가 출마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또 후보 개인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는 많지 않아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기 힘들어요."

고 : "후보자들을 잘 몰라요. 당의 대표자나 대선 후보와 같은 유명한 정치인은 어떤 행적을 했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잖아요. 근데 그런 후보가 아닌 이상 수많은 후보자들의 공약을 파악하는 건 어려워요. 그래서 예전에는 당들이 자신들만의 색이 있다고 생각해서 당을 보고 뽑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요즘에는 당에 대한 특성도 많이 흐려진 것 같아요. 또 수많은 당들이 존재하는데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좀 더 자신들을 어필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공약 같은 경우에는 '공약은 지켜지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고정되어버렸어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투표는 하는 게 맞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뉴스 보면서 지금 어떻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는지 다 파악하기에는 20대들은 너무 바빠요."

- 후보자들의 공약집을 다 보시나요?
구 : "그러긴 어렵죠. 사실 공약집을 꼼꼼히 읽어보지는 않아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하나는 공약이 이행될 거라는 것에 대한 믿음이 없어요. 두 번째는 공약집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는 거죠. 선거할 때 집으로 날라 오는 공고물은 읽어보는 편인데 개인 후보의 공약도 있지만, 기본 중앙 정당에서 내는 공약은 직접 정책 사이트에 들어가서 다운받거나 하는 개인의 노력이 없으면 일상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워요. 학교에 배치해주는 것도 아니니 말이에요."

고 : "전반적으로 이해가 되긴 하는데 전문 용어 같은 경우는 모르겠어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게시한 선거일정에 따르면 4월 3일 유권자들이 거주하는 집으로 각 정당 별 선거 공보와 지역구 후보들의 공보, 그리고 투표소 위치와 투표대상자를 명시한 종이를 모아 발송한다.

이번에는 역대 최고로 많은 21개의 정당이 선거등록을 했으며, 선거공보에는 당의 목표와 비례대표 후보의 약력을 담았다. 또한, 각 지역구 후보들은 자신의 재산, 가족관계, 전과 기록을 비롯해 공약 및 포부를 담아 선거공부를 제작해 배포했다.

그러나 취재원들의 답변과 같이 새로 제시하는 공약은 어려운 용어들이 많거나 새로이 만들어 생소한 공약이 많고, 이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이 부족해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 혹시 선거 공약이나 총선에 나가는 국회의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구 : "여러 개가 있지만 20대 공약이 풍부해졌으면 좋겠어요. 주거문제, 등록금, 대학생활에 들어가는 생활비 문제 등 20대의 삶을 관통하는 정책들이 많아져야 돼요. 얼마 전에 20대 공약 설문조사에 참여했었어요. 여러 20대 공약에 대해 설문하고 정당에 제안하는 정책협약을 하기 전 과정이라고 하더군요.

청년계층으로 묶이는 공약도 필요하지만 대학생이란 계층이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반값등록금 이후로는 대학생에 관한 정책은 많이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어요. 대학생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어줄 공약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 "정치하시는 분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맨날 선거하기 전에는 그럴듯한 공약을 발표하고 나서 선거 이후에는 공약을 거의 안 지키시고 국회의원의 권위만 누리시는데, 제발 발표한 공약의 반만이라도 지켜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당이 있다면 다음 21대 총선에서는 꼭 그 당에 투표하겠습니다."

- 투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시나요?
구 : "네. 그런데 투표만으로는 세상이 바뀌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이 있었잖아요. 제가 행사하는 소중한 한 표가 올바로 지켜지고 있다는 확신이 가지 않아요. 선관위 측에서 국정원 개입에 대해서 뚜렷하게 의혹을 해소시켜주지 않았잖아요.

그렇다 보니 투표를 잘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외의 소중한 한 표를 지키기 위한 다른 활동들이 더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거리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거나 사회문제를 이슈화시키는 것도 중요하죠. 특히 저는 개표하는 시스템이 바뀌는 것이 동반되어야지 소중한 한 표가 실질적으로 힘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이번 총선에서 제가 바라는, 나와 함께 활동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후보자들이 많이 국회에 등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에 좌절하지 않고 이 총선이 좋은 사회로 나아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계속 문제들에 도전해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결과가 지금 당장 우리 사회의 모습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20대 총선을 바라보는 20대들의 시선은 냉소적이었다.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부족이 문제로 지적됐고, 후보자에 대한 검증 혹은 확인 절차도 부족하다는 평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답변은 압도적으로 많았다. 실제로 20대의 총선 투표율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아직 20대들은 청년을 위한 공약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갈증을 느끼는 것은 20대 우리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갈증을 해결하는 것도 20대들에게 주어진 한 장의 투표권으로부터 시작된다. 투표층이 선거에서 행사하는 권리와 영향력이 강해질수록, 그 대상을 위한 공약과 정책이 나올 것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조사에 따르면 19대 국회 들어 65세 이상 노인에게 혜택이 있는 내용으로 발의된 법안이 청년에 비해 약 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대 국회가 개원한 2012년 5월말 이후 지난달까지 발의된 노인 또는 청년 관련 법안 540개를 전수조사한 결과로, 노인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는 내용의 법안은 총 319개로 청년들이 실질적 혜택을 입는 법안 86개의 3.7배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그레이 보터(gray voter)들이 총선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0대 이상은 그레이 보터(gray voter), 40대 이상은 swing voter라는 말이 있음에도 청년 유권자를 규정하는 단어는 왜 아직 설정되지 않았을까? 이것이 우리의 투표력이 비교적 약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헬조선', '삼포세대', '흙수저' 등 청년세대를 규정하는 말은 온통 각박한 세상을 반영하고 있다. 이 세상을 마주하고 헤쳐나갈 것은 우리 20대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것이 이 세상이라면 이를 바꿔나가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이다. 제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맞이하는 20대, 이번 20대 투표율로 우리가 '만만한 존재'가 아님을, '까라면 까이는' 세대가 아님을 당당히 밝혔으면 좋겠다.

연합언론동아리 IMFACT 프로젝트 취재팀
인터뷰 : 서현정(이화여대 15), 김민구(한국외대 16), 최유리(이화여대 16)
기사 : 서현정(이화여대 15)



#IMFACT#20대총선#20대#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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