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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단원을에서 단일화에 실패해 낙선한 더민주 손창완, 국민의당 부좌현 후보
 안산 단원을에서 단일화에 실패해 낙선한 더민주 손창완, 국민의당 부좌현 후보
ⓒ 이희훈, 성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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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이 야권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세월호 피해가 가장 컸던 안산 단원지역에서는 야권후보들의 패배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선거가 끝난 뒤 SNS에서는 야권후보 패배에 대한 지지자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지역시민사회단체는 14일 성명을 통해 단일화를 못해 패배한 후보자들은 책임을 지고 정계를 은퇴하라고 촉구했다.

4.16 참사 2주기. 안산 단원은 야권에 압도적 지지를 보낸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총선에서 드러난 단원지역의 표심은 여야 39:61이었다. 안산 유권자 다수는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단원갑·을 선거구 모두 야당이 아닌 여당인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이었다. 

주된 이유는,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루어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안산이 세월호 상징성이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야권 후보들이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이보다는 개인의 정치적 욕심을 앞세웠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사실상 새누리당에 의석을 헌납한 것과 다름없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시민단체 "부좌현, 시민단체 단일화 방식 거부... 책임 더 크다"

안산 단원갑에 출마한 국민의당 김기완 후보와 단원을에 출마한 부좌현 후보가 안철수 대표와 함께 유세하는 모습.
 안산 단원갑에 출마한 국민의당 김기완 후보와 단원을에 출마한 부좌현 후보가 안철수 대표와 함께 유세하는 모습.
ⓒ 부좌현 후보 선거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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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김기완 후보(안산 단원 갑), 부좌현 후보(안산 단원을), 김영환 후보(안산 상록 을), 더불어민주당 손창완 후보(안산 단원 을)'

시민단체들이 안산 단원 야권패배에 책임 있는 인물로 지목한 후보들이다. 김기완 후보와 김영환 후보는 단일화 논의 자체를 거부했고, 부좌현 후보와 손창완 후보는 단일화 논의를 진행했으나 끝내 실패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특히 단원을 부좌현 후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부좌현 후보는 더민주 공천에서 탈락해 국민의당에 입당한 후 단일화를 적극 제안했다. 더민주 전략 공천을 받아 안산에 내려온 손창완 후보는 초반에 머뭇거리며 단일화에 소극적이었다. 그런데도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부 후보를 더 많이 비판했다. 그가 시민단체가 제안한 단일화 방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580명 회원 중 100명 정도를 뽑아서 숙의배심원제 형식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부좌현 후보 측은 이를 거부했다. 부 후보 측은 시민단체 회원 중에 다수의 더민주 당원들이 있다며 이들이 자신을 거부할 가능성을 들어 여론조사 병행을 제안했다. 또 선거구 거주자도 아니고 안산 전 지역에서 선정된 100인이 단일후보를 선출한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여론조사 경선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부 후보 측 선대위 관계자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여론조사가 후보자 지지율을 확인하는 데는 가장 정확한 방법 아니냐"며 "다른 방안들은 더민주 측의 꼼수에 불과하다, 야권지지자들이 전략투표를 하면 승리가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관계자는 "특정정당에 유리하게 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 인지도나 지역 활동 경력을 봐도 부 후보에게 결코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부 후보가)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고집해서 단일화 협상이 결렬됐다, 세월호만 아니었으면 단일화 요청도 안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피해의 직격탄을 맞았던 단원갑도 김기완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거부로 김명연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었다. 김기완 후보는 단원을 출마를 위해 오래 준비했으나, 부좌현 후보가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선거 직전 단원갑으로 옮겨졌다.

박주민은 환영받고, 분열로 패한 후보들은 비난 받고

서울 은평갑에서 제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당선인이 14일 오전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안산 화랑유원지내 세월호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세월호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박 당선인을 환영하고 있다.
 서울 은평갑에서 제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당선인이 14일 오전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안산 화랑유원지내 세월호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세월호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박 당선인을 환영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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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변호사로 은평갑에 출마해 당선한 박주민 변호사가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유가족들의 환대를 받은 14일,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일화를 거부해 단원지역 패배를 안긴 후보자들을 '안산 X놈'이라며 비난했다.

그는 "(선거 전)세월호 협약식에 참석한 것은 혹시나 표 좀 더 얻을까 싶어 한 거냐?"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이용한 듯한 처사에 분노를 나타냈다. 유 대변인은 안산 시민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이는 것에 대해 "안산에서 야권에 준 표가 50%가 넘는다, 시민들 탓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부좌현 후보는 SNS에 올린 낙선 인사말에서 '치졸한 정치보복을 당해 20년을 몸담았던 당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났다, 안산시민을 무시한 낙하산 공천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오직 시민들께만 평가받겠다는 다짐으로 국민의당을 선택하여 뛰었다'며 이번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 안고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완 후보도 낙선인사에서 "20대 총선 눈물의 333배 시작해서 감사와 기쁨의 3000배로 마무리(3333배) 했네요, 새정치의 길은 멀고 험해도 국민과 함께 뚜벅뚜벅 나아가렵니다"라고 인사했다.

두 후보 모두 세월호의 상징성이 큰 지역에서 분열로 인해 야권에 패배를 안긴 데 대한 사과나 실망감을 안겨준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유감 표명은 없었다.


태그:#20대 총선, #안산 단원, #세월호, #부좌현, #김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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