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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인천광역시 홍순만 경제부시장.
 민선6기 인천광역시 홍순만 경제부시장.
홍순만 인천시 경제부시장이 지난 15일 사의를 표했다. 홍 부시장은 지난해 8월 민선6기 두 번째 경제부시장으로 부임했다. 그런데 불과 8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것이라 공직사회 안팎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홍 부시장은 15일 인천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나름대로 새로운 길을 차분하게 준비하고자 부시장직을 내려놓으려 한다"며 "미리 퇴임 의사를 밝히려 했으나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있고, 업무에 공백도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이제야 퇴임사실을 알리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경제부시장은 시 예산과 재정, 경제ㆍ산업ㆍ건설ㆍ교통 관련 부서(재정기획관, 경제산업국, 건설교통국, 해양항공국)을 총괄하는 것을 넘어 투자유치기획위원장을 겸하며 시 예산과 인천경제청, 인천도시공사의 투자유치까지 총괄하고 있어, 행정부시장보다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취임과 함께 국비확보와 투자유치, 경제 활성화로 시 재정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정무부시장을 경제부시장으로 바꾼 뒤 경제부시장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 초대 경제부시장이 투자유치와 국비확보에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했고, 심지어 '인천을 알지 못하는 부시장'이라는 비판에서 드러나듯이 정무적인 역할을 못하면서 취임 1년 만에 사임했다.

그리고 뒤를 이어 홍순만 부시장이 취임했다. 홍 부시장은 건설교통부 도시교통과장, 물류개선기획단장, 철도기획관,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시는 국토부 고위관료 출신 홍 부시장에게 보통교부세 확보와 투자유치 외에도 인천발 KTX 사업,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사업, 항공정비단지 지정, '서울인천공항' 명칭개선과 공사 지분참여, 제3연륙교 조기개통,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 등의 지역현안 사업에 대한 정부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했다.

시 예산과 경제, 산업 등을 총괄하는 부시장이 불과 8개월 만에 갑자기 그만두겠다고 하면서 업무공백에 대한 우려도 크지만, 총선 전에 이미 그만두려고 했다고 점에서 사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 부시장의 사퇴 배경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것은 코레일 사장 공모다. 코레일은 최연혜 사장이 지난 3월 14일 그만둔 뒤, 이번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5번)로 국회의원에 당선돼, 현재 사장이 공석이다. 코레일 후임 사장 공모는 22일까지다.

코레일 사장 공모설에 대해 홍 부시장은 "(거취를) 상상에 맡기겠다. 지금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며 "노코멘트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홍 부시장이 코레일 사장 공모에 참여한다는 얘기가 인천은 물론 코레일 내부에도 이미 퍼진 상태다. 철도노동조합은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만일의 '낙하산 사장'에 대비하고 있을 정도다.

"유정복, 경제부시장 두 번 모두 실패 '반면교사' 삼아야"

유정복 시장(사진 오른쪽)은 지난해 8월 24일 홍순만 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을 민선6기 두 번째 경제부시장에 임명했다. 하지만 홍 부시장은 '뜻한바가 있다'며 임기 8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지난 15일 사퇴의 뜻을 밝혔다.
▲ 인천 경제부시장 유정복 시장(사진 오른쪽)은 지난해 8월 24일 홍순만 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을 민선6기 두 번째 경제부시장에 임명했다. 하지만 홍 부시장은 '뜻한바가 있다'며 임기 8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지난 15일 사퇴의 뜻을 밝혔다.
ⓒ 사진출처 인천시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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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시장은 '인천을 모른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힘 있는 시장'의 연장선에서 주로 정부부처에서 일했던 고위 공무원을 경제부시장에 임명했다. 정부 부처 출신이 국비확보와 투자유치 등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홍순만 경제부시장이 취임 8개월도 못 채우고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유정복 시장 입장에선 취임 2년도 안 됐는데 벌써 경제부시장 2명이 사임했다. 사실상 2번의 경제부시장 인사가 실패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앞서 지난해 7월 초대 배국환 전 경제부시장은 위장전입 논란에 이어 내국인카지노 허용, 인천공항민영화, 송도영리병원 도입 등으로 민선6기 초반 갈등을 야기한 뒤, 소통부재와 투자유치‧국비확보 능력문제에 대한 비판까지 더해져 취임 11개월 만에 스스로 사퇴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임명된 홍순만 경제부시장은 특별한 사유 없이 8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돌연 사임했다. 특히 홍 부시장이 코레일 사장에 공모하기 위해 그만둔 것으로 알려져, '무책임한 사임'이라는 비판과 함께, '인천을 모르는 사람을 임용한 당연한 결과'라는 냉소까지 더해졌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두 번에 걸친 경제부시장 인사가 모두 실패로 끝났다'며, 실패 원인은 유정복 시장의 인사시스템에 있다고 지적했다. 취임 초부터 올해 초까지 지속된 '김연제(김포, 연세대, 제물포고)' 인사와 '유피아(유정복 측근+마피아의 합성어)' 인사가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유 시장은 2014년 7월 취임 이후 줄곧 측근 또는 학연ㆍ지연 등의 인연이 깊은 인사를 시 정무라인과 특보, 시 산하기관, 특수목적법인 대표에 임용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유 시장은 취임초기 정무특보에 민선6기 인수위원회 시민소통팀장을, 안보특보에 제물포고등학교 동문을, 대외협력특보에 안전행정부 장관 시절 비서실장을, 인천교통공사 상임감사에 선거캠프 인사를, 서울사무소장에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시 감사관에 안전행정부 출신 인사를 각각 임용했다.

유 시장은 또, 인천도시공사 감사에 제물포고 동문을, 인천도시공사 SPC 미단시티개발(주) 대표에 민선6기 인수위 공보팀장을, 인천아트센터(주) 대표에 민선6기 인수위 인사를 임용했다. 심지어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주) 대표의 경우 두 번 모두 유 시장과 연세대 동문 인사를 기용했다.

유 시장이 집권 2년차에 맞춰 올해 초 단행한 인천경제청 차장을 비롯해 비서실장ㆍ대변인ㆍ대외협력특보 인사 또한 같은 연장선에 있다. 이들 모두 유 시장의 정치적 고향인 김포의 연고자이거나 선거캠프 출신이거나 유 시장이 김포시장 시절 인연을 맺은 사람이다.

지난해 8월 취임한 홍 부시장 또한 유 시장의 연세대학교 1년 선배이자 행정고시 동기로 취임 당시 유 시장 인맥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인천평화복지연대 이광호 사무처장은 "그동안 유 시장의 인사를 두고 '김연제(김포, 연세대, 제물포고)' 인사, 또는 '김성제(김포, 성균관대, 제물포고)' 인사, '유피아' 인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제대로 된 인사 검증 시스템이 없어 작동이 안 되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며 "인사가 만사다. 이제 6월이면 이제 민선6기의 반환점이다. 두 번에 걸친 경제부시장 인사 실패를 반면교사삼아 향후 인사에 공정과 투명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시, #유정복, #인천 경제부시장, #홍순만,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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