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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마시는 원유철 대표권한대행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마지막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원유철 대표권한대행이 물을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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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소통이 문제 없었다"고 강조했다. 차기 원내대표직에 도전한 나경원·정진석·유기준 후보가 모두 당청관계 재정립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당청관계에 문제는 없었다는 주장을 펼친 셈이다.

원 원내대표는 2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다음 날인 3일 열릴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그간의 원내대표 활동 등에 대한 소회를 밝히는 자리였다.

그는 "저는 원내대표로서 서 있어야 할 위치에 서 있으려 노력했다"라며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 의장으로서 당청 간 정책을 조율해왔고 야당과 협상하는 입장에서 (야당과) 소통하고 노력했다"라고 자평했다.

특히 "국정운영의 동반자인 당청관계가 악화될대로 악화된 엄중한 상황에서 원내대표란 중책을 맡아 '당청은 국민에게 끝까지 공동으로 책임지는 운명공동체'란 심정으로 수차례의 당정청 협의를 통해 당청관계 안정화에 노력했다"라면서 "그 결과, 과거 건강보험료 부과 사태처럼 혼선을 야기하거나 당청갈등으로 걱정을 끼쳐드리는 일은 적지 않았나 판단한다"라고 강조했다.

"여당의 원내대표, 일반적인 입법부·행정부 관계 아니야"

앞서 공무원연금개혁·국회법 개정안 사태 때 청와대와 갈등을 일으켰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달리 자신은 '화기애애' 한 당청관계를 이끌었단 주장이었다.

그러나 20대 총선 참패 직후 수직적인 당청관계 탓에 당에서 민심에 반하는 청와대의 정책결정을 저지하지 못했다는 당내 여론에는 눈 감은 주장이었다. 무엇보다 원 원내대표 스스로가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의 핵심 일원인 정책위의장이기도 했다.

"차기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이 모두 당청관계 재정립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인데 본인 임기 동안의 당청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즉, 현재 당내에서 불거진 당청관계 재정립 요구는 본인 임기 동안의 당청관계에 대한 비판적 평가에 따른 것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원 원내대표는 적극 항변했다. 그는 "아주, 자주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열어 당의 입장을 많이 관철시킨 적이 있다"라며 "일일이 소개할 순 없지만 충분한 토론과 소통이 있었고 그를 기반해 야당과 협상을 진행했다, 소통에 큰 문제가 없었다"라고 답했다.

당 안팎에서 자신을 두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 체제 당시 '비박(비박근혜)'로 분류됐다가 원내대표로 합의추대된 후 '신박(새로운 친박)'으로 분류한 것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도 "(당시 언론에서 저를 '신박'으로 분류했을 때 한 얘기를 다시) 정확히 복기하자면, 저는 당청관계의 중요성을 말씀드렸다"라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구체적으론 "(당시) 새누리당이란 뿌리 속에서 한쪽은 행정부, 한쪽은 입법부로 갈라진 것이 아닌가, (당청은) 책임을 같이 져야 할 운명공동체다라고 했다"라면서 "일반적인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 사이에선 (삼권분립에 따른) 견제와 균형 원리가 작용되겠지만 여당의 원내대표는 그와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 차원에서 그렇게 (신박) 부른다면 수용하겠다고 한 기억이 난다"라고 밝혔다.

"필리버스터로 어려움 겪었지만 테러방지법 처리했다"

한편, 그는 당청관계 외 다른 자신의 원내대표 활동에도 후한 점수를 매겼다. 

원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임기 시작 초반에 메르스 사태로 경제사정이 힘들었지만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의장 간의 노력으로 최단 기간 추경예산을 통과시켰고 야당과의 한 축을 통해 한중FTA를 통과시켜 우리 경제에 희망을 만들었다"라고 평가했다.

또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안보 위기 속에서 대북규탄결의안을 통과시켜 국민의 안보불안감을 해소시켜드렸고 10년 넘게 끌어왔던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켰다"라면서 "경제활성화 법안인 기업활력제고특별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법, 크라우드펀딩법도 통과시켰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테러방지법이 야당의 필리버스터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마침내 통과시킨 것도 원내대표로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원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참패에 대해서는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그는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어야 했는데 지도부 공백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과 함께 책임감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라면서 "공천갈등으로 실망을 끼쳐드리고 총선 참패란 결과를 맞이하게 돼 송구스럽다, 사죄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계파갈등과 파벌주의를 청산하지 않으면 그 미래가 없고 정권재창출 역시 불가능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새누리당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길 진심으로 기원드린다"라고 밝혔다.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확답하진 않았다. 이와 관련, 그는 "총선 당시 '정치인들 제발 싸우지 말고 국민들 좀 잘 살게 해달라'는 50대 아주머니의 말씀을 화두 삼아 20대 국회에선 정치를 하는 입장에서 그 화두가 정리될 때까지 더 반성하고 성찰하려 한다"라며 "제로베이스에서 새롭게 정리한 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 결심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