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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반 우스갯말로 '혼수품'이라고 넘길 만큼 혼전 임신이 흔해진 세상입니다. 그러함에도 아직까지는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해 아기를 낳는 게 순리인 세상입니다.

빠른 사람들은 신혼여행 중 임신을 해 소위 허니문베이비를 낳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결혼을 하고 상당한 시간이 지나도 임신을 하지 못해 맘고생을 무척 많이 하는 분들도 없지 않습니다.

조금 오래된 이야기지만 필자 이모가 그랬습니다. 결혼을 하고 10여 년이 넘도록 아이를 갖지 못해 별별 고생을 다하셨다고 했습니다. 지금이야 많이 달라졌지만 이모가 시집을 가던 시절만 해도 자식을 낳지 못하는 건 한 집안의 대를 끊어놓은 중죄가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려서지만 이모와 관련해 들려오는 이야기는 임신을 위해 뭘 어떻게 했다는 소식뿐이었습니다. 임신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이모의 일상을 쇠사슬처럼 꽁꽁 동여맨 듯 보였습니다. 이모부와 자는 것도 치성을 드리듯 임신을 할 수 있는 날짜에 맞춘다고 했습니다.

이모는 임신에 좋다는 것만 먹고, 용하다는 집에 가 점도 치고, 아이를 많이 낳은 집 이웃 아주머니가 입던 속옷도 부적처럼 챙기고, 보약도 먹고, 병원도 다니고… 그렇게 별별 짓을 다해도 임신이 되지 않았습니다.

10여 년이 훌쩍 넘어 한창 임신을 할 나이를 넘기자 이모는 결국 임신하는 걸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임신을 포기한 때문인지 그때부터 이모는 훨씬 편해 보였습니다. 웃기도 더 잘하고 우리도 더 예뻐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모가 임신을 포기하고 산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이모가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이 뜬소문처럼 들려왔습니다. 그랬습니다. 자나 깨나 맘 졸이며 그렇게 오매불망 할 때는 생기지 않던 아이가 임신을 포기하고 나니 어느 날 별똥별 떨어지듯 품 속으로 쑥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지금껏 이모가 어떻게 거짓말 같은 임신을 하게 된 것인지를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이모의 맘을 쇠사슬처럼 꽁꽁 동여매고 있던 불임 스트레스,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난 것이 이모가 임신을 할 수 있었던 비결 아닌 처방이었습니다.

가임 여성을 위한 맞춤식 명상 <도담도담 임산부 명상>

<도담도담 임산부 명상> (지은이 앤디 퍼디컴 / 옮긴이 김미옥 / 펴낸곳 담앤북스 / 2016년 5월 4일 / 값 15,000원)
 <도담도담 임산부 명상> (지은이 앤디 퍼디컴 / 옮긴이 김미옥 / 펴낸곳 담앤북스 / 2016년 5월 4일 / 값 15,000원)
ⓒ 담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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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도담 임산부 명상>(지은이 앤디 퍼디컴, 옮긴이 김미옥, 펴낸곳 담앤북스)은 임신 전부터 출산 후까지, 좋은 엄마를 꿈꾸는 가임기 여성들에게 초점을 맞춘 맞춤식 명상 길라잡이입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명상은 아기를 가지려고 할 때,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임신 중에, 진통과 분만 시에, 퇴원 후로 이어지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 순치하는 단계별 맞춘 명상을 설명하며 안내하는 내용입니다.

인간의 몸은 결코 마음과 별개일 수 없습니다. 마음이 불안하면 몸이 편할 리 없습니다. 몸이 편하지 않으면 임신이 잘 될 리 없고, 임신된 아이 또한 좋을 리 없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명상으로, 마음챙김으로 임신부에게 요구되는 최적의 상태를 향하는 흐름을 읽게 됩니다.

'스트레스 감소는 생식 기관으로 들어가는 혈류를 개선하고 월경 주기를 순조롭게 하고 최적의 배란이 일어나도록 돕는다. 여성은 호르몬 생산에 더 민감해지기 쉽고, 그렇게 되면 임신을 위해 더 수용적인 환경이 조성된다. 즉,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수준이 낮아지고 엔도르핀 분비가 급증함에 따라 온몸이 더 건강해지고 인간 생명을 수태하기에 더 바람직한 상태가 된다.' - 100쪽

명상이 정신 건강은 물론 육체적 건강에도 효과가 있듯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걸 설명하고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명상 전문가인 남성입니다. 아무리 명성 전문가라 할지라도 생물학적으로 도저히 임신을 경험할 수 없는 남자가 어떻게 임산부 명상을 가이드 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의아스러울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쩌면 남자였기에 더 객관적으로 임산부만을 위한 명상을 제안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은 저자 혼자만의 경험이나 생각이 아닙니다.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헤드스페이스를 배경으로 한 광범위한 임상과 아내, 산부인과 의사, 신경과학을 전공한 박사 등 전문가들과 교차 검증을 거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한 내용들입니다.

명상, 그냥 있는 그대로 알아챙기는 것

명상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하는 특별한 행동이 아닙니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아주 평범한 행동입니다. 책에서 일러주는 대로 고요하고 방해받지 않는 장소를 찾아, 등을 곧추세우고 앉아 심호흡을 하며, 샤워를 하듯 머리 위로 내리쬐는 한결같은 햇빛을 생각하며 이 햇빛이 머리를 통해 몸으로 흘러들어 오는 걸 상상하며 그 상태 그대로를 느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책에는 ①가임기에 하는 명상 ②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하는 명상 ③임신 기간에 하는 명상 ④유산했을 때 하는 명상 ⑤통증에 대처하는 명상 ⑥분만에 대비하는 명상을 체계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명상 연습'이 수록돼있어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쉽게 익힐 수 있도록 가이드해 주고 있습니다.

비록 익히는 과정을 가벼울지 모르지만 임산부 명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는 원하는 임신을 가져다 줄 행운, 건강한 태아를 위한 보약, 고통 없는 분만과 산후 조리를 도와줄 산파를 확보하는 일석다조의 효과가 된다는 걸 경험하게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도담도담 임산부 명상> (지은이 앤디 퍼디컴 / 옮긴이 김미옥 / 펴낸곳 담앤북스 / 2016년 5월 4일 / 값 15,000원)



도담도담 임산부 명상 - 임신 전부터 출산 후까지, 좋은 엄마를 꿈꾸는 당신에게

앤디 퍼디컴 지음, 김미옥 옮김, 담앤북스(2016)


태그:#도담도담 임산부 명상, #김미옥, #담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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