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가끔은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보다 빨리 읽히는 그림책이지만, 만드는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음식도 알고 먹으면 더 맛있지요. 책 만드는 과정도 알게 되면 그림책이 또 다르게 보일 거예요.

 그래서 창작 그림책 제작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사실 책의 제작은 작가마다, 출판사마다, 책마다 다 경우가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시키는 건 쉽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기자말

8. 인쇄하기

이렇게 다른 종이에 시험인쇄를 해보고 종이를 선택하거나, 데이터를 수정해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른 종이에 시험인쇄를 해보고 종이를 선택하거나, 데이터를 수정해 진행하기도 합니다.
ⓒ 홍윤이

관련사진보기


디자인한 데이터를 인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필름으로 변환해서 인쇄판을 만드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 필름은 보관을 오래 할 수 있죠. 요즈음은 필름의 과정을 없애고, 디지털로 바로 제판을 하기도 하는데 결과물에는 미세한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면 비교하지 않으면 차이를 알기 쉽지 않지요.

인쇄에 들어가기 전에 몇 가지 테스트를 하기도 합니다. 컴퓨터 모니터로 보는 데이터의 색상과 인쇄물의 색상은 구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맞추려 노력해도 결과물에서 차이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인쇄에 들어가기 전에 시험 인쇄를 하기도 하죠.

인쇄 색상이 모니터와 비슷하게 구현이 되었다고 할지라도, 인쇄하는 종이에 따라 다르게도 나온답니다. 유광의 종이는 광택은 있지만 비교적 선명하게 나오고, 무광의 종이는 한 톤 정도 가라앉아서 분위기 있게 보이지요.

광택이 없는 종이에 선명한 인쇄 결과를 얻고 싶으시다고요? 고가의 수입지를 선택해 제작비를 많이 들이면 가능하답니다. 어쨌든 내용에 따라, 그림 스타일에 따라 지류 선택도 결과물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말씀.

9. 제본과 후가공

제본이 되기 전 인쇄물.
 제본이 되기 전 인쇄물.
ⓒ 김유경

관련사진보기


인쇄를 했으면 책 모양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접고, 자르고, 엮어 책의 형태를 갖추는 데까지는 많은 부분이 기계공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의 손이 필요합니다. 책을 엮는 것 이외에 또 어떤 것들이 남아있냐고요? 내용에 따라 책 위에 접착해서 그림을 덧붙이기도 하고, 타공(구멍을 뚫는 것)을 하기도 하지요. 코팅 등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도 합니다.

모든 책을 다 이렇게 제본소에서 만들지는 않아요. 아트북은 일일이 작가가 손으로 만들기도 한답니다. 인도에는 인쇄부터 제책까지 손으로 작업하기로 유명한 타라 북스(Tara Books)라는 출판사가 있습니다. 타라 북스에서 소개한 책을 만드는 과정 동영상을 보시면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원리를 쉽게 알 수 있지요.



10. 책의 완성과 그 이후

그림책 <안녕, 나마스테!> 행사. 직접 어린이들과 책에 나오는 요가 동작을 해보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그림책 <안녕, 나마스테!> 행사. 직접 어린이들과 책에 나오는 요가 동작을 해보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 김선영

관련사진보기


이렇게 해서 세상에 나온 책들은 유통사를 통해서 서점에 진열됩니다. 온라인 서점에도 보내지게 되고요(전자책의 경우는 제외하겠습니다). 책이 나온 다음에 출판사에서는 홍보 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림책 작가들은 학교나 서점, 도서관, 각종 기관에서 사인회 또는 책에 대한 강연을 하며 독자와 만나는 기회를 자주 만들기도 하죠.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한국관 부스. 국제 도서전에서는 판권 계약이 이루어집니다.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한국관 부스. 국제 도서전에서는 판권 계약이 이루어집니다.
ⓒ 홍윤이

관련사진보기


책은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작가의 머리에서부터 손으로 그리고 다시 종이 위에, 그리고 독자의 눈과 귀로 들어가는 데까지 참 오랜 여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책이 어떤 이에겐 그의 세상을 바꾸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으니, 그 과정 중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는 없답니다. 이 기사를 읽은 분들에게도 그림책이 그런 존재가 되길 바랍니다.


태그:#그림책제작과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