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앞서 큰아이만 데리고 바다로 자전거 마실을 다녀왔어요. 그날 작은아이는 몹시 서운해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바다로 자전거 마실을 갈 적에는 두 아이 모두 가기로 했습니다. 며칠 앞서 큰아이만 데리고 자전거 마실을 간 까닭은, 집에서 바다까지 제법 먼 길을 아버지가 자전거로 잘 이끌 만큼 다리힘이 될는지 잘 몰랐기 때문이에요.
서운해 하는 작은아이를 바라보다가 생각했어요. 어버이로서 더 기운을 내면 제법 먼 길이어도 얼마든지 씩씩하게 자전거를 굴릴 수 있으리라고.
힘차게 발판을 구르고, 즐겁게 달렸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지난번하고 다른 길로 바닷가를 한 바퀴 돌면서 새로운 들딸기밭을 찾았어요. 이곳에서 두 아이는 배가 볼록 나올 만큼 실컷 들딸기를 훑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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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에 잔뜩 넣고도, 그릇 한 통을 가득 채우고도, 들딸기 훑기는 그치지 않습니다. |
ⓒ 최종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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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꽃(국수나무꽃)이 떨어져서 바닥을 곱게 꾸민 숲길을 걷습니다. 하얀 찔레꽃 냄새를 온몸으로 마십니다. 들딸기가 가득한 풀숲으로 들어가서 가시를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빨간 알을 훑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내리막길을 마음껏 달립니다.
그리고 달콤한 들딸기를 더 맛나게 먹겠다면서 작은아이는 혀를 날름 내밉니다. 굵은 들딸기 한 알을 혀에 얹었으니 말은 못하고, "에엥?" 하는 소리로 나를 부르더니, 내가 작은아이를 쳐다보니 "에헤헤!" 하고 웃습니다.
하하! 그래, 그렇게 먹으면 더 맛나지? 들딸기돌이, 시골돌이, 놀이돌이, 장난돌이, 꽃돌이 …. 온갖 이름이 있는 작은아이는 혀에 얹었다가 몇 번이나 바닥에 떨어뜨리지만, 이내 주워서 혀에 얹으면서 놉니다.
재밌지? 배부르지? 맛나지? 즐겁지? 소쿠리 가득 훑어서 들딸기를 먹은 기운으로 며칠 뒤에 또 들딸기를 훑으러 자전거마실을 하자꾸나.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글쓴이 누리사랑방(http://blog.naver.com/hbooklove)에도 함께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