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여수시가 26억을 들여 '전라좌수영 거북선 제작. 복원사업'으로 건조한 거북선의 모습
여수시가 26억을 들여 '전라좌수영 거북선 제작. 복원사업'으로 건조한 거북선의 모습 ⓒ 심명남

복원한 거북선 내부에서 빗물이 줄줄 새면서 부실 건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 광장 앞에 있는 이 거북선은 여수시가 2012년 8월부터 1년 6개월에 걸쳐 '전라좌수영 거북선 제작. 복원사업'으로 건조해 육상에 전시 중이다.

2층 돌격선 구조로 설계된 이 거북선은 전장 35.3m, 선체 26.24m, 폭 10.62m로 총 177t 규모의 실물 크기다. 사업비 26억 원(국비 13억 원, 시비 13억 원)이 들어갔다.

이순신이 울고 가겠다... 비가 새는 거북선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에서 양동이로 빗물을 받고 있다.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에서 양동이로 빗물을 받고 있다. ⓒ 심명남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에 빗물이 고여 곰팡이가 쓸었다.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에 빗물이 고여 곰팡이가 쓸었다. ⓒ 심명남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 지하에도 빗물이 고여 바닥이 흥건히 젖었다.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 지하에도 빗물이 고여 바닥이 흥건히 젖었다. ⓒ 심명남

기자는 24일 오후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거북선 내부를 둘러봤다. 그런데 2층 거북선 안에서 군데군데 양동이가 놓여있는 것을 확인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빗물이 천정을 타고 흘러내려 거북선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물받이였다. 대충 확인한 양동이(물받이 통)만 6개였다.

계단을 타고 지하로 내려갔더니 지하에서도 물이 뚝뚝 떨어져 바닥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 또 거북선 내부에 관리원이 근무 중인 사무실에는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해 비닐로 틈새를 막놓기도 했다.

거북선 내부에는 관광객이 상시 드나든다. 그 안에는 관광객들에게 설명하는 모니터, CCTV와 에어컨 등 전자제품이 비치되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리면 전자제품들이 침수 위험에 상시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논란도 많았다. 처음 2009년도 제2회 추경안으로 여수시가 사업비 45억 원(시비 30억, 국비 15억)을 들여 거북선 원형을 복원 건조하겠다는 사업을 제출했으나 시의회가 부결시킨 바 있다. 또한 일반인이 거북선 건조하는 과정을 지켜보게 한 후, 해상에 띄우기로 했으나 어떤 이유인지 육상을 지키고 있다.

우여곡절을 거친 후 여수시는 이 사업을 2009년 11월 착수해 2011년 거북선 고증 조사와 기본계획 학술용역을 거친 후 2012년 8월부터 목포 소재 청해진 선박이 제작을 맡았고, 2014년 2월에 완성됐다.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에 빗물을 받고 있는 물통의 모습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에 빗물을 받고 있는 물통의 모습 ⓒ 심명남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에 빗물을 받고 있는 물통의 모습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에 빗물을 받고 있는 물통의 모습 ⓒ 심명남

 관리원이 근무중인 사무실에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해 비닐로 틈새를 막아 외부에서 보기 흉한 광경이 연출됐다.
관리원이 근무중인 사무실에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해 비닐로 틈새를 막아 외부에서 보기 흉한 광경이 연출됐다. ⓒ 심명남

이곳 관리원은 "비가 오면 물을 받아내는 것이 일이다"라면서 "물이 새는 것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언제부터 물이 새었느냐는 물음에 "오래되었다"면서 "거북선 생긴지 2년이 넘었는데, 처음부터 물이 새었다"라고 일러줬다.

여수시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와 사업비를 확보하고, 지역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학술용역과 고증된 설계에 의해 제대로 된 거북선을 건조토록 주장한 여수시의회의를 무시하고 거북선 건조를 밀어붙이기만 했다. 빗물이 새는 거북선, '졸속 행정'이라 비판받아 마땅한 듯 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좌수영 거북선#졸속행정
댓글1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