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경북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부정입학 의혹 사건에 대해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하기로 하자 의혹을 제기했던 교수가 수사의 부당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대구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6일 "'2014학년도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부정입학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접수받아 내사한 결과 부정한 청탁을 통해 해당 학생이 입학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자신의 저서 <로스쿨 교수를 위한 로스쿨>에서 "A변호사 아들이 이번에 우리 법전원에 원서를 냈는데 꼭 합격시켜야 한다"며 동료교수 연구실을 찾아다녔다고 폭로했었다.
신 교수는 이어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면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응시생들에게 특정지역(전라도)의 비하와 비난, 그리고 특정 정치인(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혐오를 끝없이 입으로 배설하는 교수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신 교수의 책 내용이 알려지자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관계자인 권아무개씨(39)가 경찰에 '부정입학 관련 의혹을 밝혀달라'고 신고했고, 경찰은 지난달 초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입학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B교수와 해당 학생의 아버지 C변호사 등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하는 등 모두 28명을 조사했으나 부정입학을 한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B교수가 동료교수와 외부 변호사 등 3명이 함께 한 식사 자리에서 C변호사의 아들이 경북대 로스쿨에 응시한 부분을 언급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해당 학생이 자기소개서에 아버지의 직업을 기재해 유의사항을 어긴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을 확인했지만 대학원 측이 제재할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사법처리를 할 사항도 아니라고 보았다.
신 교수, SNS통해 "청탁 입증 녹음파일 존재 무시"경찰이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자 신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녹음파일이 있음에도 청탁을 입증하는 증거를 모두 무시하고 일방적인 결론을 내렸다며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신평 교수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로스쿨 입시 부정청탁에 대해 대구시경의 수사결과 발표가 오늘 있었다"며 "부득이 제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적고 경찰의 수사의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신 교수는 "내부고발의 성격을 갖는 사건에 관해 내부 구성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설문참여자들에게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할 수 있는지 물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되었다"고 말했다.
또 입학 청탁을 한 B교수가 다른 교수들에게 청탁한 것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고 청탁을 입증하는 확실한 진술이 담긴 녹음파일이 존재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조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B교수가 관련된 또 다른 입시비리의혹 수사도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면접관이 면접 내내 전라도 지역민들을 비하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질문을 하는 등 입시의 공정성을 현저히 해하는 내용에 대한 수사도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경북대 로스쿨은 지난 2014학년도 입시에서 '가군'과 '나군', '특별전형' 등을 통해 모두 120명의 입학생을 선발했다. 문제가 된 C변호사의 아들은 57명을 뽑는 '가군'에 지원했으나 바로 합격하지 못하고 후보자로 등록되었다가 결원이 발생하면서 추가로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