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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5000억 원의 행방을 밝혀라."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에 대해 법정관리 수순을 밟기로 한 가운데, 노동조합이 이같이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STX조선지회)는 3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소형 조선소를 살려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STX조선해양에는 그동안 공적자금 4조 5000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은 "이 공적자금 가운데 정확히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규모는 8000억 원뿐"이라며 "그 이외에는 행방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공적자금이 회사의 부채를 갚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은 "채권단은 공적자금이 올바르게 운영자금으로 쓰였다면 내역을 공개하고, 국민들의 세금이 올바로 쓰였다는 것을 당당히 밝혀야 할 것"이라며 "이를 밝히지 않고, STX조선을 법정관리행으로 내모는 것은 작금의 사태를 책임지지 않고 STX조선을 희생타로 삼는 것"이라 주장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재 STX조선 공장 전경.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재 STX조선 공장 전경.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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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지역의 중형조선소 노동자들의 생존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며 "연일 언론을 통해 조선업의 위기와 관계 회사들의 곡소리가 퍼져나가고 있지만 현재 상황까지 내몬 채권단의 책임과 직접적 피해자로 놓이게 된 노동자의 고통과 극복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묻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은 조선업 강국으로 현재까지도 세계적 수주잔량만 보더라도 1위부터 4위까지 한국 내 조선소가 차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조선업이 마치 사양산업이라도 된 것마냥 구조조정의 칼날을 앞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노동자들은 조선업의 경영위기를 10년 전부터 예상하고 조선업의 성장을 위해 대책을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전략적인 관점에서 한국 조선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대신, STX조선 법정관리에 이은 청산시나리오를 흘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중형조선소를 정리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STX조선해양의 회생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STX조선의 회생이 담보되지 않는 법정관리와 중형조선소의 성장전략 없는 구조조정은 결국 노동자의 고통을 가중 시킬 뿐만 아니라 조선1위의 명성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도래하게 될 조선호황기를 놓치게 되는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예전 일본 조선업계가 위기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앞세우다 조선호황기에 경쟁력이 없어 세계 조선 1위의 자리를 우리나라에 넘겨준 것과 같은 길을 답습할 뿐"이라 덧붙였다.

또 이들은 "STX조선은 직․간접 고용인원만 1만여 명이고, 진해의 유일한 대공장으로 지역경제의 주춧돌이기도 했다"며 "그러나 STX조선이 법정관리에서 회생이 불투명해지면 지역경제의 좌초는 물론 지역민의 고통까지 발생할 악순환이 예고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STX조선은 자체적 운영자금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으며, 잔여 수주량으로 현재도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하고 "지역경제의 여파를 생각하더라도 STX조선은 살아나야 하며, 기업의 경쟁력을 보더라도 청산이 아닌 회생이 가능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일 보도되는 언론의 논조는 중형조선소를 정리 하려는 방향으로 즉 조선업을 '사양산업'으로 규정해서 정리하려고 한다"며 "산업적으로 사양산업론만 부각되면 결국 중국에 의해 빅3도 위협받을 것이고, 국내적으로는 직간접 고용인원 1만여 명의 생존권이 박탈되는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그:#STX조선해양,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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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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