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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임금 삭감과 체불이 현실이 되고 있다. 거제 한 대형조선소 하청업체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상여금을 축소하는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를 받고, 다른 업체 노동자들은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8일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한 대형조선소의 하청업체에서 개별 임금삭감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거제 한 대형조선소 하청업체가 노동자들의 상여금을 삭감하는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를 받고 있다.
 경남 거제 한 대형조선소 하청업체가 노동자들의 상여금을 삭감하는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를 받고 있다.
ⓒ 이김춘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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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대형조선소 해양사업부의 하청업체에서 상여금 150% 삭감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 서명을 받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되었다"고 밝혔다.

대책위가 입수한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에 보면, 상여금이 연간 550%에서 400%로 변경되고, 지급일도 바뀌어 있으며, 이같은 내용 아래에 성명과 주민번호를 적고 날인하도록 되어 있다.

대책위는 또 다른 하청업체에서는 '상여금 150% 삭감'과 '토요일 유급휴일→무급휴일 변경'을 내용으로 하는 취업규칙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대형조선소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삭감이, 애초의 계획대로 협력사 협의회 차원에서 일시에 실시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하청업체 별로는 임금삭감 시도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거제 오비일반산단, 물량팀 노동자 체불임금 지급 요구 농성

거제 오비산단에 있는 대형조선소 사외하청업체 물량팀 노동자들이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7일부터 농성에 들어갔다.
 거제 오비산단에 있는 대형조선소 사외하청업체 물량팀 노동자들이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7일부터 농성에 들어갔다.
ⓒ 이김춘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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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이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농성하는 현장도 있다. 거제 오비일반산단에 있는 한 업체의 '물량팀' 노동자들이 7일부터 업체 입구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이 업체는 대형조선소 선박 블럭을 제작하는 1차 사외하청업체다.

이 사외하청업체에는 7개 물량팀 1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일해 왔는데, 도급계약으로 물량팀 노동자들은 다단계 하청고용 구조로 되어 있다. '물량팀'이 모두 사업자등록을 내 노동자들은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대책위는 "업체 대표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지난 1월부터 물량팀에 지급해야 할 기성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그렇게 임금을 체불한 상태에서 노동자들 모르게 지난 4월 19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법원이 4월 26일 업체의 채무에 대한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고, 이를 이유로 회사는 물량팀 노동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법정관리의 경우에도 임금채권은 '공익채권'이므로 법원의 포괄적 금지명령에 상관없이 청구와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물량팀 노동자들의 경우 실제로는 노동자들의 임금이지만 형식적으로는 업체와 물량팀 사이의 기성금인 까닭에 '회생채권'으로 분류되어 청구와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악용해 업체 대표는 1월부터 4월 26일까지 일한 기성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4월 26일 이후 발생한 기성금까지 여러 번 약속을 어기고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고 이에 분노한 물량팀장과 노동자들이 함께 농성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 물량팀 노동자 100여 명의 임금체불액은 약 15억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책위는 "임금체불 농성은 어느 곳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조선소의 가장 밑바닥에 위치한 물량팀 노동자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더 확인시켜 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그:#조선소, #하청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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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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