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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가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을 지난 20대 총선에서 선거 홍보업체 2곳의 대표로부터 총 2억382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검찰에 고발하고, 박선숙 전 사무총장과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을 사전 논의·지시한 혐의 등으로 함께 고발한 가운데,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사진 앞)이 참석하고 있다.
▲ 의총 참석한 박선숙, 김수민 의원 중앙선관위가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을 지난 20대 총선에서 선거 홍보업체 2곳의 대표로부터 총 2억382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검찰에 고발하고, 박선숙 전 사무총장과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을 사전 논의·지시한 혐의 등으로 함께 고발한 가운데,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사진 앞)이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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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9일 김수민 의원을 억대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가운데, 국민의당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의원이 대표이사로 있었던 디자인업체 '브랜드호텔'이 홍보업체들로부터 돈을 받았지만 리베이트가 아닌 정상적인 계약관계에 의해 지급된 돈이란 것이다.

국민의당 법률위원장인 이용주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리베이트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김 의원이 대표로 있었던 브랜드호텔이 업체로부터 지급 받은 적은 있으나 정상적인 계약을 하고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호텔은 각 업체에 광고 관련 기획을 제공했기 때문에 리베이트와는 무관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TV광고대행업체가 김 의원 등 국민의당 홍보TF 팀원에게 체크카드로 6천만 원을 지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현재까지로 김 의원을 비롯해 당직자 누구도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한 사실이 없다"라며 "외부인사가 세미콜론을 당에 소개하고 그 돈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당과는 무관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정상적인 계약으로 진행된 거래가 리베이트로 비춰 진 것은 광고업계의 통상적인 업무 과정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국민의당의 설명이다. 대행업체가 기획능력이 없을 경우 기획업체를 별도로 둬야하는데, 광고 발주자(클라이언트)는 대행업체하고만 계약을 맺고 기획업체와 계약은 대행업체가 한다는 것이다.

즉 국민의당이 계약을 맺은 선거공보제작업체와 TV광고대행업체가 기획 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각 업체들이 기획능력이 있는 디자인업체인 브랜드호텔과 계약을 맺었다는 얘기다. 여기서 국민의당이 브랜드호텔과 직접 계약을 하지 않은 것은 김 의원과 브랜드호텔이 특수관례라는 점도 고려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선관위는 김 의원이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을 당의 홍보 업무를 총괄하는 과정에서 선거공보 제작업체, TV 광고 대행업체와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고 자신이 대표로 있는 '브랜드호텔' 명의로 1억7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김 의원과 선거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박선숙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김 의원과 박 의원은 대행업체로부터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국민의당 선거홍보 관련 TF팀 팀원들이 6000만원을 불법으로 수수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9일 오전 광고업체와 대행업체 등 6곳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창업을 도왔던 김아무개 숙명여대 교수도 관련 의혹을 전면으로 부인했다. 검찰은 김 교수가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아직 아무런 조사도 받지 않았다"라며 "정치적으로 뒤에 뭐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김수민 의원은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김 의원이 숙명여대 재학 중에 창업한 '브랜드호텔'이 교내 디자인동아리에서 벤처업체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도교수를 맡았다.

그는 "김 의원은 학생 생활을 하면서 밤낮으로 열심히 일해 1등 상품을 만들어낸 학생"이라며 "어렵게 창업해서 홀로서기에 성공한 훌륭한 인재인데, 정치권 논리로 만신창이가 되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살아온 인생을 봤으면 절대 함부로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켜보면 사실이 다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사건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에 대해 "연루된 게 맞다, 내가 나가는 시안과 문구를 다 검토하고 컨펌했다"라며 "브랜드호텔이 국민의당의 모든 홍보물을 기획하고 받은 정당한 대가를 리베이트라고 하니 기가 찬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86년생(30세)으로 20대 총선 최연소 당선자인 김 의원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과자 '허니버터칩' 포장지를 디자인 한 것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밖에도 '돼지바', '파스퇴르 우유', 이마트 PB상품은 '노브랜드'의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했다. 

김 의원과 국민의당의 인연은 지난 3월 3일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숙명여대를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안 대표는 숙명여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있던 '브랜드호텔'을 방문해 직원으로 일하는 학생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국민의당은 창당 한 달을 맞이했지만 국회에서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정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는 상황이었다.

이후 김 의원은 3월 22일 국민의당의 새로운 로고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안 대표와 함께 섰다. 이어 다음날에는 국민의당 비례대표 7번을 배정받았고,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을 맡았다. 김 의원은 같은달 24일 부로 등기 상 '브랜드호텔' 대표이사에서 퇴임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과 다르고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선관위 보도자료를 통해 리베이트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명예훼손으로 고소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김수민, #국민의당, #리베이트, #정치자금, #브랜드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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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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