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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9일 백남기 농민이 국가 폭력으로 의식을 잃은지  209일 째가 된다
▲ 백남기 농민 대책위 6월 9일 백남기 농민이 국가 폭력으로 의식을 잃은지 209일 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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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은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지 209일째 되는 날입니다. 오늘 밥차가 출동합니다. 대학로에 있는 사람은 배식에 손을 보탰으면 좋겠다는 글을 밥통 매니저가 올렸더군요. '인생학교' 사무실이 대학로 흥사단 건물에 있어 회의를 마치고 대책위 천막으로 배식을 도우러 갔더니 이미 배식을 끝내고 갔더군요.

목요집회에만 참석을 했지요. 오늘은 좀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백남기 농민 대책위 천막이 서울대병원 앞에 꾸려지자 부여여성농민회에서 밀을 심은 수십 개 화분을 가져다 놓았답니다.

백남기 농민은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30여 년 넘게 해 오신 분이거든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백남기 농민이 심어 가꾸던 밀밭을 생각하며 우리밀이라 쓰인 글씨에 밀을 장식하는 이벤트를 벌였습니다.

부여여성농민회가 심어 가져 온 밀이 익어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 209일째 집회 부여여성농민회가 심어 가져 온 밀이 익어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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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률 1%에 돈이 안되는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전남 보성에서 30년간 고집스럽게 해온 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11월 13일 파종을 마쳤다고 합니다. 밀 파종을 마친 백남기 농민은 11월 14일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약속한 '쌀 수매가 인상 공약'을 지키라는 요구를 전하기 위해 '민중총궐기'에 참여했습니다.

평화 행진을 가로막은 경찰은 행진을 가로막은 것도 모자라, 해산을 명령하고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를 시민들에게 쏘아대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은 경찰이 머리에 쏜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아직까지 의식불명 상태입니다.

6월 13일이면 213일째가 되는군요. 그가 파종했던 밀은 주인의 손길이 닿지 않았는데도 바람과 물과 햇빛으로 여물었다지요. 6월 13일(월) 백남기 농민이 파종했던 밀을 수확한다고 합니다. 파종을 했던 백남기 농민이 함께 하지 못하는 추수라 세상에서 가장 슬픈 밀수확이 될 것 같습니다.

생명을 가꾸고 우리 땅을 지키던 농부 백남기씨는 민중의 지팡이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한다는 경찰의 폭력 물대포에 무참히 쓰러져 의식을 잃은 상태니까요.

 화분에서 키운 우리밀을 수확해 참가자들이 장식을 하고 있다.
▲ 밀 장식 화분에서 키운 우리밀을 수확해 참가자들이 장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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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후 폭력 진압을 했던 경찰은 단 한 번도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단 한 번도 경찰이나 관계자가 찾아와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살인 물대포를 쏜 11월 14일 폭력 진압을 했던 경찰 관계자들이 처벌이나 징계가 아닌 승진을 했다고 하니 가족들로선 억장이 무너질 일이겠지요 그렇게 억울한 세월이 209일이나 흘렀습니다.

다행히 야3당이 청문회를 하기로 합의한 주요 5대 사안에 농민 백남기씨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 사건이 들어가 있습니다. 야 3당은 "백남기 농민에게 가해진 국가폭력의 진실을 밝혀 공권력 남용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고 더 이상 국가공권력의 폭력으로 인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백남기 농민을 생각하며
▲ 책임자를 처벌하라 백남기 농민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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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경시와 자본의 논리에 304명의 생명이 세월호로 희생되었고 국가 폭력, 경찰의 물대포에 70이 다된 농민이 쓰러졌으며 19살 청년이 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정부와 사회는 얼마나 많은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일까요.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한 것이 경찰의 살인 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어야 할 일이었나요? 비정규직은 목숨을 내놓고 밥벌이를 해야만 하나요?

야 3당이 합의한 대로 반드시 백남기 농민 관련 청문회가 열리고 억울함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엄중 처벌되어 백남기 농민 가족의 아픔이 조금이라도 덜어지길 소망해 봅니다.


태그:#백남기 농민 진압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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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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