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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1일 오전 11시]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이 진보대통합 건설의 기치를 내걸며  "기초를 튼튼하게 해서 함께 가자"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10일 저녁 김해도서관 강당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김해지회 주최로 "4·13 총선 경험과 교훈, 진보정치의 전망"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이 10일 저녁 김해도서관 강당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김해지회 초청으로 "진보대통합 건설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이 10일 저녁 김해도서관 강당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김해지회 초청으로 "진보대통합 건설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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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의원과 울산동구청장 출신인 김 의원은 통합진보당과 관련해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정치는 기술이 아니라 의지의 반영으로 가면 상당 부분 풀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청장할 때 했던 '예산 거꾸로 보기'에 대해 설명했다.

"예산 배정을 할 때 보면, 힘있는 부서에서 먼저 하게 된다. 도로 놓고 보도블록 설치하는 사업비부터 편성하다 보니 나중에는 장애인 등 정말 어려운 곳에 갈 돈이 없게 된다. 그래서 복지 예산에 대해, 기본 운영을 하다 보니 돈이 없어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예산을 거꾸로 보기 운동을 했다. 가장 어려운 분야나 부서부터 토론해서 예산을 편성했다. 그렇게 해서 복지 예산이 조금이나마 늘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택시운전기사 경험을 설명한 그는 "같이 운전하며 어려운 사정을 알다보니 선거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택시기사 쉼터를 만들어 주려고 했는데 못해서 아쉬웠다"며 "정치인은 남의 이야기를 들어만 주어도 다 잘했다 할 것이다. 사업 구상할 때도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잘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후보 '구조조정 중단선언' 팻말 보고 통쾌"

2014년 지방선거 이야기를 꺼냈다. 김 의원은 "구청장 선거 준비하면서부터 상당히 어려웠고, 통합진보당 해산되고 나서 여전히 그 트라우마가 있었다. 그것으로 공격을 받았고, 종북 이야기도 들었다"며 "처음부터 만만치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의에 빠진 사람도 있었지만 잘 될까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2014년 지방선거 때 동구청장 선거에 나가 3%P 차이로 졌다. 야권 분열도 하나의 원인이었다. 지방선거 내내 무소속 하면 도와줄 텐데 왜 무소속 안 하느냐고 하더라. 그럴 때 제 가족 이야기를 했다. 제가 10남매의 9번째다. 3남매는 이미 죽었고, 가족들 만나면 싸우기도 한다. 잘난 자식도 있고 못난 자식도 있다. 그래도 한 핏줄이고 형제다. 한 형제가 잘못 했다고 해서 내 형제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어렵지만 그 말을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내 철학이 없으면 그 다음이 없다고 본다. 이번 선거 때도 시작하자마자 통합진보당 이야기가 나왔다."

김 의원은 "이번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도 반신반의 했다, 기대감이 서지 않았다"며 "그래서 저는 절박성을 우리가 느껴야 하고 그것이 간절함으로 바뀌어야하며, 그것이 모두의 간절함으로 바뀌는 길 말고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영하 날씨의 새벽부터 거리에 섰고,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않았다, 설날에는 어머니 산소가 있는 경주를 바라보며 절하고 말았다"며 "혼자서 하루 6시간이고 10시간씩 거리에 서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사람들이 아련하다는 느낌을 갖는 것 같았고, 마음을 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에 많은 사람들이 울산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것을 우리가 희망으로 만들어 가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생각을 수십 번 했다"며 "어려울 때 울산에서부터 희망을 만들고 희망을 새로 지펴야 한다는 각오를 갖고 이번 선거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이 10일 저녁 김해도서관 강당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김해지회 초청으로 "진보대통합 건설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이 10일 저녁 김해도서관 강당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김해지회 초청으로 "진보대통합 건설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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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이갑용 전 구청장과 '민주노총 진보단일후보'를 이루어냈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만 참여하는 투표에서 김 의원이 단일후보로 된 것이다.

김 의원은 "이갑용 전 구청장이 현대중공업 노동자 투표로 결정하자는 제안을 했을 때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받아들였다"며 "처음에 현대중공업 앞에 서 있으면 사람들은 '고생한다'며 인사하면서 '단일화' 이야기를 했다, 단일 후보가 되고 나니까 '이번에 한번 해보자'거나 '잘 될 것이다'고 하더라, 노동자들이 선거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였고, 자신이 선거의 주체가 되어 나서게 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종훈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오랫동안 '박근혜정권 노동개악 철회하라'는 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벌였다. 그러자 상대인 새누리당 안효대 후보가 선거 때 '구조조정 중단선언, 현대중공업은 약속을 지켜라'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서 있기도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상대 후보의 그런 모습을 보고 통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동자들의 요구가 먹혀 든 것"이라 말했다.

"선거 며칠 남겨두고 김무성 전 대표가 지원 유세를 왔다. 김무성 전 대표가 구조조정 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어제(9일) 국회에서 김 전 대표를 만나 악수를 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 전 대표는 '미안하다'고 하면서 '내용도 모르고 써 주는 대로 읽었다'고 하더라."

이번 총선에서도 상대 후보는 '종북' 공격을 했다. 김 의원은 다음과 같이 '반격'했다.

"제가 살아온 것이 노동자를 위하고, 어려운 사람을 위하는 것이 빨갱이라면, 그렇게 살겠다고 했다. 이런 것이 빨갱이이라면 그 기준을 말해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대답을 못하더라. 진짜 빨갱이라면 고발하라고 했다.

상대 후보는 유세차량에서 자기 연설보다 제 얼굴을 더 많이 틀어주었다. 집회 때 했던 발언을 앞 뒤 다 잘라버리고 조금 문제성이 있다 싶은 부분만 편집해서 내보내더라. 통합진보당 해산 때 헌법재판소 앞에서 발언했던 적이 있다. 그때 했던 발언 가운데 '자랑스러운 통합진보당'이라거나 이정희 전 대표 칭찬했던 대목만 따서 틀어주더라.

선거를 4~5일 남겨두고 대학생인 딸과 함께 유세 차량에 올라 시장을 돌았다. 제 누나들은 동생이 빨갱이 소리 들어서 화가 나 있다고 했다. 딸은 영문도 모르고 이념도 모른 채 아빠가 빨갱이라는 말을 들으니 충격이고 너무 가슴 아파한다고 했다. 어떻게 부모, 형제를 이렇게 가를 수 있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시장에 서 있는 몇 분이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상대 후보 차량이 와서 또 '종북' 이야기를 하니까 사람들은 '조용히 하고 가라' '제발 그만 좀 해라'고 했던 것이다."

"조선업 호황 때 이익은 다 어디 갔나"

김종훈 의원은 당선 뒤 윤종오 의원(울산북구)과 함께 서울의 노동자 농성장을 찾기도 했다.

그는 "국회 개원을 앞두고 농성하는 동지들을 만났다, 새벽부터 돌았다, 마음이 무거웠다"며 "80년대는 교회탑은 높아가는데 우리 주변은 더 어려워진다고 했지만 요즘은 빌딩 숲은 높은데 그 높은 빌딩마다 천막농성장이 차려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많았다"고 했다.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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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하이디스' 노동자 농성에 대해 말하며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부품 특허로 잘 나가던 회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투기자본에 의해 대만 회사에 팔렸다. 노동자들 말에 의하면, 처음에는 공장을 돌리다가 나중에는 기술만 대만으로 가져가고 한국 공장은 거의 폐업 조치 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노동자들이 1년 동안 싸우면서 대만에도 가서 시위를 했다. 그런데 대만 노동부 장관이 와서 면담까지 했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은 되지 않아도 실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차원이었다고 한다.

물론 문화 차이도 있겠지만, 우리는 1년 넘게 싸워도 장관을 만날 수가 있느냐. 우리는 국민을 자기나라 백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정부가 나서서 소통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것이다. 그 노동자들이 말하더라. 처음에는 회사에서 쫓겨나서 싸웠는데, 그러고 보니 나라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주었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것이 전반적으로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이다."

그러면서 '조선업 위기'와 관련해 언급했다. 김 의원은 "조선업 전반이 어렵다, 다 제쳐놓고 조선3사(삼성, 대우, 현대중공업) 10년 동안 순이익이 수십조였다, 최근 2년 정도 힘들다, 그렇다면 그 많은 이익은 누구 호주머니에 들어갔나, 대주주와 채권단이 이익을 챙겨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정부는 조선소 살리겠다고 세금까지 넣기로 했다"며 "그동안 돈 벌어간 사람들이 이번에 조금이라도 내놓고 같이 살자고 하면 노동자들도 최소한 일부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3사에서 10년 동안 산재 사망한 노동자가 178명이다. 연간 17~20명씩 죽어 나갔다, 노동자들은 목숨을 내놓고 일한다"며 "한때는 국가산업 역군이라고 하더니 지금은 폐기처분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최근 조선업 관련 토론회에 많이 다닌다, 보수적인 전문가들도 현재 조선업이 위기지만 사양산업은 아니라고 말한다"며 "짧게는 2년 6개월부터 3년 이내에 회복된다고 본다, 그렇기에 기술을 보존하고 고용유지를 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더 그렇게 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훈 의원은 "그런데 지금은 정부에서 조선업 구조조정을 하려고 한다, 왜 그런가, 정부에서 하려고 했던 '노동 5법' 개정이 되지 않고 '2대지침'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제동이 걸리니까 조선업 위기를 빙자해서 정부 의도를 관철시켜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 정치권 정권창출에만 눈 멀어 있어"

국회 개원하면서 겪은 일을 소개했다. 무소속 김 의원과 윤종오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방 배정과 관련해 국회 사무처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지 못했던 모양이다.

김 의원은 "하도 연락이 없어서 사무처에 항의를 했더니 연락해줄 필요가 없어서 안 해주었다는 설명이었다"며 "방 배정은 우선 여야가 먼저 하고, 여야 의원들이 다 하고 난 뒤에 무소속을 하는데, 무소속도 선수와 나이가 높으면 먼저 배정하고 초선이고 나이가 적으면 맨 마지막이라 했다, 윤 의원은 298번이고 저는 299번이었던 것"이라 했다.

두 국회의원의 상임위는 어떻게 될까. 김 의원은 "윤종오 의원은 환경노동위에 신청했다, 그런데 될지 모르겠다, 민주노총은 국회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노동자 몫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저는 산업통상자원위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조금씩 바꾸어 가지 않으면 안된다, 선거 때보다 요즘이 훨씬 더 힘들다,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저 혼자만 욕먹는 게 아니라 진보진영 전체가 욕을 먹을 수 있다, 새누리당은 의원이 잘못해도 늘 그런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있어 개인한테만 욕하고 당 전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는 면이 있다"며 "그런데 우리가 잘못하면 '너거들 하는 짓이 그렇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국이 우리한테 유리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지금 정치권은 정권창출에만 눈이 멀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진보대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속되어 있는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을 면회했다, 유리 사이로 밝게 웃었다, 얼굴도 말끔해 보였다, 한 위원장은 '오늘 귀한 손님이 온다며 면도도 했다'고 했다"며 "한 위원장은 '잘 됐다' '이렇게 하니까 되지 않느냐'고 했다, 마지막에 '앞으로도 이렇게 해보자'고 했다, 뭉쳐서 함께 하면 좋다는 말이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제는 노동자, 농민, 빈민 등 기층민이 중심이 되어 정치 주인으로 나서고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그래야 흔들리지 않는다"며 "기초를 튼튼하게 해서 진보대통합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이 10일 저녁 김해도서관 강당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김해지회 초청으로 "진보대통합 건설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한 뒤 참가자들과 사진을 찍었다.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이 10일 저녁 김해도서관 강당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김해지회 초청으로 "진보대통합 건설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한 뒤 참가자들과 사진을 찍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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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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