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4.13 동면'에서 깨어났다.
총선 패배 후 침묵을 이어오던 김 전 대표는 지난 17일 SNS 활동을 재개하고 잇따라 정치 포럼에 참가하는 등 행보를 시작했다. 일각에선 다가오는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박의 '대주주'로서 몸풀기를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22일 김 전 대표는 그의 최측근인 김학용 의원이 만든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발대식에 준회원 자격으로 참가했다. 이 포럼은 김성태, 안상수, 정병국, 주호영, 황영철 의원 등 다수의 비박계 의원이 정회원으로 등록했고, 참가 의원 수도 정·준회원을 합쳐 모두 79명에 이른다.
민홍철, 서영교, 유성엽, 안규백, 백재현 등 야당 의원 5명을 제외하면 여당 의원 74명이 참여하는 대형 포럼이다. 김무성 전 대표가 해당 포럼을 통해 대권 가도를 위한 '예비 대선 캠프' 세력을 결집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혁신포럼은 ▲저출산, 고령사회 해법 및 국민의 삶 질 향상을 위한 사회 안전망 확충 전략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도약을 위한 경제성장 전략 ▲사회적 갈등 및 불평등 완화를 위한 사회적 양극화 해소 전략 ▲평화 통일 기반 구축을 통한 한반도 통일시대 전략 등 국가 과제 전반을 다양하게 다룬다.
"(신공항 문제 때문에)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을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포럼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 경남(PK), 경북(TK) 지역 의원 간 갈등을 야기한 신공항 문제를 언급하며 "정부에서 고심 끝에 내놓은 결과다. 마음에 안 들더라도 수용해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4.13 쇼크' 시달렸던 김무성, 정치적 발언 서슴치 않아
당내 현안이나 진로에 대해 가타부타 첨언하지 않았던 김 전 대표의 입이 열린 것이다.
이어 김 전 대표는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 등 파행을 겪고 있는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서도 "잘 수습 될 것"이라고 짧게 전망했다. 지난 19일 선친 묘를 이장한 자리에선 "새누리당은 집토끼(지지 세력) 생각만 하고 과거에 함몰하는 극우적 이념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런 이념으로는 앞으로 도저히 안 될 것"이라고 쓴 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김 전 대표의 '포럼 정치'는 지난 8일 '퓨처라이프 포럼' 재결성 현장에서도 드러났다. 이 포럼은 지난 2013년 4.24 재선거 직후 김 전 대표가 발족한 단체다. 해결 과제 또한 미래혁신포럼과 같은 '국민 삶의 질 개선'이다. 그는 당시 포럼을 결성하는 동시에 '근현대사 연구교실', '통일 경제 교실' 등 당내 공부 동아리를 만들기도 했다.
2기 퓨처라이프 포럼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김 전 대표는 참가서에서 "미래 위협 요인에 우리 국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것이며, 이를 통해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제언했다. 이 같은 김 전 대표의 '세미나 정치'는 당면 과제를 원내 의원들과 공유하는 모습을 표출하면서 정치 행동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치적 행보와 발언으로 김 전 대표를 둘러싼 '대권 준비론'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김 전 대표 자신은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22일 포럼 직후에도 "멀게는 대선을 염두에 둔 포럼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다른 당 의원 분들도 계신데, 그런 시각으로 보는 것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대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엔 "아이고"라는 짧은 감탄사로 답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