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해시의회 의원들이 허성곤 시장한테 '뿔'났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한다"거나 "의회가 조롱당했다", "추경 심의 등 앞으로 의사일정을 보이콧 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유는 허 시장이 24일 열린 시의회 '신세계·이마트조사특위(위원장 이영철) 회의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날 특위는 허 시장의 요청에 의해 열렸는데, 정작 당사자를 비롯해 집행부가 참석하지 않았던 것. 김해시는 지난 14일 신세계백화점·이마트 김해점 임시 사용 신청을 승인해주었고, 이 대형 매장은 23일 개장했다. 연말까지 임시사용 승인이 났고, 앞으로 정식 준공 절차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의원들은 김해시의 임시 사용 승인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신세계백화점·이마트 김해점의 이익 사회환원과 김해여객터미널 기부채납 등이 실현되지 않았는데 김해시가 사용 승인해 준 것이 잘못이라 보고 있다.

이어 시의회는 신세계백화점·이마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발생하자 지난달 특위를 구성했다. 특위는 '김해여객터미널 기부채납'과 '대체 체육시설 마련', '반경 3km 상인과 상생협약' 등을 요구했고, 이 사안이 해결되기 전에는 임사사용 승인을 보류하라고 했던 것이다.

의원들은 집행부에 임시사용 승인과 관련한 시장의 사과와 입장을 요구했다. 허성곤 시장이 오는 27일 열릴 예정인 김해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때 할지 아니면 특위에서 할지 문제가 거론되었다.

 김해시의회 ‘신세계?이마트조사특위'가 24일 오후 회의를 열어 김해시의 신세계백화점-이미트 김해점 임시사용승인에 대해 다룰 예정이었는데,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던 허성곤 시장이 불참했다.
김해시의회 ‘신세계?이마트조사특위'가 24일 오후 회의를 열어 김해시의 신세계백화점-이미트 김해점 임시사용승인에 대해 다룰 예정이었는데,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던 허성곤 시장이 불참했다. ⓒ 김해시의회

그러다가 허 시장이 특위에서 입장을 밝히겠다며 회의 소집을 요구했고, 그래서 이날 위원 12명 모두가 참석했던 것이다. 그런데 예정된 회의 시간이 10분이 지났는데도 허 시장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의원들은 허 시장을 성토하기 시작했다. 이영철 위원장은 "시장이 직접 설명하겠다고 제안해서 회의를 소집했는데, 시장은 나오지도 않고 집행부는 일언반구 말도 없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당초 오는 27일 임시회 본회의 때 이 문제에 대해 시정질의를 준비하다 취소했다. 시장이 특위에서 설명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본회의 때 시정질의를 하려면 3일 전에 질문지를 내야하고, 그 시한이 23일까지(일요일 제외)였다. 그런데 시장이 특위 회의에 나오지 않았고, 본회의 시정질의도 못하게 된 것이다.

이영철 위원장은 "시장이 입장을 직접 밝히겠다고 해서 일정을 조율했던 것이다"며 "어제까지 의원들은 시정질의를 준비하다 특위에서 입장을 밝힌다고 해서 그만 두었다. 이제는 시정질의조차 못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특위의 3가지 요구사항이 해결되지 않았는데 임시사용승인을 내주었다. 앞으로 집행부와 관련한 의사 일정을 보이콧 해야 할 것 같다"거나 "이대로 넘어가면 안된다.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시장이 했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의회 무시로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특위 회의장에는 배창한 의장도 나와 있었다. 의원들은 배 의장을 입장을 물었다. 배 의장은 "상당히 유감이다. 시장이 직접 나와서 해명하고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해서 나와 보았다"며 "오늘 회의에 못 온다면 그 사유라도 밝혀야 했다. 그런데 어떤 설명도 없으니 의회가 조롱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시장실로 찾아가자는 말도 나왔다.

이영철 위원장은 "의회는 시민의 대의기구다. 의회에서 결정된 사항에 대해 필요하면 시장이 직접 와서 설명해야 한다.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면 사전에 상황을 설명하는 게 기본 예의다"며 "지금 의원들이 시장길로 찾아가는 것도 모양새가 맞지 않다. 앞으로 집행부에 대한 의회의 회의를 보이콧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한다"고 말했다.

허성곤 시장은 이날 오후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착오가 있었다. 그 시간에 도지사(홍준표)를 뵙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며 "서로 소통이 부재해서 빚어진 일이고, 담당 국장들이 대기해 있었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난 4․13 보궐선거 때 당선했다.


#김해시#김해시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