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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박계 김용태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은 "질래야 질 수 없었던 총선에서 참패한 후 새누리당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뼈를 깎는 혁신으로 새누리당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당대표 경선 출마한 김용태 "뼈를 깎는 혁신으로 새누리당 일으키겠다" 새누리당 비박계 김용태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은 "질래야 질 수 없었던 총선에서 참패한 후 새누리당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뼈를 깎는 혁신으로 새누리당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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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살의 새 리더십, 김용태를 선출하는 자체가 지난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진 이들에 대한 단죄라고 생각한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3선, 서울 양천을)이 27일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의 조직적 반발로 당 혁신위원장을 내놓으며 "당내 민주주의가 죽었다, 맞서 싸우겠다"고 했던 그였다. 그런 그의 출마 선언은 곧 계파 패권주의를 향한 '칼'이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그는 이날 당내 당권주자 중 가장 먼저 출마선언을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당내 여러 혼란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당이 '혁신 전대'를 치르는 길로 빨리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즉, 유승민·윤상현 등 탈당파 일괄복당 결정으로 불거졌던 당의 내홍을 감안할 때, 지금의 혁신비대위 체제보다 당권 주자들이 서로의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좀 더 바람직하다고 봤다는 얘기다.

실제로 김 의원의 등장으로 새누리당의 당권 레이스는 보다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직·간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이들의 출마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권도전 의사를 밝혔던 이정현 의원도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전대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출마 선언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친박' 이정현 출마 선언도 임박

무엇보다 현 상황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것은 계파 대결이다. 특히 이번 전대부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한다.  최고 득표자만 살아남는 경쟁인 만큼 계파 간 세 대결과 단일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현재 친박계에서는 원유철·이정현·이주영·홍문종 의원 등 총 4명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의 출마설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박계에서는 정병국 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도 이날 친박계와 대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어이없는 막장공천으로 수없이 많은 동지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책임을 묻는 전당대회가 '김용태 당선'으로 구현되리라 생각한다"며 "이번 전대를 통해 새 리더십을 창출해야 비판받는 것을 넘어서 외면받고 있는 새누리당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특정계파, 특히 그 중의 일부 강경세력이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들이 당의 모든 목소리인양 소리를 내다보니 정작 해야 할 말, 혁신의 길을 외면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를 일소해서 살아 숨쉬는 소통과 의사결정과정이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비박 정병국 의원과의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당권주자 등과 출마 관련 의견을 나눈 바 있느냐"는 질문에 "전당대회에 출마하고자 하는 분들과 교감 정도는 나눈 바 있다"면서 "특히 정병국 의원과는 얼마 전에 심도 있게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일부 친박 의원들이 당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백지화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혁신비대위가 정당한 사유 없이 변경하지 않으리라 믿고 있다"며 "분리 선출을 결정한 것은 지난 최고위원회의의 한계와 모순을 적나라하게 인정하고 고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은 특정인의 정당, 특정계파의 정당도 아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총선과정에 있었던 과오를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계파 패권주의와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혁신의 방법으로는 계파 패권주의 혁파와 수평적 당청관계 정립 등을 공언했다. 특히 그는 "삼권분립의 헌법적 가치와 당헌·당규를 훼손하는 외부 또는 당내 특정세력의 자의적 당권 개입을 원천 차단하겠다. 새누리당은 특정인의 정당도, 특정 계파의 정당도 아니다"며 공천제도 개혁을 천명했다. 20대 총선 당시 공천을 주도했던 친박계를 겨냥한 얘기였다.

그는 구체적으로 "당대표가 된 후 6개월 이내 선거 때마다 당을 혼란과 위기로 빠뜨렸던 공직후보 선출제도를 과감히 개혁하겠다"면서 "이렇게 정비된 당헌당규는 헌법만큼이나 개정하기 어렵도록 만들어 권력적 편의와 특정 계파의 정략적 의도에 따라 당내 법치주의가 흔들리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내년 초부터 6개월 이상의 장기 레이스를 통해 야당에 맞설 강력한 대선후보를 만들어 내겠다"며 대선 레이스를 앞당기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카드가 있지 않느냐는 얘기도 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볼 때 그 분은 아직 출마할지 안할지 불분명하다"며 "반 총장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도 그렇고 당내 예비 후보들의 매력적인 역량을 국민들 앞에 드러내 강력한 후보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조기 경선 레이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개혁 차원에서도 조기 경선과 장기간에 걸친 검증은 꼭 필요한 일"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 새누리당은 활력을 되찾고, 잃어버렸던 자신감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정체성을 '보수 혁신'으로 맞추기도 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이 불공정, 특권, 양극화와 가장 앞장서 싸우는 정당이 되도록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당의 정책, 입법 역량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태그:#김용태,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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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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