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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브렉시트' 논란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영국 '브렉시트' 논란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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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 탈퇴(EU)를 주장한 정치인들이 뒤늦게 공약을 부정하면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탈퇴파는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복지예산이 크게 늘어나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이민자를 차단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국민투표에서 탈퇴가 결정되자 공약을 수정하거나 부정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탈퇴파를 이끈 나이젤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는 선거 전 "영국은 매주 3억5000만 파운드(약 5500억 원)를 EU 재정분담금으로 낸다"라면서 "(EU에서 탈퇴하면) 그 돈을 국민보건서비스(NHS) 재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패라지 대표는 선거 후 "공약 이행을 보장할 수 없고, 실수였다"라고 인정했다. 더 나아가 "내가 아니라 브렉시트 지지단체 '보트 리브'(vote leave) 측이 내건 공약"이라고 발뺌했다.

또 다른 탈퇴파 대니얼 해넌 유럽의회 의원도 BBC 인터뷰에서 "이민자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들은 실망할 것"이라며 "나의 의도는 이민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히 관리(control)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브렉시트 결정을 둘러싸고 진통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국민투표 결과를 후회하는 이른바 '리그렉시트(Regrexit)'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또한 영국 하원 온라인 청원에서는 재투표를 요구하는 청원에 300만 이상의 서명이 폭주했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번복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의회에서 투표로 의결해 EU 탈퇴를 거부하거나, 재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잔류파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자치정부 대표는 "브렉시트를 저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리그렉시트? 캐머런 총리, "재투표 없을 것" 일축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재투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의회 연설에서 "국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라면서 "지금 해야 할 것은 최선의 방법으로 EU 탈퇴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차기 총리가 결정되는 오는 9월까지 탈퇴 절차를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며 "탈퇴 시기는 영국이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EU와 어떤 관계를 맺더라도 기존의 협약들이 잘 지속되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BBC는 "국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탈퇴를 찬성한 52%를 무시하는 것이 된다"라며 "브렉시트를 막을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그것은 상당한 정치적 위험이 뒤따른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하원 3분의 2가 찬성해 의회를 해산한 뒤 브렉시트 찬반을 내걸고 조기 총선을 치러 사실상 다시 한 번 국민투표를 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영국#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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