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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각좌불상 예시도
 석각좌불상 예시도
ⓒ 거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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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 제안으로 백암문화 주식회사가 위천면 상천리 폐채석장에 '석불상 조각 사업'을 추진하고 나서자 지역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며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결사투쟁에 나섰다.

거창군은 지난 5월 27일 군민소통한마당 토론회를 통해 위천면 상천리 배왕석재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을 공개했다. 주된 내용은 폐채석장에 세계 최대 규모 석불상을 조각해 명소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백암문화 주식회사는 폐채석장 8만915㎡(2만4477평) 부지에 140미터에 달하는 석불상을 조각할 계획이다. 또, 주변으로는 100만 개의 석불상이 추가로 조각되며 5D 공연장도 세운다.

백암문화 주식회사는 해인사 옛 주지인 선각스님이 고문으로 있으며, '폐석산을 리모델링해 세계 최대의 관광 휴양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같은 계획에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사업대상지 인근 상천리 주민들은 각 마을 이장을 위원장으로, 청년회장을 사무장으로, 부녀회장과 새마을지도자, 노인회장과 현 수승대농협 조합장까지 함께 하는 '폐석산(배왕석재) 불상 건립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결성해 반대 투쟁에 나섰다.

대책위는 현재까지 수 차례 회의를 거듭했으며, 위천면민 전체가 나설 수 있도록 마을별 협조를 구하고 주민 서명을 받아 거창군수 면담을 신청하는 등 활동할 계획이다.

상천리 주민 박경수씨는 "810억 공사를 150억만 갖고 시작해 모금으로 충당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인터넷에 검색해 보기만 해도 이를 추진하는 스님이 어떤 분인지 잘 안다"고 했다.

또 박씨는 "중도 포기했을 경우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흙이 밀려내려 오거나 산사태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산 아래 사는 주민들에게는 이익이 없이 피해만 끼칠 것"이라고 했다. 주민 우태영씨는 "대표성을 띈 주민들이 모여 회의를 했는데 두 명을 제외한 모든 참석자들이 반대할 정도로 이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라고 했다.

특히, 28일 상천마을회관에서 열린 백암문화 주식회사 윤종혁 대표와의 간담회에서도 이 자리에 참석한 20여명의 주민들은 "포기하라 무조건 안된다", "대표님 설명 잘 들었지만 그래도 반대한다"며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한 주민은 "지금도 유모차 끌고 다니는 노인들이 많아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다. 이 지역을 개발해서 외부 사람들 왕래가 잦은 것이 싫다"라며 "조상대대로 지켜온 고향에서 안전하고 조용하게 살고 싶은 것이 이 지역 주민 대부분 뜻이니까 포기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윤종혁 대표는 "주민들이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는 게 맞다"라면서 "처음부터 이 사업을 억지로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다만 거창군 산림녹지과 신판성 과장의 적극적인 제안과 이홍기 전임군수와 양동인 현 군수의 긍정적인 검토를 주문해서 받아들였을 뿐이다"며 죄인처럼 추궁하는 고령의 지역 주민들에게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표는 "문제점 이야기하면 고치면 되고 불편한 것은 개선하면 된다. 이 자리는 상수원 아래라 식수에 문제가 없으며 석산 개발해서 수익을 얻으려고 하는 건 아니다"며 "이 사업에 대해서 냉정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지금 회사만 있어도 편히 살 수 있다. 조금 더 지켜보면서 판단해보고 주민들 반대가 계속되면 안 할 것"이라면서 한발 물러섰다.

거창군 신판성 과장은 "사업을 직접 추진할 회사 대표와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만나서 주민들 불만을 직접 들어보고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라는 차원에서 간담회를 주선했고, 주민들 반대가 분명하면 사업을 포기하라고 조언했다"며 "오늘 간담회에서 주민들의 반대 의사가 확인된 이상 이 사업은 포기하는 것으로 봐도 된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매일경남뉴스중복게재



#폐석장석불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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