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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의 황새복원사업이 논란이다. 현재 문화재청과 충남 예산군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멸종된 천연기념물 황새를 복원하고 있다. 그런데 충남도가 황새복원 서식처 인근에 소방헬기가 뜨고 내리는 소방복합시설을 입지키로 결정했다.

충남도는 지난 28일 소방헬기기동단을 포함하고 있는 충남소방복합시설의 입지가 충남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12-1번지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충남소방복합시설 입지로 결정된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와 예산황새공원(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까지의 직선거리는 불과 2.8㎞이다.

 충남소방복합시설 입지로 결정된 곳이 황새자연복원의 거점인 예산황새공원과 불과 2.8㎞ 떨어져 있다.
 충남소방복합시설 입지로 결정된 곳이 황새자연복원의 거점인 예산황새공원과 불과 2.8㎞ 떨어져 있다.
ⓒ <무한정보신문>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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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학자를 비롯한 황새복원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황새자연복원의 거점인 황새공원 인근에 소방헬기가 수없이 이착륙하는 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황새자연복원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

충남도는 소방복합시설 입지 결정은 학회 추천 전문가 등 20여 명으로 구성된 입지선정평가단이 청양, 예산, 홍성 등 4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공정하게 심사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황새공원 같이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할 주변 시설을 후보지 평가지표에 비중 있게 다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새박사로 유명한 조류학자 윤무부 경희대학교 명예교수는 지난 29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듣고 "잘못된 결정이다. (예산군이) 충남도에 서류를 내서 수정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황새같이 큰 새는 천적이 비행기다. 특히 봄철이면 산불 때문에 소방헬기가 자주 뜰 텐데 그땐 황새가 번식하는 철이다. 황새는 청각, 시각이 뛰어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헬기 소리에 놀라서 번식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가가 돈을 들여 어렵게 이뤄 놓은 황새복원사업에 큰 피해를 줄 것이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예산황새공원을 떠나 일본으로 날아갔던 황새(K0008 산황이)가 공항에서 이륙하는 비행기에 부딪쳐 죽은 사례도 있다.

같은 날 강희춘 예산황새사랑 회장도 "청양 록평리에서 소방헬기가 공중을 선회하면 바로 황새공원 상공이다. 이것은 45년 만에 가까스로 성공한 천연기념물 황새복원사업에 초를 치는 일이다. 충남도는 전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기 전에 즉각 입지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황새가 한반도에서 멸종한 지 45년 만에 야생에서 처음 부화한 새끼황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촬영 것으로 어미황새가 날개로 강한 햇볕을 가려주고 있는 모습이다.
 황새가 한반도에서 멸종한 지 45년 만에 야생에서 처음 부화한 새끼황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촬영 것으로 어미황새가 날개로 강한 햇볕을 가려주고 있는 모습이다.
ⓒ 조필호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예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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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충남도의회 의장도 큰 관심을 보였다. 김 의장은 "이 같은 시설입지를 지자체에 경쟁을 붙이는 것도 옳지 않거니와 사전평가 시 주변 환경과 시설에 대한 영향분석을 철저히 해야 했다. 소방복합시설이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 황새복원에 악영향을 준다면 위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소방복합시설입지평가에 있어 황새공원이 고려 대상이었으나 입지결정에 큰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소방본부 관계직원은 지난 29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주변에 황새공원이 있어) 평가접수 중에 일부 감점요인도 있었지만 청양 록평리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가지표 등 용역은 충남발전연구원이 했다"고 밝혔다.

한편 예산군은 소방복합시설입지가 청양군으로 발표되자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예산군민이 실망을 넘어 공분으로 확산되고 있다. 입지선정평가가 공정성과 형평성을 잃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황새복원#충남소방복합시설#황새 악영향#새끼황새#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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