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관리자와 중·고등학생들은 취임 2년을 맞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을 어떻게 평가할까. 3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지부장 송영기)는 교사·관리자와 학생을 대상으로 박종훈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6월 21~29일 사이 교사·관리자 5083명과 중학생 618명, 고등학생 78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교사·관리자들은 박 교육감 취임 뒤 학교변화를 체감하는 비율이 높았고, 학생들은 다소 낮았다.
"교사들과 소통강화 점수 높아"교사․관리자들은 박종훈 교육감의 '행복학교' '책읽기문화조성' '폭력없는 공감학교 만들기' 등 역점 과제에 대해 60% 정도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또 박 교육감이 벌이는 '교사행정업무 감축'에 대해 '매우 잘 되고 있다'거나 '잘 되고 있다'는 40% 정도에 그쳤다.
'교육정책에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동의를 구하느냐'는 질문에, 50% 정도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교육청이 정책과제 추진할 때 앞으로 더욱 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또 '학교에서 소통과 배려의 민주적 학교문화를 체감하느냐'는 질문에 51.38%, '배움 중심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이 잘 진행되고 있느냐'에 55.69%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행복학교와 행복맞이학교의 철학과 운영이 일반학교에 전파되고 있느냐'에 43.42%만 긍정으로 답변해 다른 물음보다 그 비율이 낮았다. '부정부패와 학교비리 척결이 잘 이뤄지고 있느냐'라는 질문엔 71.1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교육청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제도를 운영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54.22%, '학생들의 학교교육만족도가 높아졌느냐'에 50.47%가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또 '꿈을 가꾸는 진로진학직업교육이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에 도움이 되느냐'에 54.93%, '정규교직원과 비정규직의 처우개선과 복지여건 개선이 잘 이뤄지고 있느냐'에 46.62%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박 교육감 취임 이후 교권향상이 되었느냐'에 34.1%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교권 침해가 발생했을 때 체계적인 처리를 위한 제도 보완과 개선, 교사에 대한 전사회적 인식 변화 등이 필요하다"라고 제시했다.
또 '박 교육감 2년 동안 가장 많이 개선되거나 변화된 분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행복학교 확대'와 '학교 민주화', '교사 행정업무 경감', '교육주체와의 고통․의견수렴', '비리근절과 청렴도 향상' 등이 다른 분야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전교조는 이같은 설문 결과에 대해 "교사들과 소통강화, 민주적 학교문화 체감에 있어 예전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예전의 권위주의적인 학교문화가 시대적 흐름에 맞게 민주적인 학교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면서 "각종 자치기구들의 제도화를 통해 공식화하고 체계화할 과제가 남은 임기 동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교조는 "배움 중심의 교육과정이 자리를 잡아가고, 수업을 바꾸고 학교를 혁신하고자 하는 교육주체들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어감을 확인할 수 있다"며 "교사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수업에 집중하고 아이들을 즐겁게 가르칠 수 있도록 과도한 행정업무에서 벗어나는 것"이라 강조했다.
학생들 "9시 등교 꼭 실시하길"중학생들은 어떻게 평가를 내렸을까. '학생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설명하거나 동의를 구하느냐'에 36.2%가 긍정적이었고, 32.95%가 부정적이었다.
'예전에 비해 학생자치활동이 활발해졌느냐'에 35.07%가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24.62%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또 '불필요한 시험, 친구들과 경쟁이 줄어들고 있느냐'에 '보통' 26.51%, '부정' 46.15%로 학생들은 거의 변화가 없다고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등학생들은 '강제 방과후학교와 강제 야간자율학습이 줄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보통'은 24.34%이고 '부정'은 38.03%였다. 학생들이 큰 변화를 못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학교폭력 예방이 예전보다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등학생 40.81%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전교조는 "이는 매우 높은 편"이라면서 "전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에 대해 경남의 학교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전교조는 "중·고등학생의 설문 결과는 비슷하고, 학교변화에 대한 교사들의 체감 정도에 비해 학생들의 체감도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또 전교조는 "교육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수렴과 반영, 학생인권강화 등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라면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무산된 경남의 교육환경에서 한 명의 교육주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전교조는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9시 등교'를 꼭 실시하기를 요구하고 있다"라며 "경남교육청은 이러한 학생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 '학교자율'만 외칠 것이 아니라, 학생의 건강권과 학습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