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원·하청에 대한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실직자가 속출하고 지역경제가 어려워지자 국회와 울산지역에서 6일 일제히 사회안전망 구축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조선업 실직노동자와 영세소상인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인데, 지역의 시민사회는 시청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국회의원은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호소했다.
지역 시민사회 "실직노동자, 영세소상인에 대한 지원책은 없어"시민사회 등으로 구성된 '조선산업 대량해고·구조조정 저지 울산지역대책위(아래 지역대책위)' 는 6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지역 긴급 사회안전망 확충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무소속 김종훈의원(울산 동구)도 6일 오후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조선산업 위기 극복과 고용유지 특별위원회' 구성을 통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선, 지역대책위는 긴급 사회안전망 마련을 요구한 배경에 대해 울산광역시와 정부가 조선해양산업 종합지원대책과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선정을 발표했지만 실직 노동자와 영세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을 들었다.
대책위는 "울산시가 긴급 추경예산 1650억 원을 편성해 7월 19일 시의회 의결을 앞두고 있지만 구조조정으로 이미 실직 상태에 놓인 노동자, 이 여파를 한몸에 받고 있는 지역 영세상공인 등은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무런 지원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또 "해고가 아닌 고용유지를 위한 조선해양플랜트협의회 소속 사업장의 사업주 지원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어려움에 처한 실직노동자와 가족, 영세소상공인에 대한 사회안전망 지원 제도예산 배정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대책위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실직노동자가 8000여 명, 희망퇴직으로 일자리를 잃은 (정규직)인원이 3500여 명에 이르고, 실물경기 위축으로 문을 닫는 음식점이 늘고 부동산 가격 하락과 세금과 전기요금 체납 건수가 늘고 있다"며 "특히 앞으로 더 많은 인원의 해고가 전망된다"는 점을 실물경기 위축 등의 이유로 들었다.
따라서 대책위는 "울산시와 시의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시장과 시의장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량해고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김종훈 의원 "국회 특위 구성해 잘못된 구조조정에 제동 걸어야"김종훈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들에게 국회 차원의 조선산업 위기 극복과 고용유지 특별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특위는 이익의 사유화와 손실의 사회화 논리나, 권한과 책임에 비례한 고통분담 방안, 인력 감축 중심의 양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고용유지를 기본으로 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통해 잘못된 구조조정에 대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라며 "이해당사자의 요구 청취, 현장조사, 당사자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의원은 지역구인 울산 동구에서 조선업 위기로 퇴직당한 남편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가족들이 곁에 지켜보고 있다는 사연을 얘기하며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의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실업대책, 재고용대책, 사회안전망 없이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무리한 구조조정, IMF식 나쁜 구조조정을 다시 되풀이해선 안 된다"며 "이 자리를 빌어 정부, 채권단, 대주주, 경영진에게 위기를 극복하고 함께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김종훈 의원은 또 정부에 대해서는 "지난 6월 30일 발표한 조선업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보강을 위해 요건을 완화해서라도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동시에 추진해야 일자리와 지역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제언했다.
또한 "채권단, 대주주와 경영진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채권단 호황일 때, 천문학적 이익과 배당금을 챙긴 대주주와 경영진도 배당금, 스톡옵션 반납 등을 통해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지역 국회의원과 시민사회가 울산지역 주력산업인 조선산업 위기와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안전망 구축을 촉구하고 나섬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 경영진이 어떤 답을 내놓을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