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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도 대구서뷰교육장이 학교통폐합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을 향해 '반란'이라는 말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를 했다.
이용도 대구서뷰교육장이 학교통폐합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을 향해 '반란'이라는 말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를 했다. ⓒ 뉴스민 캡처

대구교육청이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이 통폐합에 반대하는 학부모를 향해 '반란'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후 교육장이 사과했지만 학부모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교육청은 대구시 북구에 위치한 대동초등학교를 인근의 산격초등학교로 흡수 통합시킬 계획을 가지고 지난달 9일 대동초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력 제고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하지만 학부모와 동문 등으로 구성된 '대동초등 폐교저지비상대책위'가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설명회는 무산됐다. 이에 비대위 대표들은 지난달 30일 이용도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찾아 통폐합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된 간담회에서 통폐합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자 이용도 교육장이 학부모를 향해 국가사업을 방해하는 것은 '반란'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이 교육장은 "통폐합은 일개 교육장이 하는 것도 아니고 교육감이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통폐합은) 국가사업 아닙니까? 국가에서 하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한 학부모가 "학부모들은 '을'이니까 시키면 시키는 대로 따라오라는 결론으로 가면 되겠느냐"고 말하자 이 교육장은 "국가의 정책 방향이 이건데 공무원이 국가 정책을 반대해서 하지 말자고 할까요?"라고 되받았다.

이 교육장은 "국가 방향이 그런데 어쩌자는 말이고,국민이 따라가야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 뒤 "반란이잖아, 이건 반란"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 관계자들이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데, 국민이 주인인데 반란이라뇨"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교육장은 "반란이지, 반란"이라고 재차 말했다.

결국 이날 면담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장이 학부모들을 향해 '반란'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며 "이런 사람이 어떻게 교육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분노했다.

교육장, 사과문 발송하고 발언 사과... 학교통폐합은 계속 '진행'

 대구 서부교육지원청 이영도 교육장이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는 사과문을 학교통폐합반대 비상대책위에 보냈다.
대구 서부교육지원청 이영도 교육장이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는 사과문을 학교통폐합반대 비상대책위에 보냈다. ⓒ 조정훈

논란이 일자 이 교육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학부모들이 큰소리로 이야기하기에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고 하려 한 것인데 흥분해서 말이 잘못 나온 것 같다"며 '말실수'라고 해명했다.

이 교육장은 "반란은 군대가 있고 쿠데타를 일으켜야 쓰는 말인데, 학부모들이 군대에 가 있는 것도 아니고"라며 "그분들이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꼬리를 잡힌 것 같다, 말을 아꼈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이 교육장은 지난 7일 학부모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하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대동초와 산격초의 학교통폐합을 위한 간담회 자리에서 교육장으로서 제가 사용한 부적절한 용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적 과제인 학교통폐합은 교육재정의 효율적 집행과 바람직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교육장 권한으로 막을 수 있는 지엽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행정절차이므로 이를 막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처사"라며 학교통폐합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통폐합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재검토를 요구한 것인데 그런 부분은 전혀 없고 자신의 말실수만 사과한 것은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통폐합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주호 대동초 비대위원장은 "교육청이 대동초에 대한 파악을 제대로 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대동초를 없애고 산격초에 통합할 것이 아니라 학군조정을 통해 학생들의 과밀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달성군 유가초등학교를 폐교하고 오는 9월 새로 개교하는 학교로 통폐합하려 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 외에도 복현중학교와 경진중학교를 통합하는 등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추진중이다.


#학교통폐합#대구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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